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관 담배 나무’ 앞에서 흡연 시 3층까지 냄새 올라와
‘포관 담배 나무’ 앞에서 흡연 시 3층까지 냄새 올라와
  • 이수빈 기자, 박서영 기자, 이수진 기자
  • 승인 2018.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흡연구역 장소 선정 중, 도입 시기는 아직 미정

이화·포스코관(포관) 1층 연구동 앞 나무, 조형예술관 C동 앞, 종합과학관 현대자동차동 입구 오른쪽, 학관 십자로 앞 벤치, 학생문화관 앞 숲. 이곳들은 교내에서 흡연자들이 주로 흡연을 하는 곳이다. 교내에는 이 외에도 구성원들이 암암리에 담배를 피우는 장소, 일명 ‘담배 스팟(Spot)’이 각 단과대학 건물 주변에 있다.

포관 1층 연구동 앞 나무는 담배와 관련된 특별한 애칭도 갖고 있다. 바로 ‘포관 담배 나무’. 포관을 향해 오르막길을 걷다 보면 나무 주변에 둘러앉아 흡연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것에서 유래됐다.

국민건강증진법 ‘공중이용시설에서의 흡연 금지’ 규약에 따르면 대학교 건물 안은 금연구역이다. 이는 간접흡연 피해를 방지하고자 정해진 법령으로 이를 위반할 시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대학 캠퍼스의 실외 지역에 대한 금연구역 규정은 정해져 있지 않아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본교는 캠퍼스 실외 지역에 흡연 및 금연구역 설정이 돼있지 않다.  

본지(1482호 2014년 9월29일자)는 약 4년 전 실외에 지정된 흡연구역이 없어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허나 4년이 지난 지금도 간접흡연으로 인한 불만은 여전했다. 실제로 지난 4일 오후12시30분~1시30분 경까지 약 1시간 동안 포관 1층 연구동 앞 나무와 학관 십자로 앞 벤치를 관찰한 결과 각각 6명, 11명이 담배를 피웠다. 학관 십자로 앞 벤치는 ‘환경오염정화구역’으로 교외 휴게 공간에서 흡연 삼가를 권하는 팻말을 세워져 있지만, 학내 구성원들은 여전히 그 앞에서 담배를 피웠다.

포관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ㄱ씨는 “점심 시간 직후와 저녁 시간에 학생, 교수, 연구원 등이 나와 나무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는 한다”며 “법적으로 지정된 금연구역은 아니기에 특별한 제재는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evertime.kr)에는 간접흡연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게시물에는 “학관 앞을 지나갈 때마다 간접흡연이 심하다”며 “이런 글이 꾸준히 올라와도 바뀌는 게 없다”고 쓰여있다. 이윤진(뇌인지·17)씨는 “수업을 위해 근처를 오갈 때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때문에 숨을 참고 다닌다”며 “담배 냄새가 날 때면 정말 괴롭다”고 말했다.

지난 학기 학관 109호에서 수업을 들었던 허은(커미·17)씨는 “수업 시간 도중 밖에서 담배 냄새가 들어온 적이 있다”며 “밖에서 들어오는 담배 냄새로 집중이 흐트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서 들어오는 냄새냐, 창문을 닫아야 하느냐 등 웅성거리는 학생들의 목소리로 수업 분위기도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수업 도중 학관 벤치에서 핀 담배 연기가 1층 교실까지 들어와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흡연을 주의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8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학관 경비실에 문의한 결과 학관 벤치에서 학관 건물까지의 거리는 약 15m에 불과했다. 서울특별시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를 살펴보자 금연 건물 출입구 및 경계선으로부터 지정된 금연범위는 없었다. 이로 인해 각 자치 단체별로 건물로부터 지정된 금연범위가 차이가 발생했다. 그 예로 관악구와 금천구의 경우 공중 이용시설의 건물 출입구로부터 20m 이내 구역은 흡연을 규제하고 있지만,  본교가 속한 서대문구는 해당 기준이 설정돼있지 않다.

이에 4일 기자가 직접 확인한 결과 학관 앞 벤치에서 담배를 피우면 108호, 109호 창가에는 담배 냄새가 났다. 또한 포관 1층 연구동 앞 나무에서 3명이 담배를 피웠을 때는 포관 3층 교실 창가에서 담배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건강 및 질병 정보에 따르면 간접흡연은 흡연 시 발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건강 장애를 유발한다. 성인의 경우 폐암과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청소년과 영유아의 경우 폐 기능이 감소하고 천식이 악화되며 폐렴 등에 걸릴 수 있다.

교내 별도 흡연구역 마련을 요구하는 비흡연자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임주현(영교·16)씨는 “건물 이동을 할 때마다 담배 냄새에 그대로 노출돼 얼굴이 찡그려진다”며 “공식적인 흡연구역이 있어야 비흡연자와 흡연자가 분리되고 비흡연자의 혐연권도 흡연자의 자유도 모두 존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흡연자뿐 아니라 흡연자들도 교내 흡연구역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수민(조소·17)씨는 “학교에 흡연구역이 없어 암묵적으로 다들 흡연하는 구역에서 피우고 있다”며 “결국은 비흡연자로부터 기분 나쁜 눈총을 피할 수 없어 힘들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ㄴ(커미·17)씨는 “그동안 교내에 지정된 흡연구역이 없어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마찰이 많았다”며 “흡연 부스가 하나라도 있으면 서로 간의 마찰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처 안전팀 관계자는 “타 대학의 사례를 살펴본 결과 흡연 부스 내의 공조 시설 부족, 답답함 문제 때문에 부스의 활용도가 떨어져 현재는 흡연구역 지정을 검토 중에 있다”며 “교내에서 흡연구역 설정 규정에 맞는 장소를 찾고 있어 구체적인 도입 날짜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