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토론회 ‘수업권 보장 범위’ 등 격론

  24일 이화 포스코관 252호에서 ‘정시 통합선발제도 관련 이화인 토론회’가 오후6시30분 시작해 학생들의 열띤 참여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에는 차안나 총학생회장과 동아리연합(동연) 김혜린 회장을 비롯해 학생 약 40명(본지 추산)이 참가했으며 정시 통합선발제도의 방향성과 앞으로의 총학생회 특별위원회(특위) 역할을 논의했다. 

  토론회의 주된 쟁점은 학교의 수업권 보장 범위와 해당 제도의 존폐 여부였다. 두 쟁점은 모두 선발제도의 방향성을 논의하며 대두됐다. 토론회에서 발언된 수업권은 수업을 들을 권리로 학습할 권리인 학습권과 유사한 맥락이다. 학생들은 정시 통합선발을 실시하며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때, 학교가 보장해야 하는 수업권의 범위를 두고 논의했다. 양측의 의견은 말 그대로 자유로운 전공 보장에 그치는지, 이후에도 원하는 학과의 커리큘럼을 따라갈 수 있도록 약속하는 것인지로 나뉘었다. 이 부분에서 스크랜튼 학부(스크랜튼)와 정시 통합선발생 토론 참가자의 입장차는 두드러졌다. 

  한 정시 통합선발생이 수업권 보장에 대해 “학교가 학생을 뽑으며 자유로운 학과 탐색을 보장했지만 각 단대별로 전공 기초가 다르기에 현실적으로 여러 전공을 탐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단대가 다른 전공 수업을 듣는다면 커리큘럼이 꼬여 다음 수업을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스크랜튼 학생은 “스크랜튼 학부 또한 입학 후 전공선택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 문제가 비단 정시 통합선발생들만이 겪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공 기초를 더 듣게 되고 커리큘럼이 꼬여 추가 학기를 다니더라도 이는 전공 선택지가 많아진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또 다른 참가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학교가 보장하는 수업권은 자유롭게 전공을 탐색한 이후에도 커리큘럼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를 책임지지 않는다면 이 또한 수업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어 “정시 통합선발생과 스크랜튼 학생 모두가 이 문제를 겪는 것이라면 두 집단이 서로 연대해 학교에 해결방안을 요구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정시 통합선발제도 폐지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학생이 동의했다.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차라리 해당 제도가 없는 게 낫다는 것이다. 한 학생은 “이 문제를 해결할 단기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인기 학과 인원 쏠림 현상 등 지금까지 제기됐던 문제가 심화될 텐데 이럴 바엔 다시 이전 제도로 돌아가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

  일부 정시 통합선발생은 반대했다. 한 통합 선발생은 “인기 학과를 향한 선택 쏠림으로 인한 수업 분반 개설 문제는 해결이 시급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정시 통합선발제도에 만족한다”며 “수험생일 때 전공탐색을 하는 것과 재학생으로서 교수님과 상담하고 수업을 들으며 전공을 결정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시 통합선발제도는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까지 확정된 사항이다.   

  정시 통합선발제도의 폐지 여부와 관계없이 현재까지 학교 측의 대책이 부족했다는 데에는 대부분 학생의 의견이 일치했다. 토론에 참여한 학생들은 전공 탐색 후 전공에 진입할 학년이 됐을 때, 진입할 학년에 배당된 전공기초 정원이 적어 수강의 어려움을 겪었고, 앞으로도 겪을 것이라 말했다. 전공 기초는 대부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입학 후 전공에 진학하는 학생은 신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토론 참가자는 “이 문제는 학교 측의 실질적인 노력으로만 개선할 수 있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예상된 문제점이었음에도 대책이 없다는 것은 학교가 무책임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차 총학생회장은 “현재 스크랜튼과 정시 통합선발생들에게 모두 필요한 것은 전공 선택 과정에 있어 최소한의 전공 기초 수업 인원 보장”이라며 “미리 수요조사를 실시해 분반 개설 시 이를 반영하도록 학교에 요구할 것이며 토론회 또한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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