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우리 학교 메이퀸 선발이 폐지됐다.

각선미·미모 등을 기준으로 선발해 여성을 상품화 한다고 비판 받았기 때문이다.

그 후 2004년 다시 메이퀸이 부활했다.

그러나 이번 메이퀸은 시장성·유동인구 등을 기준으로 생겼단다.

어느 날 학교 옆 건물을 뒤덮은 분홍빛 화려한 현수막에 쇼핑센터가 들어선다는 광고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거기서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메이퀸’이라는 쇼핑센터의 이름이었다.

친절하게도 ‘이대의 미와 지성을 상징하는 메이퀸이 ‘드디어’ 여성테마 상가로 오픈한다’는 설명까지 곁들여 있었다.

취재 중 만난 한 이화인은 “학교 옆 건물 상업화는 고질적인 문제지만 메이퀸이라는 명칭까지 나온걸 보면 도대체 이대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화인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이화의 이미지를 사용했다”며 잘 안다는 듯 “이대하면 메이퀸이죠” 라고 설명하는 대현 제1구역 주택 개량 재개발 조합은 메이퀸이 왜 사라졌는지에 대해 알고나 말하는지 의구심 마저 들게 한다.

게다가 ‘여성을 위한 테마공간’이라고 그럴싸하게 포장해 놓았지만 사실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 건물을 과연 여성을 위한 테마공간으로 계획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각 층마다 악세사리·의류·명품 숍·뷰티 클리닉 등으로 채워 ‘여성을 단지 치장하며 외모 가꾸기에만 열중하는 허영 덩어리’로 생각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단지 광고 효과를 위해 ‘여성테마’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거리낌없이 여성을 소비 지향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에 언짢았다.

이화를 향한 불쾌한 시선은 상업화 논리와 맞물려 불명예스러운 메이퀸을 부활시켰다.

왜 쇼핑센터를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던 조합에게 말해주고 싶다.

학교 앞 상업화는 둘째 치더라도 여성을 몸매나 가꾸고 사치스럽게 치장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바로 그 시선부터 매우 불쾌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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