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일 진행된 132주년 대동제에서 <빅이슈(BIG ISSUE)>가 연대부스로 함께했다. <빅이슈>는 주거 취약계층의 자활을 돕기 위한 대중문화 잡지다. 부스에서는 평소 학생들에게 ‘빅이슈 아저씨’라고 불리는 ‘활천(活泉) 선생’도 만날 수 있었다. 활천 선생은 본교 정문 앞 빅이슈 판매원이다.
그는 이번 대동제 기간 동안 <빅이슈>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원하는 문구를 캘리그라피로 적어주는 재능기부 활동을 진행했다. 한지에 먹으로 좌우명을 적어주고 색색의 물감으로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줬다. 빅이슈가 출간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구매하거나 판매대 앞을 지나갈 때 음료를 챙겨주는 등 따뜻한 이화인의 행동에 보답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렸을 때부터 서당에서 한문학을 공부했던 활천 선생은 서예와 캘리그라피에 조예가 깊다. 현재 그는 작가로 활동하며 이화 52번가에 위치한 ‘문학 다방 봄봄’에서 관련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110여 명의 제자를 양성했으며 그 중 본교 교수를 포함해 55명의 대학교수들도 있다. 그의 꿈은 제자를 키우고, 그 제자가 또 다른 제자를 양성해 학문의 길을 잇는 것이다.
‘활천 선생’의 본명을 묻자 그는 “내 이름을 궁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활천 선생은 나의 아호”라고 설명했다. 과거를 회상하며 그는 씁쓸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는 우리나라 5대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기업의 이사였고 학생들이 상상할 수 없는 재산을 갖고 있었다”며 “대학 동기에게 사기를 당해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화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꿈을 버리지 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캘리그라피를 하면서도 자신의 좌우명을 분명히 적어달라고 요청하는 학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활천 선생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 어느 방향으로 가던지 간에 이화인은 세상의 빛이 돼야한다”며 “꿈을 잃지 말고 목표를 성취하며 세상을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