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대 총학생회 ‘E;ffect’ 결산 인터뷰

22일 오전11시 학생총회가 진행됐던 대강당 앞에서 제50대 총학생회(총학) ‘E;ffect(이펙트)’의 차안나 총학생회장과 김정한경 부총학생회장(왼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재학생 수천 명이 한자리에 모였던 학생총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22일 오전11시 학생총회가 진행됐던 대강당 앞에서 제50대 총학생회(총학) ‘E;ffect(이펙트)’의 차안나 총학생회장과 김정한경 부총학생회장(왼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재학생 수천 명이 한자리에 모였던 학생총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올해 달력도 두 장을 채 남기지 않은 지금, 제50대 총학생회 ‘E;ffect(이펙트)’의 임기도 막바지다. 올 한 해 학생들의 요구안 실현과 권리 찾기를 위해 노력했던 이펙트. 22일 오전10시 ECC B215호에서 차안나 총학생회장과 김정한경 부총학생회장을 만나 임기를 돌아보는 평가와 소감을 들었다.

 

-이화의 올 한 해를 어떻게 평가하나.

차안나 총학생회장(총): 작년 총학생회(총학)가 재정비에 힘썼다면, 올해는 보다 학내가 안정된 상황에서 총장과 소통하고 학생들의 요구안을 실현하거나 권리를 찾는 데 초점 맞춰 활동했다. 학내 민주화를 위해 대학 평의원회나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같은 회의체에 직접 참여해 학생들의 요구안을 전달했다. 실제로 등심위는 3년 만에 학생 위원이 참여하기도 했다. 아쉬운 부분은 많은 학우의 요구가 있었던 총장과의 공개면담을 진행하지 못하고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총장 면담으로 진행한 것이다. 

 

-작년 후보 출마 당시 세 가지 핵심 공약 키워드로 ‘소통’, ‘안전’, ‘인권’을 내세웠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각각을 어떻게 평가하나.

: ‘소통’ 측면에서는 여러 차례 학우들의 지적이 있기도 했고, 스스로 평가했을 때도 아쉬운 부분이 꽤 있다. 그때그때 협의체 결과를 보고하지 못해 아쉽다. ‘안전’에 관해서는 학생과 직결된 문제라고 판단되면 즉시 학교 부처에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본교와 관련된 이상한 기사가 보도되면 언론사에 직접 연락해 현황을 파악했다. 이런 식으로 학생회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했다고 생각하지만, 제보가 들어오기 전에 문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        

김정한경 부총학생회장(부총): ‘안전’은 학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의제 중 하나였다. 대안을 찾을 수 있으면 학교도 도와주고 적극적으로 나설 의사가 있다는 점을 밝혔기 때문에, 앞으로도 생산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의제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우리 학교에서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연락할 수 있는 종합상황실 전화번호는 ‘3277-5000’인데 그동안 신고를 해도 즉시 출동하지 않거나 전화를 돌려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점을 협의체를 통해 총무처에 전달하니 즉각 피드백이 왔다. 또 최근 외부인 출입 문제로 카드리더기 추가 설치를 요구한 것도 굉장히 빠르게 받아들여졌다.

 

-일각에서는 이펙트의 행보가 지나치게 ‘인권’에 치우쳤다는 평가도 있었다.

부총: 2018년에는 학생회가 학우들에게 새로운 의제를 제시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학생회 재정의도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이전에는 인권 관련 문제를 학생회가 다뤄야 하는 일이라는 의식이 아예 없었다. 그러나 총학은 모든 학생의 권익을 대변해야 하는 단체이므로, 그 ‘모든 학생’에 대한 재정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행보가 인권에 치우쳤다는 평가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인권 공약이 이전에 없었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왔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평가는 학우들의 몫이지만 이 또한 이화인에게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제대로 전달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임기를 돌아보며 어떤 점이 가장 보람차고,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 가장 보람찼던 기억은 학생총회다. 학생총회를 “이화인의 권리를 지키겠습니다”라고 시작했는데, 많은 학우가 긍정적인 평가를 해서 보람을 느꼈다. 어려웠던 순간은 체계가 부족한 상태에서 정시통합선발생(통합선발생)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통합선발생 반 대표자들과 소통하고 특별위원회를 운영했던 점이다.

부총: 공동행동 관련 고민하면서 방안을 찾기 어려웠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 당시 새벽까지 회의를 계속했는데 학우들이 무엇을 우려하고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아 답이 계속 나오지 않았다. 이때 소통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느꼈다. 보람찬 경험은 마찬가지로 학생총회다. 총회 안에 배리어 프리존(barrier-free zone)을 만들었을 때 거기에 대해 고맙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그렇게 학생회가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고 생각해 가장 보람찼다.

 

-올해 사건·사고 중에는 ‘미투(#MeToo)’도 빼놓을 수 없다.

부총: 올해 미투가 전 사회적인 물결이었던 만큼, 대학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학교에서는 우리만큼 대응한 곳이 없다. 원래 공학은 총여학생회가 관련 역할을 해왔는데, 올해는 총여학생회 백래시(backlash)도 터졌다. 우리학교는 학우들이 학생총회나 집회에 많이 참여하고 지속해서 관심을 가진 결과로, 성희롱심의위원회에 학생위원도 빠르게 위촉하고 외부 전문가도 들이고, 징계위원회도 계속 주시할 수 있었다.

: 학우들이 많은 관심 가져주었기 때문에 해임이라는 약정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결과가 즉시 알려지지 않는 등의 아쉬운 점이 많았다. 다만 이런 문제는 모든 학교가 공통이기에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준비위원회’ 차원에서도 대응했다. 인권전담기구설치 의무화법을 통과를 촉구하는 등 여러 활동을 했었는데, 국회 회의에서 그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서 전대넷 차원에서 대응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행한 공약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과 남은 임기동안 시행 예정인 공약이 있나.

부총: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를 구성하고 운영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인권 문제와 관련해 학생회 차원의 좀 더 지속가능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학소위가 총학에 학우들의 인권에 대응하는 기구라는 지속적인 책임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남은 임기 동안은 인사이드 이화 협의체가 아직 마무리 단계기 때문에 이를 정리하고자 한다. 학교 또한 협의체에 협조적이므로 차기 총학에 인수인계를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 이를 중점적으로 고민해 볼 예정이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기인데,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하나씩 꼽는다면 무엇인가.

부총: 미투 문제를 임기 내에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달리 나와 임기를 끝내는 시기에 책임지지 못할까봐 가장 두려웠다. 이번 일로 이화 공동체 전체에 이런 교내 권력형 성폭력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공동체의 기억을 남긴 것 자체가 공로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이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리라 본다.

: 아쉬운 점은 비와의 악연이 1년 내내 이어졌다는 점이다. 대강당 오티, 대동제, 농민학생연대활동 등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비가 왔다. 방학 때 단위학생회와 진행하는 ‘확대간부수련회’ 역시 이번 여름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취소됐었다. 그리고 임기 말에 텀블러 공동구매, 월경컵 공동구매를 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학우들의 삶과 맞닿아 있는 부분을 일찍 파악하고 진작 진행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마지막으로 올 한 해 이펙트와 함께했던 모든 이화인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새로 선출된 제51대 총학에도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린다.

: 올해 전반적으로 학우들이 총학생회나 중운위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나 사업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렇게 학우들이 학내 사안에 관심 가져주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비판과 격려를 해주신 학우들께 감사하다. 51대 총학에는, 4년 만에 경선으로 선출이 되었는데 앞으로도 쉽지 않은 과정일 것이다. 그 안에서 학우들의 의견을 파악하고 중요하거나 의미 있는 의제를 잘 풀어나가고 공감해나가기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바란다. 그리고 우리가 다 하지 못했던 요구안도 지속해서 요구하고 조금씩 개선되면 좋겠다.

부총: 임기 동안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이게 될까, 한다고 될까’하는 불안이 많았다. 그러나 매번 그런 불안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이화인이 힘이 됐다. 이화인의 이런 열망과 확신을 잘 파악해서 좀 더 구체적인 요구안으로 풀어내는 것이 총학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는 경선이었기에 선출되지 않은 선본에도 응원의 한마디를 하고 싶다. 경선을 치르면서 많은 공약이 나왔고, 두 선본이 다른 초점을 가지고 짠 정책도 있었다. 덕분에 단선과 달리 학생 의제에 대해 더 풍부한 토론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선출된 선본도 선출되지 않은 선본의 정책이나 공약, 기조를 참고하면 많은 자양분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