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University of Hong Kong 홍콩성시대학교

출국하기 전부터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많았던 홍콩으로의 교환학생. 우선 기숙사 배정을 받지 못했다. 이미 서약서와 학교 등록을 모두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이 사실이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가장 중요한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하다니 포기할까도 생각해봤다. 그러나 언제 내가 홍콩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기 때문에 홍콩행을 결정했다. 다행히도 출국 전에 숙소를 구해서 현재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중이다.

한국과 같은 듯 다른 듯한 홍콩의 모습에 적응하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렸다. 식당에서는 수저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식기를 모두 치워갔고 광동어를 모르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곳도 많았다. 또한 생각했던 것보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던 적도 많았다. 이처럼 약간의 문화 차이도 왠지 모르게 크게 다가왔고 이러한 점들이 쌓여서 결국 홍콩에 온 지 두 달 만에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홍콩에 와서 만나게 된 인연들 덕분에 잘 헤쳐 나갈 수 있었다.

교환학생이라는 경험을 통해 더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완벽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모든 것이 낯설게만 다가왔던 홍콩에서 완벽주의를 계속해서 고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당황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낯선 환경에 많이 부딪혀보고 난 뒤 조금씩 용기가 생겨났고 이제는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들이 한 번쯤은 생기기 마련이다. 예전 같았더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당황하며 발만 동동 굴렀을 것이다. 그러나 홍콩에 살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자연스레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바쁜 삶에서 벗어나 여유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또한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유로운 한 학기를 보낼 수 있었다. 

개인마다 교환학생이라는 경험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모두 다를 것이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주변 나라로 여행을 많이 다녀오는 것,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것 등 각자 교환학생 기간 동안 하고자 하는 것은 다양하다. 중요한 점은 거창하지 않아도 좋으니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꼭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학기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아서 자칫하다간 흘려보내기 쉽다. 그러니 떠나기 전에 내가 정말로 무엇을 경험하고 오고 싶은지 생각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어쩌면 다시 경험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소중한 시간을 자기 자신에게만 온전히 투자하여 유익한 경험을 했으면 한다.

한 가지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것은 교환학생 생활이 언제나 행복하고 즐겁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과 마주할 수도 있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계속해서 들 때도 생길 수도 있다. 이처럼 분명히 파견 기간 도중 힘든 시기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시기는 모두에게 찾아오고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일이다. 그러니 이러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너무 자괴감에 빠지지 않았으면 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