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의 생에 있어 눈부신 출발인 이화여자대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대학은 무엇을 하는 곳이며, 이화여자대학교는 어떤 대학인가 그리고 여러분에게 기대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등에 대하여 할 말과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로 대학은 학문과 진리를 탐구하는 곳입니다.

대학은 결코 고등학교의 연장이나 보통교육의 확장 장소가 아니라 인문과학, 자연과학, 예능, 사회과학등 여러분야에 걸쳐 종합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진리를 추구하고 사물을 판단하는 곳입니다.

또한 대학은 진리를 발견하고 분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새풍조를 불러 일으켜서 시대 이념을 풍부테하여 문화창조의 요람이 되게 하는 곳입니다.

두번째로 대학인 인간 형성의 장소인 것입니다.

단순한 지식, 단편적 지식이 아니라 깊은 철학과 만나고 높은 예술을 감지하고 사상의 활동을 꿰뚫고 사회현상을 예리하게 통찰하는 종합적 고등교양과 능력을 갖춘자만이 이 사회를 정의롭고 풍성하고 아름답게 정화하고 가꿀수 있는 성숙한 인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대학은 사회에 비젼을 제시하고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야 하는 곳입니다.

다시 말해, 대학은 국가와 사회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실문제와 유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기존의 문화를 계승전다라흔ㄴ 유지의 기능뿐만 아니라 반지성적 사회,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비판 반성하여 개선을 도모하는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학인은 시대의 격동을 이겨내면서 내일의 국가와 민족에 공헌할 수 있는 역사적인 인재가 되어야한다는 사명감도 함께 지니고 있는 곳입니다.

다음으로 이화여자대학은 어떤 곳인가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이화여자대학교는 위에서 말한 일반대학이 가지는 보편적 본질, 가지, 기능을 향유·지향하면서, 그 위에 추가된 남다른 특성을 가진 독특한 특색과 사명이 있는 학교입니다.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의 창조성을 중요시하며, 현실생활에서 삶에 대하여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게하며 자기 아집과 이익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던져 이웃에서 바치는 사랑과 헌신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대학입니다.

다음으로 이화대학은 민족사적 대학입니다.

한국 근대화의 여명기의 구한말인 1886년에 한 사람의 손으로 뿌리를 내려, 모진 일제의 수난을 극복하면서 겨례의 희망이 되어 창립 104주년을 지난 거목으로 자라온 대학입니다.

민족의 역사가 시련기에 처했을 때, 민족의 역사가 사악한 제국주의자들의 침탈하에 놓였을 때 우리의 수많은 스승과 선배들은 독립운동에 자기를 바쳤고, 억눌린 여성들에게 자유할 수 있는 교육의 문을 열었습니다.

셋째, 이화여자대학교는 한국 여성사의 핵심며 한국근대민족문화사의 한 궤적입니다.

이화는 여성인력을 개발하고 여성의 지도력을 통하여 민족문화와 세계에 공헌함을 전통으로 하는 여성인간화의 주체적인 실현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나는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몇가지의 간곡한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오늘부터 나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나는 어떠한 인물이 되며 어떠한 존재가 되며 어떠한 인생관을 가지는 사람이 될 것인가를 되풀이 묻고 그 방향을 정립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여러분은 이 곳에 있는 동안 사물과 사회의 역사에 대하여, 전공분야에 대하여, 철저한 질문자, 캐묻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105년의 시작의 첫 발자욱을 다짐하는 여러분에게 이화는 더할 수 없는 축하를 보내면서 그보다 더 큰 기대를 합니다.

위대한 미래의 역사를 책임질 여러분의 첫시작에 신의 축복을 기원하며 다시 한번 더 희망찬 여러분의 새출발을 축하하면서 나의 입학식사를 마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1991년 3월 2일 총장 윤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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