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원은커녕 인턴 되기도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한 이화인들이 있다. 심각한 청년 취업난 속에서 이들은 어떻게 취업할 수 있었을까. 본지는 2018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맞아 졸업과 취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은 SSG.COM 김혜윤(의류·13)씨, 현대모비스 장우경(컴공·15)씨, LVMH 허선(경영·14)씨의 취업 성공기를 낱낱이 파헤쳐봤다.

 

김혜윤(의류·13)사진=본인제공

김혜윤(의류·13)

△나이: 25

△학점: 4.13/4.5

△어학성적: 토익 965, 오픽 AL

△공모전: 없음

△대외활동: 이화캠퍼스리더

△자격증: 없음

△직무경험: 스타트업 인턴 6개월, 해외인턴 6개월(광고대행사), 전 략기획실 인턴 2개월

 

김혜윤(의류·13)씨는 지난 1월 SSG.COM에 입사했다. 현재는 영업본부 산하의 MD(바이어)로 근무 중이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뽑은 요소는 인턴을 통한 실무 경험이다. 업무 내용과 관련해 자신의 매력을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신의 성향과 맞는 경험을 찾고 싶어 다양한 업계의 인턴 생활을 했다. 인재개발원을 통해 의류벤더회사에서 한 달, 이커머스(electronic commerce) 기반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회사와 광고대행사에서 각각 반년 정도의 경험을 쌓았다. 인턴 업무는 제품 기획과 판매를 담당하는 그의 현재 직무와 유사해 도움이 됐다.

그는 인턴 합격이 어려운 요즘에는 아르바이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조언한다.

“신세계백화점 명품관에서 1년 정도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점장의 추천으로 신세계 인터내셔널 인턴 자리를 소개받았어요. 어떤 경험이든 나만의 특별한 이력이 될 수 있으니 너무 겁먹지 말고 다양한 직무 경험을 해보는 게 좋아요.”

자기소개서(자소서)의 경우, 스터디를 구해 첨삭을 주고받으며 틀을 잡았고, 합격자의 자소서를 읽어보며 자신만의 글을 완성했다.

“자소서에서 중요한 점은 물어보는 질문에 빠짐없이 답하고, 사소한 질문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작성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본인만의 경험이 담기거든요. 그래서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왜 이 회사에 적합한 사람인지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 자소서에서 김씨는 패션 회사 인턴으로 근무하며 판매량을 분석하고 제품을 기획한 일을 기술해 숫자 분석에 능하다는 것을 드러냈다.

면접은 기업을 분석하고 뉴스를 파악하며 대비했다. 그는 “스스로의 모습을 녹화해 보며 단점을 점검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김씨는 인재개발원이 운영하는 ‘톡톡 선배’도 현직 선배에게 현업 이슈나 면접 팁을 얻을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학 시절 멘토로 만났던 SSG.COM 마케팅 담당 선배와는 입사 후 실제로 같은 층에 근무해 기억에 남았다”고 덧붙였다.

SSG.COM은 신세계 그룹에 속해있는 이커머스 회사다.

 

 

장우경(컴공·15)

△나이: 24

△학점: 3.64/4.3

△어학성적: 토익 935 토익스피킹 Lv7

△공모전: 2017 이브와 ICT 멘토링 공모전 대상 수상

△대외활동: JA Korea와 Microsoft 가 주최한 'Be a Coding Hero!'

△자격증: 정보처리기사

△직무경험: 없음

 

장우경(컴공·15)씨는 4학년 2학기에 채용연계형 인턴전형을 통해 현대모비스에 입사했다. 그는 현대모비스 IT실에서 인프라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15학번인 장 씨가 초고속 입사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대외활동 및 공모전이 가장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중요도를 따지자면 대외활동 및 공모전, 자기소개서, 면접 순서인 것 같아요. 활동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하니까요. 학점은 높을수록 좋지만 4.5만점으로 환산하니까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장씨는 ‘2017 이브와 ICT 멘토링 공모전’에 참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공모전에서 그는 지하철의 실시간 통행량을 분석하고 예측값을 광고 배치 알고리즘에 적용해 광고를 효과적으로 송출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또한 학생처가 지원하는 해외 탐사 프로그램인 ‘이화 글로벌 프론티어’에 참여해 ‘미국의 인공지능 시장을 통한 우리나라 인공지능의 방향성 탐구’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자기소개서는 기업의 인재상을 파악하고, 이화에서 한 활동과 기업의 프로젝트를 연관 지어 작성했다. 장씨는 “현대모비스의 핵심가치가 소통과 협력인 점을 고려해 학생회에서 소통했던 경험을 토대로 자기소개서를 썼다”고 말했다.

면접은 1차 PT 면접과 2차 임원면접, 영어 말하기 면접의 순서로 진행된다. 1차는 같은 기업을 준비하는 이화인들과 함께 스터디를 했고, 2차는 예상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준비했다. 학교가 잡플래닛(Jobplanet)과 제휴해 현대모비스의 이전 면접 질문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3년간의 학생회 활동과 학과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력은 면접에서 유용하게 사용됐다. 성격의 강점,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 등을 묻는 질문에 학생회 활동 중의 사건을 예시로 들어 답변했다.

장씨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분들이라도 프로그래밍 이외에 IT 기획, IT 컨설팅, IT 영업 등 다양한 직무가 있으니 코딩을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힘들어하지 않으시기를 바라요.”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으로 자동차 모듈과 핵심부품, AS부품 등을 생산, 공급한다.

 

 

허선(경영·14)사진=본인제공

허선(경영·14)

△나이: 25

△학점: 3점 초반/4.5

△어학성적: 토익 960, 토익스피킹 Lv8, 오픽 AL

△공모전: 없음

△자격증: MOS 자격증

△직무경험: 외국계 화장품 마켓팅 1년, 국내 홍보대행사 2개월

 

허선(경영·14)씨는 지난달 LVMH P&C 마케팅팀에 입사했다. 마케팅 기획을 담당하는 그는 자신의 경험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취업기를 소개했다.

그는 LVMH에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 외국계 회사 중에서도 화장품 회사는 팀원과의 조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면접의 중요도가 크다고 생각했다. 높은 학점이나 공모전 경력을 우선시하는 국내 기업과 달랐다.

“제 학점은 4.5 환산 시 3.0점을 겨우 넘어요. 국내 기업 취업은 힘들 수 있지만 외국계 회사는 학점에 의미를 두지 않아 걸림돌이 되지 않았어요. 학점의 정도나 자격증의 유무가 업무 능력과 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면접 시에는 씩씩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허씨는 회사가 신입 사원에게 실무진을 성실히 도와주고 배운 일을 잘 수행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도 주눅들지 않고 대처할 수 있는 자신감과 일을 배우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줬다.

외국계 회사는 국내 기업과 다르게 공채가 없고 합격자 정보도 부족해 혼자 준비하기가 어렵다. 막연함을 느낄 때 그는 교내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다.

“이화 멘토링데이나 선배와의 만남에 참여해 현장에 계시는 선배님께 최신 정보와 생생한 후기를 들었어요. 어떤 분위기인지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궁금한 점이 해소되는 느낌이었어요.”

대외활동을 하며 알게 된 관계자도 도움이 됐다. 허씨는 록시땅 서포터즈인 ‘시어 캠퍼스 1기’에 참여했다. 활동을 하며 알게 된 담당 차장님과 계속 연락해 채용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외국계 회사는 상시 채용이 잦아 새로운 공고를 전달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연락을 드렸죠. 그 결과 내부 채용 공고에 먼저 추천받아 마케팅팀 인턴으로 입사할 수 있었어요.”

허씨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직을 거듭하며 본인의 가치를 인정받는 업계인 만큼 계약직에 겁먹지 않으면 좋겠어요.”

LVMH는 Louis Vuitton(루이비통), Moet Hennessy(모에 헤네시)의 약자로 LVMH P&C는 향수와 화장품을 유통한다.

 

사진=본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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