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양 많으면 철결핍성 빈혈 의심해야, 전문의와 상담 필요

  21세 김이화는 올해 학생 건강검진 결과에서 헤모글로빈 수치, 즉 빈혈수치가 9.0으로 낮아 재검사를 권고받았다. ‘평소 편식 없이 식사도 잘하고 체격도 좋아 자타 모두 건강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빈혈이라니’ 김이화는 검진 결과가 당황스러웠다. 

  가임기 여성의 빈혈 종류는 대부분 철결핍성 빈혈인데, 이 경우 대부분 생리양이 많은 것이 원인이다. 이런 경우 생리양이 정상인지 체크하고 생리양을 많게 하는 자궁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진찰 받는 것이 좋다.

  정상적인 생리란 무엇일까? 

  생리주기는 21~35일 사이, 생리기간은 3~7일 이내, 생리양은 한 생리주기당 80mL 이하가 정상적인 생리다. 중형패드를 2~3시간마다 교환해야 하고 수면시 대형패드를 꼭 해야 될 정도로 양이 많거나 넘치는 경우에는 생리양이 많다고 봐야 한다. 또한 위 사연처럼 특별한 질환이 없는, 생리를 하는 가임기 여성인데 철결핍성 빈혈이 있다면 단순 생리양이 많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생리란 자궁 안에 고여있다가 나오는 피가 아니다. 생리하기 직전인 경우에도 자궁안에 고인 피는 한 방울도 없다. 그럼 이 피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배란 후 더욱 증식한 자궁내막조직이 탈락해 나오면서 그 밑에 있던 작은 혈관들이 같이 떨어져 나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피이므로 심장에서 돌던 피가 자궁을 통해 빠져나간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래서 생리양을 감소시키고 출혈량을 줄여 결국 빈혈을 교정할 수 있게 하려면 자궁내막이 많이 자라지 않게 하거나 그 밑의 작은 혈관을 재빨리 응축시키면 된다.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생리가 시작하면(피가 비치기 시작하면) 바로 지혈제와 진통소염제 등의 경구약을 3~5일간만 복용하는 방법만으로도 생리양을 약 40%정도 감소시킬 수 있고 또 다른 방법은 6개월 이상 피임을 원하는 경우나 생리양을 90% 이상 감소시키고 싶다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인데, 루프 형태로 돼 있고 안에 황체호르몬이 포함돼 매일 일정량이 유지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시술시간도 5분정도이고 특히 활동량이 많은 경우, 생리 때마다 신경쓰지 않아도 되므로 매우 편리한 방법 중 하나다. 이 경우 생리양과 난소 기능 감소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서 생리양을 감소시킨다고 해서 난소기능이 감소하는 것은 전혀 아니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 생리양이 점점 많아지는데 왜 이러지?

  생리양이 원래 많지 않았던 경우에 생리양이 점점 증가한다면 마찬가지로 생리양을 증가시키는 원인질환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리양에 있어서, 근종은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 자궁근종 중에 생리가 나오는 자궁강내에 위치한 ‘점막하근종’인 경우는 1cm의 작은 크기라고 하더라도 생리양을 매우 많게 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수술은  당일 퇴원하는 자궁경 수술로 가능해 부담이 없으며 이 수술만으로도 창백하고 무기력하던 환자가 화색이 돌고 건강을 찾는 경우를 보면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의 중요성을 느낀다.

  간혹 생리양이 많아 갑자기 어지러워 쓰러지면서 머리를 부딪쳐 응급실에 오는 환자들도 있다. 빈혈이 심해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하며 피부가 건조하고 조금만 계단을 올라가도 숨이 차고 생활이 힘든 경우, 생리양이 많은 것을 방치하고 몇 년간 고생하다가 내원하는 환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빈혈과 생리양 때문에 힘들어할 때는 고민하지 말고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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