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주의의 현단계를 살펴본다 <6>
현실주의의 현단계를 살펴본다 <6>
  • 이대학보
  • 승인 199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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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주의의 현단계를 살펴본다 <6> - 1 노래외 음악극 등 묘사적 쟝르 확대절실 지금까지 우리의 상황에서 음악예술은 현실주의에 관한 논의들이 타예술, 특히 문학이나 회화예술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활발하지는 않았다.

음악 언어의 「추상성」을 언급하면서 음악의 현실주의적 가능성을 의심하기도 했고, 또 때로는 음악예술의 고유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다른 얘술들에서 정식화된 잣대로 음악예술의 현실주의를 평가하기도 했다.

그래서 음악에서의 현실주의를 위해서는 우선 음악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술과 현실과의 관계의 특수성은 예술 종마다, 장르마다 다양하게 현실주의의 구체적 현상형태를 낳는다.

모든 예술종은 2가지 방식 중 하나에 기초를 두고 현실에 대한 관계를 형성한다.

첫번째는 객관세계를 대상, 사물 그리고 현상의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형상을 재생산하는, 즉 모상으로서 반영하는 것이며 두번째는 정신적 상태가 반영의 대상이 되는 경험의 형식으로서 객관세계를 반영하는 것이다.

음악예술은 바로 여기서 후자와의 방식으로 현실과의 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므로 음악예술의 현실주의를 말하기 위해 다른 예술적 재료로부터 도출된 결론들을 기계적으로 끓어오는 것은 옳지 않다.

음악이란 「경험의 형식」으로 객체와 현실을 반영하는 예술이다.

예술의 반영방식에 대해 말할 때 위의 두 가지 방식과 관련하여 「묘사적」, 「비묘사적」혹은 「표현적」이란 개념들을 종종사용해왔었다.

그렇지만 모든 예술종은 사실상 묘사적 계기의 표현적 계기를 함께 가지고 있다.

이 두가지 계기는 각 예술에 있어 서로 변증법적인데, 어느 것이 전면에 나서는가는 정도의 문제이다.

음악역시 이러한 두가지의 계기를 모두 갖고 있다.

하지만 음악이 세계를 반영하는 구체적인 방식은 본질적으로 묘사적이지 않은 「예술적 모형화」이다.

이 문제는 음악적 재료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음악가는 소리와 음악적 논리, 즉 억양의 논리, 즉 억양의 전개과정에 의존하여 창조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음악은 물질적 객체의 역동적인 측면, 사고와 경험의 역동성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 있어서는 다른 어떤 예술도 여기에 도달할 수 없었다.

프로코피에프나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이 왜 현실주의적인지는 이와같은 음악이 세계를 반영하는 방식을 이해해야 가능하다.

또한 각 예술종의 현실에 대한 관계의 특수성을 인식해야 현실주의를 묘사적 예술로만 제한하는 편협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주의란 일단 어떤 현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이며 또 이를 전달하고자 하는 본성을 갖는 것이다.

그래새ㅓ 기악음악의 장르에서의 현실주의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본성으로 인해 음악에서의 장르들, 즉 표제음악이나 노래, 음악극등과 같은 형태와 더욱 친밀성을 갖는다.

흔히 노래나 음악극같은 데에서 현실주의를 말하는 것은 음악자체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음악과 만난 다른 예술의 원리에 근거하는 것이라고들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장르에서 현실주의의 평가기준은 가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노래라는 장르는 가사와 음악적 재료들이 불가분적으로 통일될 것이다.

가사가 노래의 현실주의적 성격의 획득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기는 하지만, 노래를 이와 같이 통일적으로 파악한다면 음악적 재료 및 형상화 방법 역시 현실주의를 평가하는 데에 고려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상황에서 음악의 현실주의를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음악적 현실주의의 하나의 정점이 되는 시기는 해방공간이다.

이 시기 음악운동의 성숙은 우리나라 현실주의적 음악의 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특히 김순남의 음악작품은 현실주의의 폭과 깊이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후 현실주의의 전통은 단절을 겪는다.

그러다가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부터 서서히 자생적인 현실주의 음악이 노래라는 장르를 통해 싹트기 시작했다.

우리의 경우 역시 현실주의 음악은 묘사성을 강하게 지향하는 혼합장르에서 나타나는데, 그중에서도 노래에서 주로 나타난다.

여기서 자생적이라고 한 것은 현실주의의 원리를 의식적으로 구현하지는 않않았지만 현실을 일정정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좁은 범위에서 주로 향유되었다.

현실주의를 양식의 일부류로만 협소하게 이해하지 않는 한, 음악의 생산 뿐 아니라 재생산, 수용 역시 리얼리즘적 음악의 주요관심대상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향유의 근거를 노래에서 찾아보는 것도 음악 리얼리즘의 연구에서는 필요한 일이다.

대체로 여기에 속하는 노래들은 김민기나 한대수의 노래들이다.

사람들은 억압적인 현실에 대해 예술의 다양한 종과 장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고 대항하며 또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이런 노래들은 당시 현실을 외면하고 있던 다른 음악적 상황에 비해 시대적 한계, 그리고 개인적 한계 속에서나마 현실을 형상화해냈다.

이런 점들이 음악을 통한 대중들의 현실을 미적전유에 기여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