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는 아파트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것 잊지 말기
파티는 아파트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것 잊지 말기
  • 권소정 기자
  • 승인 2019.0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소정 특파원(국문·16)△2019년 1학기 핀란드 교환학생
△권소정 특파원(국문·16)△2019년 1학기 핀란드 교환학생

약 4제곱미터 크기 개인 방 하나, 3명이 공동으로 쓰는 부엌과 욕실. 방 안에는 커다란 창과 개인용 침대, 책상, 서랍, 붙박이장과 선반이 있다.

처음 입주하고 나서는 혼자 쓰게 될 방 크기에 가장 놀랐다. 책상에 침대까지 넣으면 가득 차 움직이기도 힘들었던 한국에 있는 방보다 지금 기숙사 방이 훨씬 크다. 침대가 두 개는 들어갈 수 있다. 보통 기숙사라 하면 이층침대를 나눠 쓰는 도란도란한 모습이 정석 아닌가 하는 생각과 동시에 ‘역시 개인적인 공간을 중시하는 나라’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사실 지금 지내는 공간은 기숙사라기보다는 학생 아파트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학교 자체에서 빌려주는 게 아니라 코아스(KOAS·Central Finland Student Housing Foundation)라는 곳에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 기관은 핀란드 유바스큘라(Jyvaskyla) 시, 유바스큘라대와 얌크 응용 과학대(JAMK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학생회 등이 공동으로 관여하고 있다. 코아스는 학생 약 4000명에게 방을 제공할 수 있다. 이외에도 유바스큘라 대 학생회에서 관리하는 꼬르떼뽀야(Kortepohjya) 등 유바스큘라에는 총 두 종류의 학생 아파트가 있다.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G빌딩, 맞은편은 H빌딩이다. 이외에 로닌마끼(Ronimnäetie) 거리에는 학생 아파트가 5채 더 있다.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G빌딩, 맞은편은 H빌딩이다. 이외에 로닌마끼(Ronimnäetie) 거리에는 학생 아파트가 5채 더 있다.

배정받은 아파트는 로닌마끼(Ronimnaetie) 거리에 있는 G 빌딩으로 40분은 걸어야 학교나 시내가 나온다. 그 때문인지 멀리 떨어진 기숙사일수록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3인실은 한 달에 230유로, 한화로는 27만 원 정도만 내면 된다. 스튜디오 형식의 독채 아파트도 있는데 이런 곳은 두 배 이상 비싸다.

학생 아파트기 때문에 몇몇 건물에는 파티를 열 수 있는 휴게실(common room)도 있다. 방에 친구들을 초대할 수도 있지만 많은 수가 모이긴 힘들고 옹기종기 바닥에 앉아야 해서 불편하다. 휴게실은 20명이 들어가도 괜찮고, 빌딩 꼭대기에 있어 조금 시끄러워도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1월 초부터 일주일에 두 번은 휴게실에서 파티가 있었다. 20명 가까이 모여 서로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고, 게임기도 있어서 몇몇이 모여 게임을 하거나, 파티 가기 전 모여 술을 마시기도 했다. 휴게실에는 기본적으로 부엌과 오븐이 있어 음식을 바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시설은 조금씩 다른데, 당구대와 탁구대가 있기도 하고 보드게임이 잔뜩 있기도 하다. 휴게실 외에도 사우나, 헬스장 등의 시설이 있다.

개인 방 전경. 방의 모습은 호수별로 조금씩 다르다.
개인 방 전경. 방의 모습은 호수별로 조금씩 다르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다. 방문은 닫히면 저절로 잠긴다. 보안 때문인지 몰라도 열쇠를 깜빡하면 번거롭게 사람을 불러 문을 열어야 한다. 인건비도 어찌나 비싼지 한 번 부를 때마다 50유로씩 내야 한다. 다행히 나는 한 번도 부르지 않았지만, 왓츠앱(WhatsApp) 교환학생 단체 채팅방에는 실수로 문이 잠겼는데 어디로 연락하면 되는지 묻는 글이 한 달에 두세 번은 꼭 올라온다. 1층에 살면 그나마 혼자 해결할 방법이 있다. 창문으로 들어가서 문을 열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여기에서 만난 교환학생 친구는 열쇠를 깜빡했다가 창문으로 들어오고 난 후 지금까지도 창문은 잠그지 않고 꼭 열어놓는다.

부엌과 화장실을 공유하니 웃지만은 못할 일도 많이 일어난다. 수업 때문에 아침에 일찍 나가야 하는데 버스가 올 시간까지 룸메이트가 화장실을 사용 중일 때도 종종 있었고, 밥을 해 먹으려고 부엌에 갔는데 쓸 냄비가 하나도 없을 때도 있었다. 쓰레기 버리는 순서를 지키지 않는 건 항상 일어나는 일이다. 영어로 소통하니 가끔은 의미가 통하지 않아 서로 엉뚱하게 알아들을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돌아보면 함께 있으니 따뜻할 때가 더 많았다. 집에 들어올 때면 현관에 놓인 신발을 보고 밥 같이 먹자고 물어보기도 한다. 편한 차림으로 모여 영화를 보며 간식거리를 나눠 먹는 등 소소하게 함께 시간을 보낸다. 서로 집에서 택배가 오면 꼭 몇 개씩 나눠 먹어 보기도 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룸메이트들에게 가장 먼저 털어놓는다. 핀란드에 와서 외롭지 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따뜻한 룸메이트들 덕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