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라는 모습 외에 일상 이야기는 ‘해피 아가리’ 채널에 담아내
PD라는 모습 외에 일상 이야기는 ‘해피 아가리’ 채널에 담아내
  • 한채영 기자, 김지연 기자
  • 승인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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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주제도 다르게’ 뉴스 미디어 개척하는 스브스 ‘재재’, 이은재PD를 만나다
SBS 스브스뉴스 이은재 PD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SBS 스브스뉴스 이은재 PD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재재 월급 좀 올려주세요!”

유튜브에 스브스뉴스 문명특급 영상이 게시될 때마다 빠짐없이 달리는 댓글이다. 뉴스 미디어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스브스뉴스, 구독자 수 7만을 넘은 유튜브 개인 채널 ‘해피 아가리’. 이 두 채널이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급격하게 성장한 중심에는 ‘재재’가 있었다. 지난 8일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SBS 본사 건물 근처 카페에서 재재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이은재(사학·16년졸)씨를 만났다.

스브스뉴스의 간판 진행자이자 개인 채널 해피 아가리의 크리에이터인 이씨가 연예인은 아닌지, MC 직만 맡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묻자, 이씨는 멋쩍게 웃으며 PD라고 답했다.

“스브스뉴스에서 맡고 있는 직책은 PD고요, 별도로 개인 채널 해피 아가리를 운영하고 있어요”

현재는 스브스뉴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맡고 있는 그지만, 사실 처음부터 언론직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건 아니다. 언론홍보영상학과 공부를 하지도, 관련 활동을 하지도 않았다. 사학과를 졸업한 그가 언론사에 취직한 것은 모두 예상치 못한 우연이었다.

“언론사에 취직한다는 건 사실 그 전에는 생각해보지도 않은 진로였어요. 사학과를 전공했거든요. 그런데 졸업한 후에 전공과 관련해서 할 일이 없는 거예요. 차선책으로 이전에 공부했던 광고홍보전공과 연계해 광고 회사를 들어갔는데, 그것도 저와 맞지 않아서 2주 만에 관뒀어요. 알바라도 해볼까 채용공고를 알아보다 우연히 SBS에 지원하게 됐고,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그가 참여하고 있는 스브스뉴스는 여러 언론사가 시도했던 ‘버티컬 브랜드’ 사례 중 가장 성공한 기획으로 손꼽힌다. 기존의 미디어 브랜드가 가졌던 경직된 형식이나 소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버티컬 브랜드만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스브스뉴스 콘텐츠인 문명특급, 탐사보도 등이 바로 그런 시도의 일부다. 

최근 게시된 문명특급  ‘두발 자유 반대하는 국회&학부모 도장 깨기’ 편 역시 기존의 미디어가 하지 못했던 과감한 기획으로 구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영상에서 이씨는 기성세대에게 왜 학생들의 두발 자유권을 반대하는지 질문한다. 노란색과 초록색이 섞인 가발을 쓴 채로 말이다. 그는 고등학생 두 명과 함께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와 국회의원을 찾아가 거침없이 두발 자유에 대한 의견을 묻고, 학생들과 같이 의견을 피력한다. 

그렇다면 그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기획은 무엇이었을까. 이씨는 주저없이 문명특급의 ‘박원순 서울시장’ 편을 꼽는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들의 삶에 더 가까워지고자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한 달 동안 생활하게 됐다는 것이 언론에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냐며 비판이 일었다. 이에 이씨는 쇼인지 아닌지 박 시장에게 ‘직접’ 묻겠다며 당장 팀을 꾸려 현장을 찾아갔다.

“박원순 시장 편은 폭염주의보에 냉방기가 없는 옥탑방에 가서 1시간 동안 인터뷰를 해서 기억에 남네요. 정치인들을 만나서 인터뷰하는 게 어렵지 않냐고요? 그렇지는 않아요. 그들을 떠받들어야 하는 높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가. 그냥 동등한 입장으로 만난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라고 생각해요.”

기존 언론에서 박원순 시장 인터뷰를 다룬 기사나 영상은 많았지만, 문명특급의 ‘박원순 시장’ 편만큼 많은 호응을 받은 기획은 없었다. 이처럼 똑같은 인물, 주제를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그는 구성 회의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회의 주제다.

“새로운 주제나 관점을 포착해서 뉴미디어에 담는 것도 사실 간단한 작업은 아니에요. 뉴미디어는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했고,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어느 선까지 허용되는지 선례를 찾기가 힘들어서 우리 스스로 개척해야 하거든요. 저희가 하는 웹 예능 콘텐츠도 사실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스브스뉴스 이전에 비슷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주제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생각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아무리 버티컬 미디어라고해도, 언론사인만큼 특정 분야의 주제들은 다루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씨는 개인 채널 해피 아가리를 시작한 것도, 사실 이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회사에서 발제하다보면 ‘이런 건 네 개인계정에나 올려라’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그 말을 듣고 채널 해피 아가리를 시작했어요. 스브스뉴스에서는 다루지 못하는, 편하게 일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독자들과 소통하는 컨텐츠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는 PD로서의 모습 외에 일상 이야기를 담은 채널 해피 아가리가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고 말한다. 구독자들이 우울할 때마다 보면 웃게 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길 때마다 생각지 못했던 보람과 뿌듯함도 느낀다.

그렇다면 이씨의 최종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2018)의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가 ‘유명한 스타가 아닌 전설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한 것처럼 족적을 남길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는 것이라고 답한다.

“세상에 족적을 남기는 것 외에 이화인들과 오순도순 살 수 있는 이화타운을 만드는 것도 제 목표 중 하나예요. 제가 이화인들을 위해 세상 어느 한 구석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벗들, 응원과 하트를 보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