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유진 기자 youuuuuz@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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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있는 수업이 모두 몰려있는 목요일, 일본 츠다주쿠대(津田塾大) 야마시타 미치카(Yamashita Michika)씨는 아침 6시30분 잠에서 깨어난다. 기숙사에 사는 미치카씨는 이 시간에 문을 연 식당이 거의 없어 아침을 먹지 않거나 편의점에서 주먹밥이나 김밥을 사 먹는다.

준비를 마친 미치카 씨는 ‘학문 목적 한국어Ⅰ’ 수업을 들으러 학관으로 이동한다. 수업은 1, 2교시 연강.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평일 대부분의 아침 이곳에서 한국어를 공부한다.

“문법이나 단어를 배워요. 대학에서 외국 학생들이 발표할 때, 논문을 쓸 때 쓸 수 있는 한국어를 배우는 거예요. 지금 저는 한국어 5급인데, 처음 한국에 왔을 땐 3급이었어요.”

미치카씨의 ‘유학생을 위한 대학한국어1’ 교과서엔 ‘~와/과 마찬가지로’, ‘~와/과 달리 ~ㄴ/는다는 점에서 다르다/차이가 있다’ 등의 비교·대조표현이 소개돼있었고, ‘공통점을 먼저 서술하고 차이점을 나중에 서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며 실제로 글을 쓸 때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외국 학생들이 듣는 한국어 수업은 온라인 시험과 면접시험을 통해 수준이 정해진다. 한국어 능력 시험(TOPIK)은 1급부터 6급까지 있다. 높은 점수를 얻을수록 급수가 올라간다. 미치카씨는 지난 학기 3급을 끝내고 여름방학엔 본교 언어교육원에서 4급을 끝냈다.

한국어 수업이 끝난 후 3교시는 공강이다. 미치카씨는 주로 공강에 예습과 복습을 하거나 과제를 한다. 내년에 일본에 돌아가면 4학년이기에 취업을 위해 토익 공부나 채용정보 검색을 하기도 한다.

4교시엔 ‘북한 주민의 문화와 생활’이란 수업을 들으러 다시 학관에 간다. 이 수업을 한국 와서 꼭 들어보고 싶었다는 미치카씨는 “전공 중에서도 특히 북한, 남북문제에 관심이 있었다”며 “일본에는 북한에 대한 수업이 거의 없어 책으로만 배울 수 있었는데 한국에는 영상이나 자료가 많아 재미있다”고 말했다.

5교시는 다시 공강이다. 이때 미치카씨는 친구와 함께 얘기도 하고 밥도 먹는다. 일본에서 같은 대학교에 다니던 일본인 친구다. 전공도 똑같아 관심사가 비슷해 한국에서도 수업을 같이 듣기도 한다.

그 후 6교시, 미치카씨는 ‘동아시아의 역사분쟁과 한국사’를 듣는다. 미치카씨는 이 수업 또한 듣고 싶었던 수업이라고 전했다.

“독도 문제나 위안부 문제를 한국 입장에서도 배워보고 싶었어요. 들어보니 제가 모르는 게 정말 많더라고요. 일본과 한국 입장이 다른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배워보니 새로 알게 되는 게 많아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업이 모두 끝난 미치카씨는 국제 기숙사 세미나실에서 한 시간 정도 한국어 수업 팀 발표를 준비한다. 이후엔 친구와 놀러다니거나 과제를 한다. 미치카씨는 “신촌, 이대, 한강에 자주 간다”며“특히 한강에서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잠은 열두시나 한시 정도에 자요. 요즘은 잠 자기 전에 한 시간 책을 읽으려고 해요. 도서관에 외국인을 위한 한국 소설이 있거든요. 얇아서 하루에 한권정도 읽고 잠에 들어요.”

수업이 없는 금요일은 다음달에 있을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위해 친구와 함께 기출 문제를 풀면서 시험에 대비한다. 점심 이후엔 한글아씨를 통해 만난 한국인 친구와 함께 밥을 먹고 한국 명소를 방문하곤 한다. 미치카씨는 “내일(금요일)은 덕수궁에 갈 예정”이라며 웃었다.

“주말엔 점심쯤 일어나서 놀아요. 저는 한국 친구와 놀땐 한국어로, 다른 나라 친구와 놀땐 영어로 말해야 하니까 노는 것도 다 공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놀고 있어요.”

중학생때부터 한국어를 공부한 미치카씨는 통역사가 꿈이라고 말했다.

“일본에 돌아가서 할 수 있다면 한국어를 쓰는 일을 하고 싶어요. 많진 않지만 항공사나 무역회사에서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거기서 일하면서 언젠간 한국에 다시 돌아와 대학원에 다니면서 통역을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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