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도 세상이 원하는 인재가 되기 위하여 노력한다.

이번 겨울 방학은 세상이 원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하여 영어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마도 3학년 여름방학엔 또 다른 무언가를 통해 사회가 원하는 인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을 내 모습이 그려진다.

요즘에는 많은 고민에 매일 밤 편히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사회가 원하는 인재가 되려고 이렇게까지 노력하는 것인지. 이 노력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무언가를 얻었을 때 과연 나는 당당히 행복을 정의할 수 있을는지.

사회는 청춘에게 많은 것들을 모두 갖출 것을 요구한다. 상위 1%의 학벌, 높은 학점, 능숙한 외국어 실력, 그리고 그 외 언젠가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다재다능한 능력들. 게다가 원활한 단체 생활을 위한 유쾌한 성격과 상대방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준수한 외모까지 요구한다. 청년들에게 이 모든 것들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며, 이들 중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는 경우 취업 시장에서 실패자가 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이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해 결승점을 알 수 없는 막연한 달리기를 하는 중이다.

이런저런 고민에 빠져있던 중 친한 선배가 나에게 하나의 조언을 해주었다. 사회의 기준, 주변의 시선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 스스로가 세운 기준이라는 말. 그 말을 들은 뒤 나의 지난 2년간의 대학 생활을 돌아보니 고등학교 시절 내가 생각했던 대학생이 된 나의 모습과 아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주체적으로 찾아가는 모습이 아니라, 사회가 정해놓은 길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내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주체적인 대학생의 모습을 기대하였을 고등학생의 나에게 미안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이제 나는 나 자신부터 돌아보려고 한다. 대외활동, 어학 공부. 이 모든 것들이 내 행복의 밑거름이 되어주는 것들이라면 당연히 필요하지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과연 이 활동들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

인생은 각자 써 내려가야 한다. 그 누구도 인생을 대신 써줄 수 없기에 우리는 각자만의 확고한 기준을 갖고 우리의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에 나는 정신없이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를 잠시 멈추고 이야기의 전개 방향을 고민해보기로 하였다.

세상에 완벽히 일치하는 이야기는 없다.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잠시의 배경 탐색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쯤은 다들 달리기를 멈추고, 나만의 멋진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조금 쉬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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