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북콘서트-페미니즘 어디까지 읽어봤니?

8일 호크마교양대학이 주최한 ‘2018 북콘서트-페미니즘 어디까지 읽어봤니?’에서 초청연사 김주희 교수(여성학과)가 도서 「백래시: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를 소개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mangolove0293@ewhain.net
8일 호크마교양대학이 주최한 ‘2018 북콘서트-페미니즘 어디까지 읽어봤니?’에서 초청연사 김주희 교수(여성학과)가 도서 「백래시: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를 소개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mangolove0293@ewhain.net

  8일 오후6시30분, ECC B146호에서 ‘2018 북콘서트- 페미니즘 어디까지 읽어봤니?’가 열렸다. 선정 도서는 1980년대 미국, 여성 운동가와 보수 우파의 갈등을 그린 수전 팔루디(Susan Faludi)의 「백래시: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였다. 호크마 교양대학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이번 학기 여성학 관련 강의를 맡고 있는 김주희 교수, 차민정 교수가 연사로 초청됐으며 학부생 169명이 참가했다.

  ‘백래시(Backlash)’는 본래 사회나 정치적 변화로 자신의 중요도 혹은 영향력이 줄어든다고 느끼는 불특정 다수가 강한 정서적 반응과 함께 변화에 반발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사회학 용어다. 강연에서 김 교수는 페미니즘 용어로써 백래시를 소개하며 “반격의 수식어들은 반격이 자행하는 모든 범죄들을 페미니즘 탓으로 돌린다”라는 ?백래시?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이는 고용 차별, 육아 부담 등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소개할 때 그것이 모두 페미니즘 탓이라고 말하는 것을 일컫는다. 

  김 교수는 해당 책이 다루는 쟁점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 쟁점은 백래시라는 이름을 짓는 것의 효과다. 80년대 ◆뉴라이트 세력은 페미니즘 운동을 반 생명, 반 가족 운동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백래시라는 용어의 탄생 이전에는 페미니즘에 반하는 세력을 일컫는 명칭이 부재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백래시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이자 여성을 배제하는 자들을 칭할 수 있었고 이들과 대응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는 유사한 예로 ‘성희롱’을 들며 명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전에는 성적으로 불쾌한 경험을 당하더라도 이 행동을 준거할 단어가 없어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며 “‘성희롱’이라는 단어가 1970년대에 법적 투쟁을 통해 만들어지자 여성들은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연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쟁점은 ‘여성적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뉴라이트 세력을 향한 페미니스트들의 대응 전략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었다. 이 물음에 김 교수는 “페미니즘의 출발점은 여자라서 출발하는 것이 아닌,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갖는가에서부터 시작한다”며 “여성적 가치를 회복하는 것은 페미니즘의 정치학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여성의 권리에 대해 “여성 권리는 자연적으로 범주화 되는 것이 아닌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예로 “과거 가정 폭력이 여성 인권 프레임 밖에 있던 시절에는 폭력으로 가정에서 도망친 여성들을 가정 파괴자라고 인식했다”며 “기존의 인권 개념으로는 여성의 인권을 설명할 수 없기에 적극적으로 추구해 권리를 규정지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해당 책이 페미니스트를 백인 자유주의로 한정 지은 점과 생략된 1980년대의 페미니즘 운동을 쟁점으로 소개했다.

  북콘서트를 기획한 김수경 교수(호크마대)는 “본교는 페미니즘 관련 수업이 타대에 비해 많고 학생들이 이를 배우고자 하는 욕구도 강하지만 막상 페미니즘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었다”며 “페미니즘 도서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혼란스러운 학생들을 위해 여성학 교수님과 함께하는 북콘서트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북콘서트에 참가한 박정언(과교‧15)씨는 “페미니즘이 최근에 대두된 줄 알았는데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의 정치, 사회, 문화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여성학을 알기 위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공부해야겠다”고 말했다.

  ◆뉴라이트 : 1980년대에 등장해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룬 사상으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결합한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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