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대 총학생회(총학) 선거가 20일(화)~21일(수) 열린다. ‘체인지 이화’ 선거운동본부(선본)와 ‘Enable(인에이블)’ 선본이 출마해 2014년 이후 4년 만에 경선을 치르게 됐다. 본지는 14일, 15일 각각 ‘인에이블’ 선본과 ‘체인지 이화’ 선본을 만나 출마 계기, 주요 공약, 학교-학생 간의 소통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현 총학의 활동을 평가하고 공약 이행 계획 등을 밝혔다. 선본 표기는 한글-영어 순서다.

제51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체인지 이화’ 신혜슬 부후보(왼쪽), 김혜린 정후보이화선 기자 lskdjfg41902@ewhain.net
제51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체인지 이화’ 신혜슬 부후보(왼쪽), 김혜린 정후보
이화선 기자 lskdjfg41902@ewhain.net

- 출마한 계기는 무엇인가

김혜린 정후보 : 학생회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올해는 공동행동, 토론회, 총투표 부결 등 여러 면에서 봤을 때 학생회가 할 수 있는 게 많았음에도 학생회가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 학생 자치 활성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출마했다.

신혜슬 부후보 : 올해 조형예술대학(조예대) 공동대표로 활동했는데 조예대 미투(#MeToo) 당시 학교가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예를 들면 학교가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채 징계위원회를 열었다는 사실을 외부 언론을 통해 접한 적이 있었다. 학생 의견을 대변해야 하는 입장으로서 답답했다. 이 일을 계기로 학생의 힘을 되찾을 수 있는 학생회를 만들고 싶어서 출마했다.

 

- 선거 공약 중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는가

첫째는 학생회 자치 공약이다. 학교에 무언가 요구하려면 학생회 안에서 많은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 학생회 자치 관련 공약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학생회 자치학교’ 공약이 있다. 학생들이 학생회 활동을 해도 학생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해오던 행사만 그대로 진행하고, 학교 행정기관과 비슷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학생회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자치적으로 만들 것인지 ‘학생회 자치학교’를 구성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둘째는 페미니즘 공약이다. 여대 특성상 외부에서 혐오적인 발언을 듣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성 혐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을 억압하는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여성 혐오에 대응하는 방식에 관한 공약을 내놓았다. 

 

- 해결돼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가

교수 권력 구조 문제다. 유세 중 교수님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한 교수님이 “요즘 학생들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아냐. 교수가 무슨 권력이 있냐”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이미 권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학생들도 권력 구조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학생들과 교수들이 갑질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일을 해결하는 데 동참했으면 좋겠다.

 

-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구체적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가

서대문구 관광 지도에서 본교를 삭제하겠다고 공약했다. 우리는 ‘누가 이화여대 관광객을 반길까’ 고민했다. 서대문구, 주변 상업 지역은 학교가 관광지화 되는 걸 좋아한다. 서대문구는 지역이 활성화되니까 좋은 거다. 이런 측면에서 문제를 어떻게 건드릴까 고민하다가 서대문구 관광 지도에서 본교를 삭제하겠다는 공약이 나왔다. 개인 유세를 할 때 학생들이 관광객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했다. 그래서 이 공약 하나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실질적으로 관광객을 어떻게 제한할지 고민 중이다.

 

- 차등 등록금 폐지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올해 초 차등 등록금 관련 법안 발의가 이어지면서 국회의원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또한, 학교가 재정 분권화를 하게 되면 각 단대별로 수익을 비롯한 재정을 파악할 수 있으니 차등 등록금을 해결하기에 더 수월해질 듯싶다.

 

- 동아리연합회장을 역임하며 동아리 공간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고 알고 있는데 공약으로 발표한 ‘공간 가이드라인’이 무엇인가

동아리연합회장을 하면서 학교에 공간을 요구하면 항상 여분의 공간이 없다고 했다. 솔직히 믿을 수 없었다. 입학하면서 파빌리온이 생겼고 ACE 사업, 인권센터 등과 관련한 공간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학교는 본인이 필요하면 어떻게든 공간을 만들어 내지만 학생 공간은 제공하지 않는다. 공간 가이드라인이란 학생 공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가이드라인의 형태로 학교에 알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 정도 단과대학(단대)이면 이 정도의 학생 공간이 필요하다’는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식이다. 공간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연구 협력관처럼 새로 지어지는 건물 안에 학생 공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현 총학의 아쉬웠던 점 혹은 이어나가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현 총학의 경우 일을 진행할 때 모든 우려 점을 생각하다 보니 결국 학생들에게 해결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학생들의 힘을 모으지 못해 학교에 대응하는 힘도 부족해져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 이어나가고 싶은 활동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다. 학소위를 설립한 건 굉장한 용기였다고 생각한다. 학소위에서 대응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 실제로 학소위가 생기면서 이 기관을 통한 많은 폭로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학소위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발전시켜 학소위와 함께 학내 인권 문제에 대응하고 싶다.

 

- 이화 구성원들과는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학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것도 하나의 소통 방식이라고 볼 수 있지만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학생회 활성화가 필요하다. 과 학생회도 각각 다른 특성이 있기에 과 특성별로 이해해야 한다. 단과대학운영위원회(단운위) 존재 여부부터 시작해 과별로 논의하는 과정도 학생회마다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총학이 일괄적으로 안건을 결정하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또한, 단대, 과 학생회의 경우 단운위때만 만나는 등 총학과 자주 소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총학이 단대나 과 학생회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그러면 단대별로 계획이나 요구안을 받아서 토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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