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일 대동제 기간 중 첫날을 제외하고 쏟아진 폭우로 부스가 부서지고 동아리 공연들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최근 10년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태다.
기상청에서는 일주일 전부터 비 소식을 전했으나 총학생회 대동제 기획단(기획단) 측도 한 달을 넘게 준비한 대동제의 날짜를 쉬이 바꾸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12일 총학생회(총학) 블로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지한 ‘대동제 우천 시 대책 논의내용을 말씀드립니다’ 글에 따르면 기획단은 5월에 행사를 진행하지 못할 정도의 폭우가 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실내 부스를 운영할 수 있게끔 학교 측과 논의해 대책을 마련해놓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동제 당시 기획단이 현장에서 보여준 대처는 미흡했다.
부스 운영 여부 논의를 통해 결정된 공지가 부스 운영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내려왔을 뿐더러 그마저도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번복돼 참여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결국 부스들은 수요일, 목요일 이틀 동안 제대로 된 운영이 힘들었다. 또한 예정되어 있던 여러 동아리의 공연 장소도 실내 부스 내에 마련돼 인파가 몰린 탓에 공연할 수 있는 장소가 확보되지 못해 진행하지 못했다. 이런 미흡한 대처는 부스와 동아리 각각의 경제적 손실, 홍보 부실로 이어졌다.
미흡한 대처에는 이런 상황을 처음 겪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혔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현 총학이 활동을 시작하며 지속적으로 지적받아온 미흡한 일처리 방식도 문제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대동제 당시 각종 우천 대비 방식을 논의하는 학생들, 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전달하는 학생들이 나뉘어 있었다. 이런 양분된 시스템은 대동제 참여자들이 원활한 피드백을 받지 못하게 만들어 혼란만 가중시켰다. 일각에서는 논의를 진행하는 학생들이 현장의 상황을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됐다.
지금까지 총학은 개강 후 2개월 동안 총 13번 이상의 사과문을 본교생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사과문의 종류는 성희롱 심의위원회 피켓시위 취소부터 스크랜튼 및 정시통합선발생 명칭 혼란, 대동제 당시 부스 배정 과정 논란 등 다양했다.
사과문마다 총학은 “앞으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사과문이 앞으로 얼마나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본 사태를 바탕으로 올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총학의 내부적 일 처리 효율성 증진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