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사이에 낀 과일(빵낀과)’, ‘소오밥집’, ‘포포나무’ 

사이에 과일(빵낀과)’, ‘소오밥집’, ‘포포나무

본교생이라면 번쯤은 들어봤을 음식점들이다. 십년 이상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점포들이다 점포가 꾸준한 인기를 얻은 비결은 본교 글로벌 전략학회 DECK 학회원들과 함께 분석해봤다. 31~930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everytime.kr) 음식 추천 게시판벗들의 맛집 7개월간 업로드 리뷰를 살펴보면, 점포마다 평균 33개의 리뷰가 등록됐다. 별점은 빵낀과가 평균 4.4점을 받았고, 소오밥집과 포포나무는 각각 평균 4.7점과 4.5점을 받았다.

분식집 ‘빵 사이에 낀 과일’에 손님들이 남기고 간 포스트잇 메시지들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분식집 ‘빵 사이에 낀 과일’에 손님들이 남기고 간 포스트잇 메시지들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빵낀과의 장수 비결을 DECK는 ‘4P’로 이뤄진 마케팅 믹스 개념을 통해 분석했다. 해당 사례의 경우 마케팅 믹스(Product, Place, Price, Promotion) 중 상품(Product)의 요소인 서비스에서 골목식당 특유의 유대감과 친밀감으로 고객경험관리(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를 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충성도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으로, 현재 기업들의 주요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특히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에 소개되는 미담들은 평판 관리와 장기적인 이윤 추구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작년 9월 폭우가 내리던 날 에브리타임에 재학생들에게 우산을 선뜻 건네준 박씨의 미담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공대에서 내려오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비를 맞고 이씨씨 게이트 앞에 서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오셔서 우산을 건네주셨다”라며 “어디로 돌려주면 되냐고 물으니 빵낀과 아주머니라며 돌려주고 싶으면 가져오라고 하셨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이런 미담은 해당 점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 고객 유지에 기여한다. 단발적인 수익 추구와 무관하게 평판을 관리하거나 장기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기업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과 유사하다. CSR 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기업 활동에 영향을 받거나 영향을 주는 직·간접적인 이해 관계자에 대해 법적, 경제적, 윤리적 책임을 감당하는 경영기법을 말한다.

 

점주의 한 마디

박춘희(63·여·서울 영등포구)씨, “재학생뿐만 아니라 그 학생들이 졸업해서도 꾸준히 찾아와 졸업생 단골도 많은 편이다. 해마다 가정사까지 터놓고 이야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소오밥집’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손님들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소오밥집’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손님들
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소오밥집은 타겟팅한 고객층의 특성을 매장 운영에 반영해 단골 유지를 하는 데 성공한 사례다. 주고객층은 혼밥을 하는 본교 학생들이다. DECK 진하은(커미·16)홍보부장은 소오밥집의 ‘혼밥학생’을 위한 테이블과 벽면 대시보드 등의 매장 구성에 대해 혼밥하는 학생이 많은 재학생의 특성상 타깃 고객층에 충실한 전략을 인테리어에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소오밥집은 넓은 공간으로 이전한 후에도 가로로 긴 테이블만을 두고 있다. 독특한 테이블 구조에 대해서는 “점주 입장에서는 회전율도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벽면 대시보드는 학생들이 기다리며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메모를 남겨 부착할 수 있도록 했고 고민도 끄적이는 학생들이 있다.

또한 포인트 적립 시스템은 대표적인 단골 유지 방법으로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해 친밀도를 쌓고 고객의 충성심을 형성하는 기능을 한다. 가게 이전 후에 소오밥집에서는 포인트 적립 시스템을 도입해 구매 금액의 3%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포인트 적립을 통해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대표적인 사례로 스타벅스가 있다. 음료를 구입할 때마다 별을 주는 시스템은 방문 유도와 지속적 관계 형성을 통해 ‘단골’을 만드는 기업의 전략이다.

 

점주의 한 마디

이인영(55·여·서울 서대문구)씨,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에 자식을 대하듯이 최대한 집밥 느낌의 요리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며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음식을 만들려 한다”

 

학생들이 ‘포포나무’ 안에 붙인 동아리 홍보 포스터들 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학생들이 ‘포포나무’ 안에 붙인 동아리 홍보 포스터들
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포포나무는 사업 다각화와 교내 동아리 후원을 통해 소비자를 확대하며 고객과의 상생에 성공한 사례다. 기업이 사업 다각화를 하는 방법에는 시장을 확대하는 것과 제품을 확대하는 것이 있다. 다른 소비자층을 만나거나 다른 제품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포포나무의 경우 기존 소비자를 그대로 유지하는 상태에서 다각화를 시도했다. 따라서 음식 가격에 민감한 대학생 소비자의 특성상 가격은 그대로 저렴하게 유지하며 유동인구가 많은 학교 정문과 가까운 건물 1층으로 추가 점포를 개업했다. 대신 신메뉴를 추가하며 제품을 확대함으로써 소비자를 확대하고 ‘두 번째 포포나무’와 같은 가게 이름을 붙여 기존의 인지도는 그대로 가져가는 전략을 취했다.

교내 동아리를 후원해주는 활동은 단순 홍보보다는 학생과의 상생을 위한 것이다. 황씨는 중앙동아리 ‘예율회’를 포함해 교내 동아리들에 후원금도 전달하고 있다. 대학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윤추구 활동을 하는 식당에서 다시 학생들에게 환원해주고자 하는 목적이다. CSR 활동과 일맥상통한다고도 볼 수 있다. 재학생들도 교내 동아리를 후원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해당 식당을 더욱 선호하게 되는 식으로 영향을 준다.

 

점주의 한 마디

황윤숙(59·여·서울 서대문구)씨, “가격을 높이는 것보다 점포 수를 늘려 가격은 그대로 저렴하게 유지하는 것이 학생들과 우리가 상생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세 가지 음식점의 사례에서 살펴본 영업전략은 모두 ‘학생 친화적’이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저렴한 가격, 친절한 서비스, 혼밥하기 좋은 분위기가 모두 소비자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했음을 보여준다. 학교 앞 상권 중 이를 지키지 못한 점포들은 일찍이 사라지기도 한다. 위생문제나 식당 종업원의 언행 문제로 불매 리스트에 오른 식당들이 대표적이다.

DECK은 SNS를 통한 기업마케팅 활동이 유행인 시점에서 세 음식점은 모두 음식점 차원의 직접적인 홍보 없이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을 도출해냈다. 그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세 음식점의 주 소비자에 주목해야 한다. 모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SNS 마케팅은 고정된 소비자가 있는 상권보다는 유입되는 소비자가 많은 상권에서 다수의 불특정 소비자를 타깃으로 실시된다. 홍대 상권과 비교했을 때 본교 앞 상권은 한정적인 소비자를 보유한다. 재학생 대상의 상권은 입소문이 중요하고 특히 본교의 경우 혼밥이 자유로운 학내 분위기와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이화이언(ewhaian.com)의 발달로 입소문이 잘 나는 환경이다. DECK 학회원들은 “빵낀과, 소오밥집, 포포나무는 타깃 소비자 분석을 적절하게 매장 운영 전략에 반영한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해 이화의 역사와 함께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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