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방법으로 저렴한 학식 제공하는 세종대, 서울대, 동국대 학생식당 현황

9월10일 생활관 학생 식당 앞에 대자보가 붙었다. 학생 식당이지만 정작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간과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본교 JJ케이터링 측은 최저임금 상승과 물가 인상으로 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같은 상황 속 저렴한 가격과 고 맛으로 유명한 타대 학생 식당은 분명 존재한다. 이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본교 학생 식당에도 변화가 찾아올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세종대, 서울대, 동국대를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꼼꼼한 거래처 선정으로 저렴한 학식 제공하는 세종대 식당

세종대 학생회관 식당은 본교 생활관 식당, 한우리집과 식당같이 외부 업체가 식당을 운영함에도, 저렴한 원재료 공급처 모색 등을 통해 낮은 가격에 질 좋은 학식을 제공한다.

세종대 학생식당에서 판매하는 튀김새우알밥(4000원)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세종대 학생식당에서 판매하는 새우튀김알밥(4000원)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세종대 학생회관 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소금구이덮밥은 3500원, 새우튀김알밥은 4000원으로 모든 메뉴가 4500원 이하로 이뤄져 있다.

세종대 학생회관 식당을 이용하는 학생은 하루평균 2500명이다. 해당 업체가 운영하는 성신여대 학생식당 모니터링 결과 100점 만점에 90점을 받아 ‘우수’ 평가를 받았다. 해당 업체는 대학의 재정적 지원 없이 운영 중이다.

세종대 이병준(신문방송·17)씨는 “가격 대비 맛이 좋아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일부 메뉴는 포장까지 가능해서 자주 애용한다”고 전했다.

보통 위탁급식 운영 업체들은 거래처를 한두 곳만 정해 식자재를 공급받지만 세종대 학생회관 식당 운영업체인 산들푸드는 항목별로 식자재 거래처를 다르게 설정한다. 예를 들어, 농산물의 경우 가락시장에서 직접 상품을 확인한 후 매입 업체를 선택해 거래한다. 또한 인터넷으로 경매가를 매일 확인해 품질과 가격변동을 수시로 점검해 완만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냉동식품 경우 대형 브랜드 상품을 사용하지 않고 납품업체, 제조공장과의 직접 협의를 통해 OEM으로 생산해 유통이윤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들푸드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이윤을 최소한으로 한 박리다매 영업을 추구하고 있다”며 “발품을 팔아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원재료를 공급받는 것이 저렴한 가격의 음식을 제공하는 방법”라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 식당, 매점·기념품 수익으로 적자 메워

서울대는 생협이 적자를 감수하고 식당에 투자해 저렴한 학식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 식당은 생협, 외부업체, 교내 다른 기관 등 다양한 주체에 의해 운영된다. 서울대 내 식당 수는 총 25개이며, 그중 생협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식당은 16개로 전체 식당의 50% 이상이다.

 

서울대 학생식당에서 판매하는 제육볶음(외부인 대상 판매가격 4000원)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서울대 학생식당에서 판매하는 제육볶음(외부인 대상 판매가격 4000원)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서울대 학생회관(학관) 식당에서는 집밥 같은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 가지 반찬과 함께 제공되는 제육볶음의 가격은 4000원. 서울대 구성원이면 1000원 할인된 가격인 3000원에 맛볼 수 있다.

서울대 식당은 구성원, 비구성원 식대 차별을 두어 수익을 관리한다. 서울대 구성원은 외부인보다 800원~1000원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할 수 있다. 그러나 외부인 이용 비율은 5%가 채 되지 않아 수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서울대 김연주(동양·15)씨는 “기본적으로 메뉴가 대부분 저렴하고 다양하다”며 “메뉴 모두 평균 이상으로 맛있기 때문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전했다.

“저희 식당 적자가 정말 많은 편이에요. 적자를 많이 내면 좋은 음식을 저렴하게 낼 수 있어요. 간단해요.” 서울대 생협 김태숙 팀장은 식당이 낮은 가격에 질 높은 음식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이유를 이처럼 말했다. 서울대 생협 측에 확인한 결과 2017년 기준 직영식당의 적자는 약 18억이다.

김 팀장은 “적자를 매점이나 기념품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충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올해는 매점과 기념품 판매를 통한 이익으로도 적자를 충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대의 경우, 학교 측에서는 시험 기간에 운영되는 1000원 학식 이외에는 특별한 지원이 없다. 한편 서울대 생협 또한 동국대 생협과 마찬가지로 독립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국대, 독립적인 생협 운영 통해 저렴한 학식 제공

동국대는 동국대 생활협동조합(생협)이 학식을 총괄 담당해 학생들에게 저렴한 학식을 제공한다. 

 

동국대 학생식당에서 판매하는 제육볶음도시락(3000원) 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동국대 학생식당에서 판매하는 제육볶음도시락(3000원)
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동국대 학생식당 중 하나인 상록원에서 가장 저렴한 메뉴는 김밥과 원조라면이 1500원으로 이외에 대부분의 메뉴 역시 2000원~4000원 사이에 판매된다. 저렴한 가격과 맛을 겸비한 동국대 학식은 동국대 학생들의 끼니 해결방법의 47%를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

“동국대에서 저렴하고 맛있는 학식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아주 단순해요. 생협에서 학식 전체를 담당하기 때문이죠.” 동국대 생협 유재춘 팀장이 동국대 학식이 저렴하게 제공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동국대 고유경(회계·18)씨는 “단돈 2000원에 도시락을 먹을 수 있고, 맛도 좋아서 자주 이용한다”며 “미리 준비된 메뉴도 있어 시간 급할 때 정말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이예랑(불교학·18)씨도 “다양한 메뉴와 싼 가격으로 충무로까지 내려가서 굳이 사 먹을 필요가 없고 오픈 키친 형식이라 위생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며 학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동국대에서는 학생 식당 전체를 동국대 생협에서 운영한다. 생협은 학생, 교직원, 직원이 공동으로 출자해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법에 따라 비영리 법인을 만들어 학내 복지 매장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동국대 생협 유 팀장은 “생협의 신조 자체가 이윤을 남길 필요가 없기 때문에 판매 수익 및 운영비를 온전히 음식에 사용할 수 있다”며 “학생식당 운영의 90% 이상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부족한 부분은 매점, 자판기, 서점을 함께 운영해 나오는 수익으로 메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 씨는 “동국대는 회전율이 높고, 학생들이 굉장히 이용을 많이 하는 편이라 적자를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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