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송민교 아나운서
국내 여성 아나운서의 머리 스타일 등 외적인 모습 경직돼 있어
고정 관념 분명히 탈피하고 변화해야

JTBC 송민교 아나운서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JTBC 송민교 아나운서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감개무량하죠. 저희 회사가 개국하며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7년 만에 이룬 성과잖아요” JTBC와 시작부터 함께한 아나운서로서 ‘신뢰도 1위 매체’ 선정 소감을 묻자 송민교 아나운서(영문·06년졸)는 이같이 말했다.

올해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국기자협회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를 조사한 결과 JTBC는 작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이뿐 아니라 영국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에서 우리나라 온라인 뉴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시사저널>에서 오피니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신뢰도 1위 매체로 꼽혔다. JTBC 개국 아나운서, 송 아나운서를 지난 10월5일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2011년 JTBC 1기 아나운서로 채용돼 각종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테니스, 리듬체조, 야구 등 스포츠 중계도 맡았다. 현재는 ‘이 시각 뉴스룸’과 ‘뉴스 현장’의 현장 클릭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를 한 지난달 5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일과 겹쳐 맡은 프로그램의 생방송이 취소돼 그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언론인이라면 항상 연락이 잘 닿아야 하고, 받은 연락에 대한 반응도 빨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늘처럼 언제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거든요” 생방송이 돌연 취소되거나 돌발 상황이 많냐는 질문에 그는 이같이 말했다. 하루 업무 일정을 묻는 질문에도 “같은 시간에 들어가는 뉴스처럼 고정된 스케줄이 물론 있지만, 매일 유동적”이라며 “스포츠 중계에 각종 내레이션 더빙과 다양한 행사까지 진행을 하기 때문에 하루 스케줄에 따라서 일의 강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굉장히 사랑하기 때문에 불규칙적인 하루 루틴에서도 일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 아나운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이 시각 뉴스룸’을 ‘최소 시간에 최대 인풋’이라고 표현하며, 상당히 강도 높은 방송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뉴스룸’에서 다룰 내용을 미리 전달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기사가 생방송 시간에 임박해서 올라오는 경우기 때문이다. “온-에어(on-air) 사인에 불이 들어오기 30분 전쯤부터 생방송 대기를 해요.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기사 확인, 팩트 확인, 내용 보충, 비문 수정, 한자어를 우리말로 바꾸기 등 정말 많은 작업들을 해내야 하죠. 다른 방송에 비해서 준비 시간이 현저하게 짧고, 어떨 때는 이 1시간마저도 주어지지 않아요. 정말 바쁘고 바빠요.”

그는 아나운서로서 프로그램을 방송하며 단정 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떤 일에 대해서 ‘이럴 것이다’는 판단을 하는 순간, 배제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단순한 예시지만, 커피를 소개할 때 ‘커피, 다들 한 번쯤은 마신 음료인데요’라고 말을 했다고 가정해볼게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말일 수 있어요. 하지만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건강 때문에 마실 수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요”

어린 시절 그는 황현정, 손범수, 두 전 KBS 아나운서를 보며 아나운서의 꿈을 키웠다. 황 전 아나운서처럼 복잡한 사회 문제들을 알아듣기 쉽게 전달하는 앵커가 되고, 손 아나운서처럼 음악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MC가 되고 싶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 방송부가 없어 방송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없었다”며 “이 때문에 더욱 아나운서라는 꿈을 갈망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대학교 4학년 말부터 작게나마 꾸준히 방송 활동을 했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로서 NHK월드, MBN 등 여러 매체에 출연했으며 직접 ‘팟캐스트’ 방송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그는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 구성을 뿌듯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 연습을 하는 수단 중에 하나였는데, 꽤 정교하게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가 있었고, 그날의 이슈를 다룬 뉴스를 읽기도 했고, 다양한 감정을 말에 담는 연습을 하려고 시나 내레이션 원고를 낭독하기도 했어요. 제가 음악을 좋아하는데, ‘DJ 추천곡’ 시간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코너도 있었고,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했던 우리말 지식을 함께 나누는 코너까지, 아주 알차죠? (웃음)”

송 아나운서는 오랜 프리랜서 기간을 거치며 배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방송 제작을 위해 노력하는 구성원들을 가까이서 지켜봤다”며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뿐 아니라 비춰지지 않는 이들 모두 존중하고 아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깨달음은 사내를 이동하는 동안에도 볼 수 있었다. 회사 내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그는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밝게 인사하고 안부를 물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제작진들의 이름이 나오는 마지막 화면까지 모두 봐요. 제 동기들과 지인들의 이름을 볼 때마다 기분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죠.”

최근 방송계에서는 정형화된 여성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안경을 쓰거나, 바지 정장을 입는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같은 회사 강지영 아나운서 또한 안경을 쓰고 프로그램을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아직 더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외국 방송 앵커의 모습을 예로 들었다. 그는 “머리 스타일 같은 외모적인 부분에서 아직 우리나라 아나운서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며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분명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송 아나운서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언론사에 들어오기 위한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힘든 시간이었죠. 참 많은 시험을 봤고 합격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다시 일어서는 것을 반복했어요. 하지만 어떤 순간이더라도 매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면 자양분이 돼 언젠가는 큰 결실을 맺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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