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본 독도] 아름다운 우리 섬, 국토 최동단 독도 탐방기
[기자가 본 독도] 아름다운 우리 섬, 국토 최동단 독도 탐방기
  • 전혜진 기자
  • 승인 2018.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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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에 보이는 게 독도야?” “맞는 것 같은데? 대박!”

울릉도에서 출항한 지 약 1시간 만에 독도가 보이기 시작하자 선내가 술렁였다. 망망대해 위에서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독도에 승객 몇몇은 뱃머리와 가까운 창문에 붙어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서울에서 울진까지, 울진에서 울릉도까지, 그리고 울릉도에서 또다시 독도까지. 서울을 떠난 지 약 13시간 만이었다. 긴 여정이었지만 눈앞에 우두커니 선 독도를 보니 피로가 모두 씻겨나가는 듯했다. 11월2일 오후1시30분, 독도에 입항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독도 탐방은 ‘독도수호국제연대 독도아카데미’(독도아카데미) 주최로 11월 첫날부터 1박 3일간 진행됐다. 2007년 4월 개교해 올해로 40기를 맞은 독도 아카데미는 대학생의 영토주권 이론 교육과 독도 탐방 훈련을 제공해왔다. 2011년부터는 ‘독도아카데미 high school’을 개교해 고등학생의 독도 탐방도 시작됐다. 이번 탐방은 애초 10월에 예정돼 있었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미뤄진 끝에 재개됐다. 본지 기자 5명은 독립운동유공자 후손과 대학학보사 기자들로 구성된 독도아카데미 40기에 참여해 독도를 탐방했다.

△ 독도로 가는 길

11월1일 오후11시50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독도아카데미 40기 단원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독도아카데미 운영진과 독립운동유공자 후손, 본지 기자를 포함한 대학 학보사 기자 등 약 30명을 태운 버스는 경상북도 울진군에 있는 후포항으로 향했다.

새우잠을 자며 약 4시간을 달려 도착한 후포항의 새벽 공기는 차가웠다. 긴 이동시간에 지친 단원들은 아침밥을 먹을 식당으로 이동해 잠시 눈을 붙였다. 휴식을 취한 뒤 아침 먹기 전 일출을 보러 식당 뒤편 언덕으로 올라갔다. 불그스름한 지평선을 보며 10분쯤 기다렸을까. 구름 한 점 없이 갠 하늘에 말간 해가 떠올랐다. 언덕 위 정자에 옹기종기 모인 단원들은 화창한 앞날을 예견하듯 붉게 타오르는 해를 보며 성공적인 독도 입도를 바랐다.

아침을 먹고 후포항 터미널로 이동했다. 울릉도행 ‘씨 플라워호’를 타기 전 멀미약을 챙기는 단원도 있었다. 가끔 돌고래가 출몰하니 밖을 잘 주시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2시간이 조금 넘는 항해 내내 바다는 잔잔했다. 파도를 따라 적절히 출렁이는 배의 움직임은 요람 안에 들어와 있는 듯 느껴졌다. 언제 멀미를 걱정했나 싶을 정도로 단원들 대부분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울릉도에 도착해 터미널에서 간단히 점심 도시락을 먹고 곧바로 다시 독도행 배에 승선했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는 87.4km. 배로 약 1시간 20분이 걸리는 거리였다. 배를 탄 지 한 시간쯤 지나자 뱃머리 너머 망망대해 위에 우두커니 선 독도의 모습이 보였다. 선내에서는 ‘독도는 우리 땅’과 ‘홀로 아리랑’ 노래가 흘러나왔다. 점점 가까워지는 독도를 보며 노래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뭉클해지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뜨거운 감정이 느껴졌다.

독도에 가까워졌음에도 배 접안에 실패하면 섬 주변 선회관광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독도를 코앞에 두고도 들어가지 못할 수 있다는 말에 승객들은 침을 꼴깍 삼켰다. 실제로 1년에 독도에 입도할 수 있는 날은 고작 40~60일에 불과하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독도 땅을 밟을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우려도 잠시, 배는 성공적으로 독도에 접안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동도 선착장에 하선하자 화창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관광객을 맞아주었다. 독도와의 만남을 축하하듯 완벽한 날씨였다.

10월25일 독도의날을 맞아 2일~3일 독도 아카데미와 대학 학보사 기자, 독립운동 유공자와 후손 약 30명이 독도를 방문해 독도 경비대에게 ‘독도 로션‘을 전달했다. 사진은 독도 탐방 참여자들이 독도 입도를 기념해 단체촬영하는 모습.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10월25일 독도의날을 맞아 2일~3일 독도 아카데미와 대학 학보사 기자, 독립운동 유공자와 후손 약 30명이 독도를 방문해 독도 경비대에게 ‘독도 로션‘을 전달했다. 사진은 독도 탐방 참여자들이 독도 입도를 기념해 단체촬영하는 모습.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 독도에서 외치는 우리 땅

독도에 발을 디뎠다는 감격도 잠시, 관광객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독도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20분. 짧은 시간 안에 독도의 모습을 담으려면 서둘러야만 했다.

가까이서 본 독도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섬 곳곳에 산재한 기암괴석은 눈부시도록 푸른 바다 위로 부서지는 햇살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뤘다. 대한민국 국토의 최동단인 독도는 해저에서 솟아오른 용암 작용으로 생성돼 크게 동도와 서도, 그리고 각기 다른 모양의 89개 암석으로 구성돼 있다. 겉보기에 아름다울 뿐 아니라 약 80종의 식물과 22종의 조류, 37종의 곤충이 서식하며 섬 주변에는 약 100종의 어류 등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산다고 하니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도 놀랍지 않다.

아름다운 독도의 모습에 취해갈 때 즈음 단체 사진 촬영이 이뤄졌다. 독도아카데미 단원들은 ‘독도야 지켜줄게, 걱정 마!’, ‘독도는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입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곳곳에서 관광객의 사진을 찍어주는 독도 경비대의 모습도 보였다. 독도를 지키는 독도 경비대는 군인이 아닌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경비대 소속 의무경찰이다. 이는 독도가 분쟁지역이 아닌 명백히 우리 영토임을 보여준다. 단체 사진 촬영 이후 독도 아카데미 단원들은 독도 경비대에게 ‘독도 로션’을 전달했다. 독도 아카데미를 꾸준히 후원해온 화장품 쇼핑몰 ‘라운드 랩’의 독도 로션을 전달받은 독도 경비대는 환한 웃음으로 감사를 표했다.   

독도경비대는 1개 소대 규모의 병력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일본 순시선 등 외부세력 침범에 대비해 첨단 과학 장비를 이용, 24시간 해안 경계를 하고 있다. 독도 경비대는 자원 후 시험과 면접을 거쳐 선발된다. 독도 경비대로 근무한 지 19개월 된 박병호(25)씨는 “독도에서 근무하며 지칠 때도 있지만, 관광객들이 왔을 때 가장 힘을 얻는다”며 “독도를 대한의 아들이 와서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며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도 경비대원 정하성(22)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도가 우리나라 땅인 것은 다 아는데, 왜 우리나라 땅인지는 잘 모른다”며 “독도가 우리나라 땅인 이유와 그리고 일본이 왜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지 등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복을 입고 독도를 찾은 독도아카데미 단원도 있었다. 고등학생 때 ‘독도아카데미 high school’로 시작해 이번이 3번째 독도 방문이라는 선문대 정혜선(역사문화콘텐츠·18)씨는 “독도를 4년 만에 왔는데도 모습이 그대로라 뭉클했다”며 “한복은 평소 좋아하기도 하지만 한복을 입고 독도에 오면 더 애틋한 마음이 들기 때문에 다음에도 방문하게 되면 또 한복을 입고 오고 싶다”고 말했다.   

독도에서의 20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출발을 알리는 배의 경적이 울리자 단원들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발걸음을 옮겼다. 독도와 짧고 강렬한 만남 이후 울릉도로 돌아가는 배 안에서 독도에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는 독도 경비대원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자라며 수없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독도에 대한 관심과 지식은 적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지난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었다. 독도의 날은 고종황제가 1900년 10월 25일에 대한제국칙령 제41호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고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 독도의 날을 나흘 앞둔 21일에는 아내와 함께 독도를 지켜온 유일한 민간 주민이었던 김성도씨가 별세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일본에서 독도 지배권을 확인시킨 안용복, 일제 강점기 이후 독도 의용수비대를 조직한 홍순칠, 지금 이 순간도 독도를 지키고 있는 독도 경비대원들, 그리고 마지막까지 독도를 지키다 떠나신 김성도씨까지. 독도에 다녀오고 나니 이들의 노력에 더욱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 이들처럼 직접적인 노력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독도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배우고자 한다면 독도는 더 이상 ‘외로운 섬 하나’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