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열전」 - 조한성, 생각정원(2019)

3·1운동의 함성이 전국에 울려 퍼지기까지 수많은 투사의 용기와 땀방울이 있었다. 「만세열전」은 그중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보통 사람들’에 주목한다. 작가는 3·1운동 시기에 작성된 경찰심문조서, 공판시말서 등을 이용해 우리가 이름을 모르던 독립투사들의 삶을 재현했다. 학교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숙사를 빠져나와 시위에 합류한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최정숙, 학교 담장을 넘어 시위에 참여한 이화학당 노예달, 신한청년당의 밀사 선우혁 등. 이들의 이름은 교과서에 등장하지 않지만 저자는 이들을 ‘보통 영웅’이라 칭한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수많은 이들의 투쟁기를 살펴보고 나면 그들이 일궈낸 결과가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사료의 참신한 활용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3·1운동 거리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 책이다.

 

 

 

 

임정로드 4000km」 - 김종훈 외, 필로소픽(2019)

「임정로드 4000km」는 독립운동을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다뤘다. 작가들은 1919년부터 1945년까지 임시정부가 이동한 자취를 따라 이야기를 전한다. 이 프로젝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불거진 ‘건국절’ 논란 이후 ‘우리나라의 시작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시작됐다. 상해, 충칭, 광저우 임시정부 청사와 임시정부 관련 유적을 소개하면서 작가들은 ‘헛헛’하다고 말한다. 김익상 의거지, 김원봉 집터 등 많은 역사적 장소들이 제대로 보존되지 못한 채 사라졌기 때문이다. 책은 임시정부 청사 외에도 난징 리지샹 위안소 유적 진열관 등을 소개하며 역사의 아픈 부분을 상기시킨다.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 세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다.

 

 

 

 

「조선의 딸, 총을 들다」 - 정운현, 인문서원(2016)

최근 사회에서는 여성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기 위한 노력이 일고 있다. 정운현 작가의 「조선의 딸, 총을 들다」는 이와 같은 흐름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여성 독립운동가’라고 하면 유관순 열사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24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소개한다. 여기에는 의병장 윤희순, 한국 최초 여성 비행사 권기옥부터, 수원경찰서 앞에서 만세 시위를 주도한 기생 김향화, 일제의 수탈에 맞선 제주 해녀들까지 포함된다. 안중근의 어머니, 신채호의 아내로 각각 기억되는 조마리아와 박자혜도 누군가의 가족이 아닌 독립운동가로 기억돼야 한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스토리펀딩’으로 출간된, 시민들의 성원과 애정이 담긴 책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