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조형예술대학(조예대) 카카오톡 공지방에 조예대 학생회 조예나민C 중앙집행부(중집) 운영에 대한 사과문이 올라왔다. 사과문 서문에서 조예대 단대운영위원회(단운위)는 중집 설립과 운영이 그 어떤 동의나 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회의체임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집 구성원 3인은 원활하지 못했던 소통에 대해 사과했다. 사과문이 올라오기 전까지 조예대 학생들 대부분은 중집의 존재조차 몰랐다.

단운위에 따르면 중집 구성원 3인은 올해 1월부터 지난 8개월간 조예대 학생회의 다른 구성원과 조예대 학생들과의 상의는 물론 공지도 없이 중집 체제를 도입해 운영해왔다. 조예대 학생은 물론 단운위조차 중집이 정확히 어떤 과정과 이유로 수립된 기구인지 알지 못했다. 중집 체제 도입과 중앙집행부장 임명은 오로지 두 단대대표의 독단적인 결정만으로 이뤄졌다.

중집의 존재에 대해 알아챈 단운위가 사과문을 요구하며 거세게 비난한 후에야 구성원 3인은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 본문에서 3인은 중집 운영에 대해 단운위와의 의사소통에 혼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단운위 상위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가 아니었냐는 의문에 “의결권이 없는 회의체로 안건에 대한 의결이나 안준 등의 절차가 실행되지 않았다”고 부정하기도 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지난한 과정에 대해, 일반 조예대 학생들이 알고 있던 것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중운위의 존재부터 단운위가 중운위를 비난한 일까지 조예대 학생들이 알고 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학생들은 공지 채팅방에 올라온 사과문을 통해 상황을 처음 접해야 했다.

중집 설립과 운영에 대한 상황 설명없이 사과문으로 상황을 종료하고자 한 것은 중집의 존재 여부를 처음 알게 된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한다. 중집을 설립해 운영한 3인 중 2인은 제 52대 총학생회 부후보로 출마했다. 이로써 중앙집행부 운영은 자동 종료됐다. 더 이상 책임 소재나 중집 사후 행보도 물을 수도 없게 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소통부재로 인한 혼란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초 집행부 제도를 재도입하면서 사전설명이나 동의 없이 조예대 반대표들을 임의로 집행부로 편입해 혼란을 야기했다. 학기가 마무리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실수를 반복한 단대대표의 개선된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조예대 중집 사건의 본질은 소통에 있다. 학생회 내부에서의 소통 문제뿐 아니라 학생들과의 소통 부재까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학생대표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생들을 위한 의결을 해야한다.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학생대표는 정책 수립에 앞서 소통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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