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연세대와 더불어 「(흉아리 지도자)갈소사전」을 소장한 유일한 대학이다. 이를 열람하기 위해 지난 12일 중앙도서관을 방문한 주한 헝가리 초머 모세 대사를 인터뷰했다.

 

-연구 분야가 한국 역사·정세이고, 헝가리에서 최초로 한국학과를 설치했다고 들었다. 당시 생소한 나라였던 한국에 특별히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는가

역사학과 국제 정치학을 전공했다. 역사학을 공부하면서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과 그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1990년대 헝가리에서는 중국,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고 정보도 있었던 반면 한반도 역사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당시 중국과 일본 가운데에 있는, 우리와 비슷한 작은 나라에 공통점이 있다고 느꼈고 관심이 생겼다. 헝가리도 독일과 러시아라는 강대국들 사이에 위치한 작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 후 한반도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1990년대 헝가리에 한국인이 많지 않아, 3년간 한국어를 독한 후 2000년에 한국에 오게 됐다.

 

-「(흉아리 지도자)갈소사전」이라는 고서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는가

과거 북한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헝가리인이 이 책에 대해서 말해준 적이 있다. 그때는 북측에도 없다고 들었고 남측에도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시간이 흐른 후 이화여대 도서관에서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헝가리 독립사의 상징인 코슈트 라요시(Kossuth Lajos)를 다룬 책을 직접 보고, 내용도 알아보고 싶어 방문하게 됐다. 이 책이 1908년에 나왔다는 사실이 가장 흥미롭다. 1908년은 한반도 역사에서 아주 힘든 시기였기 때문이다.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을 거치며 한국 독립운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연구한 바 있다. 그래서 이 책이 1908년에 발간됐을 때 과연 코슈트 라요시라는 헝가리 독립운동가의 이야기가 한민족의 독립운동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어떤 모델이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주한 헝가리 대사로서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을 맞은 소감은 어떤가

2019년에 한-헝 수교 30주년이 된다. 1989년 당시, 사회주의 국가 중에서는 헝가리가 처음으로 외교 수교를 맺었다. 이는 매우 역사적이고 의미가 있는 일이다. 30주년을 맞아 헝가리 정부는 부다페스트에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고, 우리 주한 헝가리 대사관은 서울에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학자로서, 개인적으로도 한-헝 관계에 대해 몇 권의 책을 낸 적이 있을 만큼 관심이 많다. 한-헝 관계를 소개한 책인 「한반도를 방문한 헝가리인들의 기억비망록(2009)」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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