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8%·2001년 6.6%·2002년 6.8%·2003년 8.5%·그리고 2004년 8%. 앞의 수치는 무엇을 보여주는 것일까.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우리 학교 등록금 인상률이다.

절대적으로 높은 액수를 자랑하는 이화의 등록금은 올해 8% 인상을 포함해 최근 3년간 25% 인상됐다.

학교측은 한 학기 학교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려면 30% 인상이 필요하지만 교직원들의 모금활동·산학협력단 구축 등으로 올해의 경우 8%를 인상했다고 설명한다.

또 인상액은 우수교원 확보와 학교 시설확충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는“사범대 증축과 경영대·국제 기숙사 신축 비용은 등록금이 아닌 건축 적립금 500억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등록금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화인들은 8% 인상에 대해 학교 운영상의 세세한 지출내역과 등록금의 구체적 사용 내역을 밝히지 않은 점, 학교가 주장하는 복지 확충 또한 체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지울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주 총학생회(총학)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54%의 이화인이 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부담의 증가를 생각하면 등록금 인상은 부당하다고 답한 것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매년 인상되는 등록금에 대한 학교와 학생측의 생각은 다르다.

등록금 관련 회의에서 ‘등록금 세부 항목을 공개하라’는 학생대표와 ‘기밀사항이므로 공개 할 수 없다’는 학교측이 항상 대립하나 타협점을 찾은 적은 없다.

학교는 “수입원 확충을 위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재단수입은 한계가 있어 주 수입원인 등록금을 올릴 수 밖에 없다”며 등록금 인상을 무조건 비판하기 보다 재정 운영을 얼마나 투명하게 하는지, 인상한 만큼 대학이 발전하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총학은 등록금이 아니라 모아둔 적립금 등의 수입으로 복지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한다.

낙후된 책상·칠판 등의 교체 조차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자연대의 경우 실험 실습자재가 부족한데도 지원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은 복지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복지 확충을 위해 등록금을 인상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학생회의 설명이다.

총학은 단대별 복지 요구안을 수렴해 4차 등록금 협의회에서 건의할 계획이다.

현재 적립금 이자율과 재단으로부터 들어오는 전입금도 감소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등록금 의존률이 높아지는 실정이다.

음대·미대는 이미 등록금이 415만원을 넘어섰다.

등록금이 계속 8%씩 인상된다면 3년 뒤 약 522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발전과 학생을 위해 등록금을 인상한다지만 오히려 그 인상 때문에 휴학을 결심해야 학생도 생기는 것이다.

재단이 부실해 등록금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학교의 설명과는 다른 측면에서 ‘여대’라 강한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인상이 쉬운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는 ‘여대’이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숙명여대의 경우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납부 연기 운동을 전개해 1차 등록률을 전년보다 10% 이상 낮추는데 성공했다.

앞선 지적은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우리 학교는 재단 수입이 적고 국가 보조금도 미미해, 외부 기부금과 미래의 특정 사업을 위해 모아놓은 적립금 이자에 의존하는 편이다.

적립금 이자로 등록금을 3~4% 인상한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작년과 달리, 현재 이자율이 낮아져 학교 재정 확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제일 먼저 고려하는 방법이 등록금 인상이라는 데 학생들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김경희 총학생회장은 “재단 부담을 높이겠다고 하면서 왜 등록금을 계속 올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반복되는 등록금 인상에 모든 이화인이 제동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측은 “2005년에는 등록금 책정 공개 설명회를 열어 일방적인 등록금 인상 공지를 탈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먼저 2004년을 살아가는 이화인의 의구심을 풀어 줄 수 있도록 자세한 예산을 공개하고 전입금을 확충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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