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대학 윤승현 학장
△ 2017년 8월 음악대학(음대) 학장 취임
△ 작곡과 소속

지난 9월 대학 분권화가 포함된 기획처 5개년 발전계획이 발표돼 일부 단과대학(단대)의 정책 변화가 예고됐다. 본지는 남은 2학기 동안 14개 단대 학장에게 분권화 참여 여부 및 현안을 묻는 인터뷰를 연재한다.

 

음악대학 윤승현 학장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음악대학 윤승현 학장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음대 내 대대적인 시설 개선이 있었는데, 그 이유와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알다시피 음악관이 굉장히 오래됐다. 특히 작년에는 학생회를 통해 학생 공간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음대의 경우 졸업생이 학교를 위해 써달라고 주는 기부금이 있는데, 이 자금으로 시설을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름부터 공사를 시작해 학생 휴게 공간인 ‘어울림 라운지’를 만들었다. 이 외에도 열람실, 강의실 등을 개선했다.

또한, 제대로 된 컴퓨터 음악 작업실이 없었다. 이를 새로 짓기 위해 공사 중이고, 지금은 외부 공사가 끝났다. 내부에 들어갈 기자재는 가격 문제로 후원을 요청 중이다. 작업실이 완성되면 컴퓨터 음악이나 미디어 관련 음악 등 실용적인 작업도 할 수 있을 것이고, 국내 음악대학에서 가장 선진적인 시스템을 갖춘 곳이 될 것이다. 또한 외국의 실력 있는 작곡가를 초청해 같이 작업하고, 작업실 이름을 걸고 작품을 발표하는 등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음대가 계획한 분권화 내용과 그 결과는 무엇인지

분권화 사업 초기에는 음대도 분권화 시행을 위해 한 학기 동안 조사하고 연구했다. 가장 주축이 됐던 것이 교육 편성권과 교수 업적 평가다. 특히 교수 업적 평가의 경우 교수들이 대학에 임용된 후 보다 발전된 연주자, 작곡가로 진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 어려운 것과 연결된다. 현재 업적 평가는 많은 실적을 냈을 때 좋은 평가를 받는 양적 평가다. 하지만 다른 단과대도 그렇고 교수의 연구 과제들이 단시간 내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교수를 평가하는 방식이나 교육을 편성하는 제도 등 원래 다른 단대와의 형평성 때문에 바꾸지 못했던 것을 분권화 정책을 통해 시도해보고자 했다.

결론적으로 음대는 분권화 대학에 선정되지 않았다. 분권화 시엔 재정적인 부분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재정권 분권화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던 것 같다. 또 교육 편성권이나 교수 업적 평가는 교무처에서 충분히 변경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따라서 음대는 당장 분권화 대신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안을 본부에 알려 조금씩 변화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2020년 교과과정 개편을 위한 계획을 세울 때 자체적으로 분권화 내용을 적용할 예정이다.

 

-최근 음대 학생 인권 침해 논란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있는지

학장으로서 소통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사실 같은 음대 내에서도 전공별로 학생과 교수 간 소통이 쉽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생긴 여러 문제점을 이제야 파악했고, 이는 소통의 부재로 인한 것이다. 그래서 학생 소통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 중이다.

학생들의 의견 하나하나를 고민하고, 이 고민이 학생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세대 차이 때문에 소통할 수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교직원과 교수가 학생들의 문제에 얼마나 접근하려고 애썼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음대, 예술대학 같은 경우 자유로워야 한다. 학생들이 창의력을 가지고 예술을 할 때 억압돼있으면 안 된다. 학생 입장에서는 불만을 제기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서로 노력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신뢰감을 줘야 한다. 교수들이 다각도로 관심을 두고 소통하고, 소통하는 상황을 공유하고, 공유하면서 학생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앞으로 어떤 음대를 만들어나가고 싶은지

연구 중심의 음대를 만들고 싶다. 남들은 하지 않으려 하는 것에 전문성을 갖도록 하고, 타 학문과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음악의 활로를 찾는 노력이 있다면 향후 10년 음악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다. 유행만 따라가면 대학은 연구 기관이 아닌 취업 학교, 상업 학교가 될 것이다. 아무도 못 하는 것에 공을 들여 소위 말하는 ‘덕후’를 키워야 한다. 덕후가 만들어졌을 때 음대 문화가 만들어진다. 대학은 가장 비효율적이고 비상식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대 학장으로서 이화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대학은 비효율적이고 비상식적인 행위를 지탱해 줄 수 있는 기관이다. 대학에 들어가 취업을 위해 애쓰는 것보다는 대학에서만 배울 수 있는 정신문화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론 어려운 일이다. 나 같은 경우도 작곡을 하면서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 당시 날 지탱해준 건 음악이었다. 취업 공부는 대학 졸업 이후 평생 한다. 대학이란 공간만큼은 그 학생을 지탱해 줄 수 있는 정신문화를 배우는 곳이 돼야 한다.

책도 많이 보고 친구도 깊이 사귀어보고 쓸데없는 도전도 해보길 바란다. 실패할 수도 있는 도전은 젊었을 때만 할 수 있고, 그걸 도와주는 게 대학이다. 학생들의 도전과 아이디어를 끌고 갈 수 있게 해주는 교육 환경이 발달하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이를 통해 이화인으로서의 자존감을 키울 수 있다. 이화는 충분히 이를 끌어낼 수 있다.

또한 학교 안의 여러 사태를 통해 이화는 다른 어느 곳보다도 선진적으로 개편될 것이다. 더 나은 소통과 신뢰를 갖는 학교가 될 것이란 희망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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