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들 지지기반 위에 사생회 강화 이뤄야

「기숙사 3층 소각장 근처에 심하게 갈라진 틈이 있는데 심지어는 4층의 내부구조를 볼 수 있을 정도예요. 그래서 요즘 사생들이 성수대교도 무너지는데 기숙사는 안 무너질까」라는 농담도 많이 해요. 35년이 된 낡은 건물의 본교 기숙사, 4명이 함께 쓰는 좁은 방에서부터 식당·기숙사비… 등등 사생들의 기숙사에 대한 불만은 끊이지 않는다.

한 학생이 기숙사 연체료에 갖는 불만에 대한 대자보를 10월 9일(수) 기숙사 앞 게시판에 게시한 사건을 도화선으로 기숙사생들의 이러한 불만의 소리가 더더욱 높아지면서 사생회 측은 이러한 불만을 수집할 수 있는 백지 대자보를 게시해 의견을 보았다.

처음 문제의 발단이 된 기숙사 연체료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문제가 됐으며 미리 받은 두달 분의 연체료는 환불하고 앞으로 연체료를 받지 않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 후 사생회는 이러한 학생들의 불만사항을 토대로 후생복자과측을 1차적으로 만났고 관장·사감·사생들이 모여 기숙사 문제에 대한 의견제시와 답변의 자리도 마련했다.

이러한 결과로 신선도가 떨어지는 빵·우유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점과 식당아줌마의 불친절은 개선을 요구해보겠다는 타협을 보았고 사생회측이 요구한 예·결산 공개에 대해서 기숙사관장 송순희 교수(수교과)는 「공개는 가능하지만 혼자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학교측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사생회는 기숙사비 동결을 위해 기숙사비 납부 거부를 시행하려 했으나 2학년의 경우, 기숙사비를 내지 않은채 퇴사할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일단 내년으로 유보해 놓은 상황이다.

사생회는 식당문제·기숙사비 납부 거부·서명운동의 찬반·점호 거부·기숙사비 납부방식을 내용으로 한 설문조사를 9일(수) 사생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했고 그 결과를 정리해 2차로 기숙사측과 후생복지과측을 만나기로 했다.

설문조사에는 3백 97명이 참여했으며 식당에 대한 불만과 기숙사비 납부 거부·서명운동에 2백 60여명 참여의사를 밝혔다.

백지대자보와 설문조사 등에서 사생들이 나타낸 가장 큰 불만은 높은 식비와 저조한 음식의 질 등 식당에 관한 문제로 기숙사측과 일부 합의를 보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현재 기숙사는 아침·점심 식사 전부와 저녁식사를 15개로 쿠폰을 지급하고 있으며 한달 식비는 10만 8천원으로 연세대의 6만 6천원, 고려대의 7만 6천원선(평일: 2식, 휴일:3식)에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며, 매끼는 1천 5백원 수준으로 학생식당보다도 비싸다.

또, 이러한 질의 저하를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은 2명의 영양사가 전체 식당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숙사를 담당하는 김영희 영양사는 「2명이 학생식당·교수식당·헬렌관·기숙사·부설국민학교 등 학교의 전체식당 뿐 아니라 특별주문도 맡아서 하고 있다」며 「이러한 과중된 업무로 인해 기숙사에만 특별히 신경을 쓰기가 어려워지는 점도 있다」고 말한다.

이는 또 올 9월에 영양사 한명이 고사리 수련관으로 옮겨갔는데도 학교측이 「경영합리화」차원에서 인원충원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 상황을 가중시켰다.

이에 비해 영양사는 2명이, 서울대는 1명이 기숙사만을 전담하고 있다.

또 현재 기숙사에서 밥과 국류 외의 요리시설이 없어 학내 다른 식당에서 요리를 해 옮겨오는 것도 질을 저하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당문제 개선을 위해 사생회 측은 기숙사를 자영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긴 하나 학교측은 「가격은 낮아지더라도 질을 보장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사생들의 큰 불만 사항으로 기숙사비를 들 수 있다.

본교의 경우 현재 1학년은 입사비로 16만원을 내고, 한 학기에 숙비와 관리비를 합한 사비 30만 7천 8백원을, 또 매달 식비로 10만 8백원을 납부하고 있으며, 2학년은 한 학기 사비로 9만원, 매달 숙비와 식비로 15만 9천8백원을 납부하고 있어 서울대의 한학기 17만 5천원정도(식비제외)에 비하면 그 차이는 현저하다.

이렇게 기숙사비가 높은 이유는 건물 신축 등 거대공사가 아닌 경우, 학교측의 지원이 전무하다는 점이 있다.

그러나 고대나 숙대 등 많은 학교가 시설투자나 인건비 등 기숙사비를 일부 보조해주고 있다.

또한 가장 큰 근본적인 문제로 기숙사시설의 낙후를 들 수 있는데 21세기 발전안 중 기숙사 신축을 명시하고 있긴 하나 95년 이후라는 불투명한 계획만 세워져있을 따름인데 이로 인해 현재 시급한 보수문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측은 이에 대해 낡은 기숙사 건물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단지 유보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설립계획을 세워나가야 한다.

또 학생들을 우선으로 할 수 있는 「복지시설」을 우선으로 지원해야 하며 기숙사도 일반「이윤단체」와는 다른 복지기관임은 자명한 사실이며 학교측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숙사 전반의 문제들은 이대학보 993호(93년 5월 10일자)와 1021호(9월 5일자)에서도 지적되는 등, 항상 불만 사항이었으나 개선된 상황은 거의 없다.

이러한 문제들은 개인의 불만만으로 해결될 수 없고 이는 사생들의 불만들을 모아 개선을 요구할수 있는 사생회 강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본교 사생회가 처음 설립시 쌍쌍파티나 오픈하우스를 개최하기 위해 설립되었고, 92년부터 서서히 자치단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단계여서 지금까지 활동이 미흡하다가 올3대 사생회가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사생회는 매달 사무실측과 회의를 갖고 예·결산 보고와 요구사항 등을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사생회가 아직 충분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2학년 사생회 임원들이 2학기 중반에 퇴사를 하면 1학년이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생회를 떠맡게 되고 이월도 잘 안 돼 구체적인 사업을 연속선상에서 해나가기는 어렵다.

그러나 고려대나 숙명여대의 경우 각층 대표를 4학년이 맡고 있어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생회를 꾸려나갈 수 있다.

사생회장 권도경양(국문·2)은 「사생회가 체계적으로 준비를 해오지 못해서 최근 갑자기 터져나오는 불만들을 해결해나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사생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만 할 뿐 임원으로 나서려하지 않아 사생회를 꾸리기가 어렵고 사생회 사업에도 참여인원이 극히 적다」고 어려움을 밝힌다.

이러한 예로 사생들과 기숙사측의 의견교환을 하는 자리에 참여한 인원은 20여명에 불과했다.

다음 사생회가 활발한 사업들을 추진해내기 위해서는 올 사생회가 준비한 사업을 바탕으로 「이월」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생회 강화의 원동력은 자신의 불만을 토로하고 사생회를 비난하기 보다는 자신이 사생회 활동에 참여하는 등 자신이 주체라는 인식에서 기반한 태도이며 기숙사를 「잠시 거쳐가는 곳」으로 여기는 태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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