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타자화 넘어 … 함께 고민하는 '권리'
편견과 타자화 넘어 … 함께 고민하는 '권리'
  • 임유나 기자
  • 승인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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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위연합회 솔찬,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이화여성위원회 세 곳 인터뷰
작년 10월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에서 주최한 제1회 동물권 행진에 참여한 솔찬 제공=솔찬
작년 10월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에서 주최한 제1회 동물권 행진에 참여한 솔찬 제공=솔찬

△한강에서 치맥 대신 비건식 먹으며 이야기 나눠요

솔찬은 비거니즘(Veganism)을 지향하는 단체다. 비거니즘은 동물성 음식을 소비하지 않는 채식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의류, 화장품 등 생활 전반에서 동물 착취로 만들어진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을 지칭한다.

동물권과 비거니즘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솔찬은 매주 화요일 오후6시30분 세미나를 연다. 세미나에서는 책을 읽고 토론하며 동물권과 얽혀 있는 여러 주제들에 대해 공부한다. 외부 세미나는 흔히 치맥을 먹는 장소로 여겨지는 한강에서 비건식을 먹으며 진행한다.

작년 5월에는 ‘동물과의 공존을 위한 소비’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동물보호 NGO HSI(Humane Society International)와 동물실험반대에 앞장서는 브랜드 러쉬(LUSH)가 참여해 윤리적 소비와 동물권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비건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한다. 작년 대동제 때 콩갈비, 비건 만두, 에너지바를 준비해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학내 비건식 요구, 학교 근처 비건 식당 지도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해왔다. 

솔찬의 활동은 본교의 종차별주의를 깨트리는 발걸음이 됐다. 솔찬은 “비거니즘이란 개념 자체를 몰랐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 비거니즘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느낀다”며 “2019년 신입생 오티에서 배부한 책자에 처음으로 동물권 담론이 실렸다”고 말했다.

솔찬은 비거니즘에 관심 있는 새내기에게 “그 무엇도 착취하지 않는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를 기반으로 조금씩 세상을 바꿔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7년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한 변태소녀하늘을날다(변날). 이날 변날은 부스 활동과 행진에 참여했다. 제공=변날
2017년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한 변태소녀하늘을날다(변날). 이날 변날은 부스 활동과 행진에 참여했다. 제공=변태소녀하늘을날다

△어떤 모습이든 그대로 괜찮아

변태소녀하늘을날다(변날)는 2001년에 결성된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이다. 동아리 이름 ‘변태소녀하늘을날다’의 변태란 성소수자에게 씌워지는 왜곡된 편견을 자칭한다. 언어의 폭력에 정면으로 맞서는 동시에 어떠한 차별 앞에서도 스스로의 존재를 당당하고 긍정적으로 드러내는 의미를 내포한다. 

변날은 성소수자 권익을 위해 서울 퀴어퍼레이드 부스 참가, 강연, 언론 기고, 성소수자 문화제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본교 내에선 2011년부터 강의실에서 경험한 교수의 성소수자 차별 사례를 제보받아 권고 메일을 보내는 다양성하이High를 시행하고 있다. 

활동가 ㄱ씨는 “인식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해줘서 고맙다는 답변을 받거나 교수님이 사과와 함께 혐오 발언을 정정할 때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한다”며 “앞으로도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여전히 본교도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커뮤니티에 혐오표현이 올라오거나 사업을 진행할 때 테러를 겪기도 했다. 이럴 때 변날이 성소수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다. 

활동가 ㄴ씨는 “뜻하지 않게 혐오표현을 들었을 때 변날이 많은 용기와 위로가 돼주었다”며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님에도 같이 분노하고 대자보를 쓰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이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작년 라라페(Right Light Festival)에 참여해 탈코르셋에 대한 부스 활동을 진행한 이화여성위원회 제공=이화여성위원회
작년 라라페(Right Light Festival)에 참여해 탈코르셋에 대한 부스 활동을 진행한 이화여성위원회 제공=이화여성위원회

△여성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이화여성위원회(여위)는 여성인권향상을 위해 1996년에 설립됐다. 다양한 소수자 담론 및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소통한다.

여위는 학우들에게 친근하게 여성주의를 소개하기 위해 참여형 프로그램인 페미니즘 문화제를 2학기에 개최한다. 페미니즘 문화제에서 다양한 월경 용품 소개, 성폭력 대응 매뉴얼북 배포 그리고 노동시장에서의 성불평등을 알리는 활동을 진행한다.

매년 ‘스무 살의 페미니즘’ 책자를 발간하며 이화인과 페미니즘에 대한 고민도 나눈다. 회원 개개인이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됐고 어떤 생각을 하며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실천하는지와 같은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이 책자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의견을 공유한다.

회원 김혜진(정외·16)씨는 “책을 읽거나 강연에 참여해 페미니즘에 관심이 생기고 한 분이라도 유익함을 느껴 새롭게 얻어가는 것이 있다면 보람차다”고 전했다.

여위는 이화인의 일상을 페미니즘으로 연결하는 활동을 주체적으로 기획하고 실천하고 있다. 부원 최그림(교공·16)씨는 “여성학 수업에서 새로 알게 된 페미니즘 논의를 여위를 통해 직접 실천해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씨는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새내기를 향한 환영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화에 오셔서 페미니스트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면 아늑한 동방이 있는 이화여성위원회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