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온 이후 많이 방황했다. 물론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고, 그 중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꿈과 진로의 불투명함에 스스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갈피를 못 잡은 이도 있을 것이다.

중학교 1학년, 조금은 이르게 진로를 정한 나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3학년에 진로에 대해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 내 고민은 직업 소득 같은 현실적인 문제보다 전공에 대한 흥미와 적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예술 중학교와 예술 고등학교에서 6년을 보내며 조금은 두각을 보였던 내 재주만 믿으며 다른 꿈을 꾸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내가 알던 것과 많이 달랐고, 나의 민낯과 마주한 나는 수치심과 좌절감을 맛보며 방황했다.

이것이 2학년 1학기 때까지의 내 모습이었다. 3학년의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나는 여전히 어리숙하고 부족한 모습이 눈에 띄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본래 나의 전공을 사랑하게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내게 잘 맞는 길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달라진 데는 내가 전공 분야에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과 전공 교수님께서 하신 한마디가 큰 영향을 미쳤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하던 내게 선생님은 “다원 학생, 정말 좋아하는 것 맞아요? 좋아한다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밥 먹을 때에도 그 생각만 나야 해요.”라고 말씀하셨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글 쓰는 게 좋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나였는데, 6년 넘도록 하던 전공을 미련 없이 떨치고 나의 모든 것을 갖다 바칠 수 있을 열정을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가 없던 것이다.

이어 선생님은 내게 “지금 학생이 이론을 하던 시간만큼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그 분야에서 그만큼을 하고 있었어요. 그만큼 할 수 있어요?”라고 물으셨고,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내가 현재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정으로 나의 모든 것을 놓고 뛰어들 만큼의 애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인지. 불투명한 현실을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고 말한다. 물론 굉장히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에 더불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지’에 관한 사유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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