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의 참여 속에 열린 제2기 한총련 출범식

5만의 참여 속에 열린 제2기 한총련 출범식 자본주의 모순에 착목한 민중연대 강화해야 1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은 93년을 「모색의 시기」라고 자평한다.

이것은 달리 보면 작년 한해동안 한총련 활동이 그만큼 미약했다는 평가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2기를 맞은 한총련은 이제 이러한 긴 모색의 시기로부터 깨어나고자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한층 강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개강과 동시에 수입개방 저지투쟁을 적극적으로 조직화해 냈던 데서뚜렷이 가시화되었다.

5월 27일(금)~29일(일) 사흘에 걸쳐 열렸던 제2기 한총련 출범식은 이러한 상반기 투쟁의 성과를 대중적으로 총화하고 2기 한총련 활동의 기본잣대가 되는 총노선을 공유하는 자리로서 마련되엇다.

4월1일~3일 부산대에서 열린 대의원대회를 통해 심의·의결을 거친 한총련 총노선의 중심내용을 요약·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반미·반김영삼정권 투쟁 한총련은 쌀수입개방·국가보안법 등 억압적 기제 존속, 임금억제와 물가폭등으로 대중의 반미·반정권 의식이 확산·심화되고 있다고 보고 올해를 미국과 김영삼정권에 대한 투쟁국면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반미·반정권투쟁은 자칫하면 남한자본주의의 내적모순을 간과할 우려가 있다.

반미투쟁에 있어서는 UR을 이용하여 자본축적제재 개편을 시도하는 초국적자본의 대표국으로서의 미국에 대한 성격규정이 수반되어야 하며, 반정권투쟁은 재벌특혜와 노동자 임금억제 등에서 나타나듯 남한독점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친자본·반노동자적 정권으로서의 김영삼정권에 대한 성격규정이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학원자주화투쟁 한총련노선은 학원자주화 투쟁에 있어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교육재정 GNP 5%확보」와 「95년으로 예상되는 교육개방 반대」라고 밝히고 있다.

김영삼정권은 대선 공약에서 교육재정의 GNP 5%확보를 약속했으나 지금에 와서는 사교육비를 교육재정으로 간주하여 「교육재정이 GNP 4.3%에 이르렀다」고 선전하는 등 교육비용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에 공교육비의 GNP 5%확보라는 실질적 교육재정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육개방과 관련해서는 이를 빌미로 국가경쟁력이라는 명분하에 자본과 정권에 의해 자행되는 학원의 상품화·자본종속화에 대한 대응도 시급하다.

이미 학원내에는 인턴사원제 등 산학협동의 형태를 내세운 자본이데올로기의 학원 유입이 시작되고 있다.

따라서 학원이 자본주의적인간을 양성해내는 자본주의 재생산의 장이 되는 것에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통일투쟁 한총련 산하 조국통일위원회는 올해 사업기조를 △반미·반전투쟁 전개 △흡수통일·국가연합 등의 통일방안에 반대, 연방제 통일방안 천명 △통일의 걸림돌인 국가보안법 철폐투쟁 전개 등을 결의하고 있다.

통이투쟁은 역사적으로 전대협 ㅡ한총련의 핵심사업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그간의 통일투쟁은 통일지상주의와 추상적 민족주의의경향을 띠었으며 이로인해 현 남한사회의 노동자 ㅡ자본가 사이의 계급모순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일운동 자체가 변혁운동이던 과거와는 달리 자본과 정권조차 「조속한 통일」을 부르짖고 있는 지금, 통일의 주체세력과 위상을 명확히 세워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독점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어떠한 통일방안에도 반대하며 노동자·민중 중심의 통일이라는 계급적 관점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통일을 대비해서 민족 동질성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북한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사업을 벌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북한체제의 문제점 지적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87년 건설된 전대협은 그동안 민주를 원하는 국민대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해왔다.

89년 여론조사에서 전대협이 한국사회에서 3번째로 영향력있는 조직으로 뽑힌 사실은 전대협이 백만학우들 뿐만 아니라 4천만 민중의 기대를 받고 있는 조직임을 시사해 준다.

이에 과거 군사정권하에서 민주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선도해왔던 전대협ㅡ한총련은 이제 문민정부를 내세운 남한독점자본의 수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반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앞에 섰다.

이런 의미에서 학생운동은 변혁운동의 주체세력인 노동자 민중과의 연대를 어느 때보다 강화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요구를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이데올로기 공세와 함께 법적·물리적 노동통제가 가중되는 현시점에서 이에 대한 규탄·폭로투쟁을 학생운동이 담보할 수 있어야하는 것이다.

학생운동의 위기라고들 한다.

그러나 5만 학생들의 참여속에서 사흘동안 열렬히 진행되었던 한총련 출범식을 보면서 그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희망을 본다.

학생운동은 항상 모순과 불의에 항거하며 사회의 근본적 발전을 위해 투쟁해왔던 전통을 지켜나간다는 전제하에서 남한독점자본의 모순이 심화되고 있는 현재의 시대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변혁운동의 주체세력인 노동자 계급과 연대하여 반자본의 대립구도를 명확히 해나가야한다.

그 중심에 백만학도의 유일한 대표조직인 한총련이 서야 할 것이다.

---------------------------------------- 출범식 이모저모 ------------------------------------------------ ○… 출범식을 앞두고 광주시내 곳곳에는 정권의 남총련 탄압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었다.

작년 12월 광주미문화원 시위를 시작으로 5개월만에 50여명의 남총련학우가 구속되었으며 2백여명이 직격 최루탄에 의한 실명, 두개골 함몰 등 중·경상을 입었다는 내용이다.

남총련의장 조선대 총학생회장 양동훈군은 이에 대해 『집회가 있을 경우 하루 20여명의 학우가 중상을 입는다』며 이런 폭압은 군사정권 시절에도 없던 릴이라며 개탄했다.

○…한총련 출범식을 며칠앞둔 23일 조선대 교지 「민주조선」편집장과 편집위원이 국보법 위반으로 강제연행되었다.

조선대 교내에 「북한의 혁명과 건설」이라는 사진전을 연것이 문제가 된것. 전국교지편집연합 부의장은 이에 대해 『사진전은 북한 바로알기 운동의 일환으로 열린것이며 합법적으로 출판된 사회과학서적에서 발췌한 것이므로 불법일 수 없다』고 말했다.

강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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