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학 불신 바이러스 학생문화관 2층에 위치한 총학생회실 문은 굳게 닫힌 채 냉기마저 감돈다.

2003년 9월, 35대 총학생회(총학) 해피 바이러스의 허술한 대동제 예산 운영과 계속적인 진실 은폐로 이화는 술렁였다.

문제는 67호 이화교지의 대동제 예산 의혹 제기에서 시작됐다.

그 후 총학이 2, 3차 팜플렛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스폰 업체와의 적접적인 접촉 여부 등 여러 의혹들에 대해 총학이 거짓으로 진술했음이 밝혀져 많은 이화인들의 분노를 샀다.

결국 이를 두고 공개청문회가 열렸고 예산 전반을 담당한 사무국장은 사퇴했다.

그러나 사건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총학에 대한 이화인들의 불신은 깊을대로 깊어져 2학기 총학이 진행한 사업들은 모두 흐지부지 됐다.

개교 이래 처음 진행된 가을대동제도 예정대로 열리긴 했으나 중앙운영위원회와의 갈등·참여 부족 등으로 하는지조차 모르는 이화인이 많았다.

시간이 약인 것일까? 요즘 이화는 다시 새로운 36대 총학생회를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다.

# 학칙, 그 낡은 울타리를 허물다 “교양으로 하고 있는 테니스가 너무 재미있다”는 허순이(체육·2)씨. 여느 어린 학생보다 열정이 넘치는 허순이씨 외 19명의 ‘만학도’들은 당시 금혼제로 인해 학업을 중단했다가 지난 1월22일 금혼제 폐지로 재입학한 학생들이다.

1946년 제정된 이래 57년 동안 이화에 뿌리 내리고 있던 금혼 학칙이 폐지되자 많은 이화인들이 구시대적인 학칙의 폐지를 환영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일부 언론과 결혼 알선 업체, 마담뚜들의 약사빠른 장삿 속에 이화인이 잘 팔리는 결혼 상품으로 포장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이외에도 사교육비 부담과 그 효용성에 대해 말이 많던 졸업인증제가 8월11일 자율화 됐다.

또 휴학생의 보건소·도서관 사용과 계절 학기 수강이 가능해졌다.

# 이대 앞 상업화를 반대합니다! 요즘 이대 앞 미용 특화거리 지정과 정문 옆 종합 쇼핑센터 건립 반대 서명을 위해 발길을 멈추는 이화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

여성위원회의 주도로 이뤄진 이번 반대 서명 운동에는 1천여명의 이화인들이 참여했고 이화인 연대모임은 성명서와 반대서명 명부를 청와대 비서실·서울시청·서대문구청에 보낼 예정이다.

이처럼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 11월 한달 내내 이화는 교육 환경에 대한 얘기로 시끌벅적했다.

먼저 우리 학교 정문 옆 럭키프라자가 이화인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WaWa’라는 이름 아래 종합 쇼핑센터로 리모델링되고 있음에 이화인들은 분노했다.

그 분노가 식기도 전에 거리에 떡 하니 걸려있던 이대 앞 미용 특화 거리 지정을 알리는 현수막은 이화인들을 또 한번 당황케 했다.

# 말많았던 대동제 영산 줄다리기를 하기 직전 흥겹게 율동 하던 이화인들은 잠시 동요했다.

‘영산 줄다리기 물러가라’는 피켓을 든 몇몇의 새도위 위원들이 영산줄 주변에서 침묵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고사상을 엎어 논란이 있었던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동제 역시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작년과 다른점이 있다면 ‘함께하는 이화를 꿈꾸는 모임(함몽)’·‘새로운 축제문화를 도모하는 위원회(새도위)’ 등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 총학은 대동제 고사 온라인 찬반 투표와 대동제 관련 이화인 대토론회를 갖고 고사를 횃불식으로 대체하는 등 대동제에 대한 이화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새도위의 침묵 시위나 고사 찬반 토론에서 오간 폭력적 발언 등은 여전히 ‘모든 이화인이 하나되어 함께하는 축제’가 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줘 아쉬움이 남는다.

#생기발랄 이화는 자치단위의 힘 다양한 색깔의 톡톡튀는 자치 단위들이 2003년의 이화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특히 퍼니스타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선본 100개 만들기 프로젝트’에는 채플 자율화를 외치는 ‘AGAINST THE CHAPEL’·교양영어 F학점 할당제를 반대하는 ‘에프킬러’ 등 다양한 비등록 선본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이화 안의 단편적인 목소리까지 이끌어 내 이전에 볼수 없던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올리버는 도서관을 지역 사회 여성에게 전면 개방하자는 프로젝트를 계획, 도서관 앞 길에 분필로 그림을 그리며 퍼포먼스를 하는 등 일반 이화인들도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신선한 활동을 보여줬다.

이 외에 이라크 전쟁 시 반전 프로젝트 모임인 액숀가면·다모 등은 반전 껌을 파는 등 독특한 아이템으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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