대형쇼핑센터 들어설 예정, 적극적 반대 움직임 보여야

이대 전철역에서 학교 정문까지 들어서는 길 주변은 옷가게·미용실 등으로 가득하다.

새로 생긴 상점들은 상품 소개에 정신이 없고 곳곳에 위치한 미용실 앞엔 “머리 한번 하라”며 가로막는 ‘삐끼아줌마’들이 있다.

언제나 학교 밖 거리는 쇼핑하러 온 사람들과 자동차들로 붐빈다.

이렇듯 우리 학교 주변은 ‘대학갗라는 명칭보다 ‘상업권’이 어울릴 정도로 많은 상점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현재 업자들은 상업화로 찌든 이곳에 ‘최고의 상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또 대형쇼핑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다.

정문 앞 대형 쇼핑상갇호원당 일대 고층 주상복합빌딩·신촌민자역사인 밀리오레가 그것이다.

이같은 소식에 이화인과 학교측은 교육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학교 앞 상업화를 더 이상 참을 수 만은 없어 반대 피켓을 들고 나섰다.

학교 앞 교육환경을 훼손하고 상업화를 가속화할 건물 건설 상황을 진단해 봤다.

현재 학교 정문 옆 쇼핑센터는 이미 분양을 마치고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학생들의 반대 움직임에 당황한 조합은 ‘메이퀸’이란 상호를 변경하고 이화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자보를 걸었다.

그러나 상호만 바꿨을 뿐 용도는 변하지 않아 진정 이화인의 의견을 수렴하려 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두번째로 교육환경을 해칠 것으로 우려되는 것은 이대 정문에서 전철역을 향해 50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일명 호원당 부지에 들어설 지하6층·지상13층 주상복합건물이다.

이 부지는 일제시대 한 독지가가 어린이용 공원부지로 기증했지만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했고 99년에는 서대문구청이 도심 재개발로 변경해 주상복합빌딩 신축기본계획을 수립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학교는 2000년 대규모 시위를 통해 계획을 유보시키고 부지의 절반을 공원부지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학교측은 “원래 용도에 따라 전면 공원화 하고 이것이 어렵다면 학생 문화 건물로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서대문구청은 2003년 11월 재개발 사업인가를 냈으며 조합은 금년 여름부터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촌국철역 민자역사 밀리오레가 올해 6월 착공 예정에 있다.

철도청은 신촌역사 등 문화 가치가 있는 건물은 보존하고 그 일대에 공원조성 및 지하2층·지상6층의 밀리오레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복지센터 김영심 과장은 “신촌민자역사는 신촌 대학가를 지성 공동체가 아닌 소비집단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교육환경권이 더욱 침해받을 위기에 봉착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쇼핑센터를 강력히 제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상권을 매입한 주민들의 소유지에서 일어나는 일은 법적으로 보장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원은 소유권 및 재산권과 환경권이 충돌했을 경우 환경권이 치명적으로 피해받지 않는 한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환경권에 대한 법적보호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전달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이미 이화는 럭키프라자 불매운동을 통해 교육환경권을 지켜낸 바 있으며 이런 유사사례가 적지 않기에 쉽게 단념할 일은 아닌 것이다.

오랫동안 이대 앞 교육환경운동에 참여한 고은석(65)씨는 호원당 부지문제와 관련해 “학생과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 공원부지를 문화공간으로 지킬 것을 구청에 요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학교 앞을 진정한 대학가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계속 피력해야 함을 강조했다.

홍익대의 경우 학교 정문 바로 옆에 세워지는 상가 건물에 대한 반대운동을 시작한지 5년만에 교육환경 승리를 거뒀다.

홍익대측은 그 부지를 사들여 정문관이라는 연구 건물을 짓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환경운동은 일부 이화인과 학교만의 ‘미완성 운동’이었다.

이제는 방관하던 이화인들까지 참여해 단결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한편 이미 결정된 일이라며 외면하는 쇼핑센터 업자들은 우리의 교육환경 수호운동 또한 ‘결정된 일’이라는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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