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바’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이화벗 크리에이터 박선영씨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유바바’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이화벗 크리에이터 박선영씨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유튜브 채널 ‘너이화함께’의 수강 신청 노하우 콘텐츠 ‘위기탈출 이대생-수강신청 망하는 꿀팁 대방출!’에 출연한 유바바. 그는 누구일까? 능청스러운 연기로 ‘너이화함께’ 영상에 재미를 더한 주인공 유바바를 만나봤다.

“유바바 벗 지금 포관 앞 지나고 있어요.”, “방금 학관에서 유바바 벗 봤어요.”

이화인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유바바’.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영상으로 유명한 그는 재학생들이 실시간 위치까지 공유할 정도다. 2천7백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 ‘유바바와 보 친구들’의 주인장 유바바 박선영(전자전기·18)씨를 겨울 방학이 한창이던 1월28일 정문 앞 카페에서 만났다.

유바바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그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의 캐릭터 유바바에서 비롯한 별명이라고 설명한다.

“해당 캐릭터와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어 나온 이름이에요. 구독자 층의 이름도 짓는 트렌드에 따라 영화 속 유바바의 아들 ‘보’를 구독자 이름으로 정했죠.”

그렇게 ‘유바바’와 ‘보’가 만나 유튜브 채널 ‘유바바와 보 친구들’이 탄생했다.

박씨는 작년 여름 방학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주 촬영 배경은 다름 아닌 학교였다. 작년 10월 말 할로윈 데이에는 호박 모양 망토를 두르고 호박 모자를 쓴 채 교정 곳곳에서 할로윈 사탕을 나눠주며 영상을 촬영해 학생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학교 앞 하숙집 방 안에서 촬영한 영상도 많다. 크리스마스 날 박씨는 하숙집 방 안에서 홀로 소리 죽여 캐럴을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촬영 직전에 옆 방에서 정숙해달라는 지적을 받아서 더 작은 목소리로 영상을 찍었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진솔한 콘텐츠는 곧 입소문을 타고 이화인들의 인기를 얻었다. 그는 “처음 ‘잡튜브 채널 <유바바와 보친구들> 채널 소개’ 영상을 올리자 본교 커뮤니티에 ‘신입생 중 유바바라는 유튜버가 있는데 정말 재밌다’는 추천 글이 올라왔다”며 “그 뒤 하루에 100명씩 구독자가 늘었고 시험기간이면 영상으로 힘을 얻는다는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채널을 연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본교 홍보실에서 연락이 왔다. ‘이화 벗 크리에이터와 함께하는 이화라이프’ 제작을 함께하자는 제안이었다. 영상 한 편을 올릴 때마다 15만 원의 수입도 생겼다.

하지만 그가 늘 승승장구했던 것만은 아니다. 영상 속 밝은 표정의 그 역시 신입생 시절에는 맞지 않는 전공 공부로 고민이 많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수업을 따라가던 앞자리 학생들과 달리 박씨는 도통 수업을 따라갈 수 없었다. “수업을 복습하는 데도 서너 시간씩 걸렸어요. 당시 기숙사 비상계단에서 혼자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럴 때 박씨에게 힘이 돼준 것이 유튜브다. 유튜버 활동을 시작하며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웃음을 되찾았다. 그에게 유튜브는 뜻깊은 전환점이 됐다.

약 8개월간의 유튜브 활동을 통해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도 생겼다. 그는 “공대에 들어올 때는 방송 엔지니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유튜버 활동을 하다 보니 직접 영상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을 하고 싶어 졌다”고 했다. 꿈을 위해 박씨는 전자전기공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로 전과할 계획도 세웠다.

고민 많던 18학번 박씨도 이제 2학년이 됐다. 이화에서 1년을 보낸 그가 19학번 신입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일까. 신입생들에게 그는 특히 전공 공부와 맞지 않아도 절망하지 말라고 말한다. “취업에 유리하다고 소문난 전공이든지 그렇지 않은 전공이든지 모든 것은 본인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오랜 기간 고민하며 자신과 전공이 맞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 때 전과를 결정하고, 이후에도 노력하는 자세를 유지하면 후회할 일은 없을 거예요.”

MBTI 성격 유형 검사 중 인플루언서, 즉 영향력 있는 리더형 인물이 많다는 ENFJ 성격 유형을 지닌 유바바. 올해에도 구독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유튜버가 되기 위해 겸손과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 한다. “앞으로도 쉬지 않고 편집을 공부해 더 질 좋은 영상으로 이화인 구독자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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