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법을 친근하게, 법학 연구소
낯선 법을 친근하게, 법학 연구소
  • 전혜진 기자
  • 승인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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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우리는 법과 얼마나 친근할까. 인식하지 못할 만큼 많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에게 법은 아직도 어렵고 낯선 영역이다. 넓은 분야인 만큼 다양한 세부 영역을 가지고 있는 학문이지만, 법 전반을 다루고 연구하며 다양한 학술 활동을 진행하는 본교 연구소가 있다. 5일, 법학관 4층의 법학연구소를 찾았다. 

법학관은 지대가 높아 중앙도서관이나 기숙사를 다니며 겉에서 보기는 했지만, 평소 들어갈 일이 없어 내부를 보기는 처음이었다. 건물 안을 빙 두르고 있는 계단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내려 403호 법학연구소의 문을 두드렸다.

법학 연구소 안은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다양한 장비와 실험실로 구성돼 있었던 이전의 연구소들에 비해 법학 연구소는 단일 공간의 아늑한 분위기였다. 입구에 들어서자 왼쪽으로는 연구교수의 자리와 책장이 있었고, 오른쪽으로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 세 명의 자리와 연구소에서 발간한 문집이 꽂힌 책장이 있었다.

정면으로 보이는 책장에는 연구소에서 개발한 교재와 여러 학회지, 행사 자료, 국가기관 보고서 등이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연구소 구성원들이 회의 때 사용한다는 책장 앞에 놓인 긴 원탁 테이블 의자에 앉아 장선미 연구원, 하민정 연구원, 이경은 연구원에게 법학 연구소의 이모저모를 물었다.

법학 연구소 이경은 연구원, 허민정 연구원, 장선미 연구원(왼족부터)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법학 연구소 이경은 연구원, 허민정 연구원, 장선미 연구원(왼쪽부터) 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법학 연구소가 주로 하는 일은 학술 잡지 발행, 학술 행사 진행, 학술 대회 기획 및 개최다. 연구소 안에도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학술 행사를 홍보하는 엑스 배너 2개가 마련돼 있었다. 파란 글씨로 ‘여성 정치, 우리가 해요!’라고 적힌 이 배너는 ‘한국 여성 정치 시민대학’이라는 행사였다. 장 연구원은 “올해로 2년째 진행하고 있는 한국 여성 정치 시민대학은 우리 연구소와 여성단체들, 그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동주최해 여성 정치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하며 “기본적인 정치 소양부터 실제로 입법할 수 있는 법률 지식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12월12일까지 세 달간 진행된다.

학술지 발행도 법학 연구소의 중요 업무 중 하나다. 법학 연구소에서는 1년에 4번씩 ‘법학논집’을 발행한다. 법학논집은 1996년 5월에 창간호를 발간한 이래 매년 2회씩 발행되다가 2009년부터는 매년 4회씩 발간되고 있다. 법과 관련된 학술 논문을 투고 받아 심사를 거쳐 통과되면 논집에 싣는 방식이다. 주제는 법과 관련되기만 하면 로마법, 국제 인권법, 브라질의 법제도, 공공갈등관리체제 등 굉장히 다양하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 역시 이 법학논집과 관련 있다. 장 연구원은 “현재 법학연구소 홈페이지에서 PDF 파일로 법학논집을 볼 수 있지만, 홈페이지 키워드 검색으로 법학논집을 볼 수 있게끔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라며 “현재 홈페이지 또는 다른 웹페이지를 만들어 시행할 예정이고 실제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내후년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법학 연구소는 법학전문대학원 소속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로스쿨보다는 일반대학원 트랙에 가깝다. 장 연구원은 “흔히 법학전문대학원이라고 하면 로스쿨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법전원 내에는 여러 트랙이 있다”며 “일반대학원 트랙, 로스쿨 트랙, 학부에서 배우는 ‘공공정의와 리더십’ 트랙 등이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이 전문석사 트랙으로 변호사와 같은 길로 나간다면 일반대학원은 학술트랙으로 행정법, 헌법 등 개별 전공을 심층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한다. 이곳 법학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모두 법학전문대학원의 일반대학원 트랙을 이수했다.   

본교는 법학전문대학원 신설로 2009년부터 법학과 학부생을 받지 않았기에 학부생들에게 법 분야는 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장 연구원에게 학부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법학 연구소의 활동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의 ‘ICT 모의분쟁조정 경연대회’를 꼽았다.

“법은 반드시 재판만을 통해 실현되는 게 아니라 조정, 중재 등을 통해서 실현되기도 하거든요. ICT 모의분쟁조정 경연대회에서는 실생활에서 온라인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바탕으로 사건을 구성해 분쟁 조정 방식을 겨루죠. 작년에는 온라인 쇼핑에서 산 겨울옷을 봄에 환불한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분쟁상황을 다뤘던 팀이 기억에 남네요.”

ICT 모의분쟁조정 경연대회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모두 참가 할 수 있다. 올해 대회는 다음 달 2일에 개최돼 현재 참가팀을 모집 중이다. 장 연구원은 법학관에서 대회가 열리니, 꼭 대회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학부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와서 참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법대가 학교 지대 상 높이 있다 보니 그만큼 학생들이 심적으로도 더 멀게 느끼는 것 같다”며 웃는 장 연구원에게 마지막 한 마디를 부탁했다.

여성 정치 인제를 양성하는 프로그램 ‘여성 정치 시민대학’을 홍보하기 위한 엑스 배너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여성 정치 인제를 양성하는 프로그램 ‘여성 정치 시민대학’을 홍보하기 위한 엑스 배너 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법은 생각보다 그렇게 멀리 있지 않아요. 우리가 다니는 이화여대도 사립학교 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이고, 작게는 일상에서 신호등 하나를 건널 때도 도로교통법이 적용되는 것이죠. 그만큼 일상적이고 다양한 법에 이화인 여러분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법학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보시면 재미있는 법의 세계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연구원들도 계속 많은 사람이 법을 사랑하도록 작게나마 기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