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9시 진행을 앞두고 있던 인사이드 이화 ‘대외이미지/취업/고시팀’ 협의체가 난항을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름 아닌 학생 참관 가능 여부에 대한 총학 및 학교 측의 의견 차 때문이었다. 총학은 학생 참관을 허용하거나 협의체 일정을 재조정해서라도 참관을 허용하자고 요구했고, 학교 측은 우선 당일 열리는 협의체를 진행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이를 수용하지 못한 총학은 협의체를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본교생들이 가장 관심 있는 현안이 대외이미지 및 취업, 고시 지원이기 때문에 관련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인사이드 이화 협의체’에 학생 참관이 필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또한, 해당 사안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대다수가 3학년 이상이라는 것, 즉 16학번 이상이라는 점을 미뤄본다면 이들은 모두 제작년 미래대 사태를 겪으며 학교에 대한 불신을 경험한 세대다. 이들에게 학교 사안을 논의하는 협의체에 참관 및 발언권을 주는 것은 학교에 대해 누적돼온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문제는 총학의 준비성 및 해당 사안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총학은 무려 본격적인 회의 시작 전, 즉 회의장 내부에서 그 즉시 학생 참관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 참관에 대한 변수는 생각하지 못했던 학교 측에서는 옮고 그름과 무관하게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총학이 진정으로 해당 사안에 진정한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면, 또한 학생들이 인사이드 이화 협의체에 참관을 원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준비 단계에서부터 지속적인 요구를 해왔어야 했다. 회의장에 들어서서 해당 요구를 했다는 것은 그 회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요구하는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융통성이 부족하기도 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한 내용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 민감도 등이 높은 상황이다. 우선 회의를 진행해 학생 대표로서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한 후, 회의장 내에서 협상을 거친 후 학생 참관 기회를 얻어내거나 대안을 모색했어야 했다. 결국 총학도 이를 이제야 깨달았는지 “1차 협의체는 이렇게라도 진행”하겠다며 “학생 참관이 가능한 2차 협의체를 요구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밝혔다만, 다소 뒤늦은 깨달음이다.

이번 사건으로 총학은 또다시 신뢰를 잃게 됐다. 학생들의 의견을 적절한 준비 없이 막무가내로 전달해서 결국 관철시키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사전에 합의된 공식적 운영방식 및 일정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는 점에서 학생에게도 학교 측에게도 실망을 안겼다. 문제는 이것이 총학의 첫 번째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총학은 지금까지 유사한 사안으로 충분히 비판받아왔다. 게다가 총학은 임기가 5년씩이나 되는 대통령도 아니다. 이제는 만회할 기회가 3개월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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