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학생이면 입학전부터 대부분 입사를 희망하는 기숙사가 신축된지 30년이 지난 현재 그 제도와 운영에 있어 학생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은 가운데 문제점들에 대한 재점검과 대안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기숙사의 문제는 첫째, 제도상의 문제로 드러나는 식사와 퇴사의 비현실적 운영이다.

식사제도에 있어 기숙사의 식비는 매월 일시지불이며 모든 식사가 시간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서클모임, 아르바이트 등으로 식사시간을 맞추기 힘든 사생들은 식사를 거르는 수가 많아 식비를 낸 만큼의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학중 퇴사제도의 경우 학기말 시험이 끝나는 대로 퇴사하여 개강해서야 입사할 수 있는 불편함 때문에 대부분의 사생들은 만기퇴사의 2학년 겨울방학을 넘기지 않고 그 전에 퇴사를 서두른다.

기숙사 생활 6개월 만에 자취를 시작한 최정윤양(신방·2)은『방학중에도 공부나 여러 활동으로 학교에 남아있어야 하는데 방학마다 집을 구하기 힘들어 개강후에도 계속 있기로 했다』며『기숙사가 하숙이나 자취에 비해 가격이 싸고 통학하는데 있어 편리하긴 하지만 기숙사의 여러 문제들을 고려할때 다시 들어가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둘째, 시설부족의 문제를 들 수 있다.

현재 5백 80명정도가 수용되어있는 기숙사는 사생 4명이 방 1개를 쓰고있고 세탁시설로는 세탁기 2대, 탈수기 4대로 상당히 부족한 상태이다.

사용중인 전화기도 4대에 불과하다.

방안에서 전기사용이 허용되지 않는 관계로 겪는 불편도 사생들의 불만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기숙사 사무과장 조성환교수(체육학과)는『기숙사의 예산이 학교 전체 운영과 별도로 운영되는 독립예산제이기 때문에 매달 인건비, 관리운영비등으로 예산이 빠듯하다』면서『현재로는 학생들이 요구하는 대대적인 시설마련등은 불가능하다』고 밝힌다.

이와 같은 기숙사 운영시설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요구되는 것은 학교측 보조금과 재단전입금의 확충이다.

학교측이 매달 예산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인건비 전액을 부담하고 있는 고려대의 경우 이러한 학교의 보조로 인해 사생들의 월별사비는 5만원으로 본교 사생들이 부담하는 11만 5천원과 비교해 볼 때 큰 차이를 드러낸다.

기숙사 역시 전체 대학교육의 한부분임을 고려해 볼때, 기숙사의 문제는 학교, 재단, 기숙사 공동의 책임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제도 운영상의 문제와 함께 사생들의 자치기구인 사생회에서도 문제점이 존재한다.

사생회는 산하에 학예부, 종교부, 체육부등을 두고 3월 신입생 환영회, 체육대회, 가을 오픈하우스등을 주관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11월 전체 사생의 10%에도 못 미치는 임원단 투표 참가율에서도 보여지듯이 사생들의 사생회에 대한 인식과 참여는 낮은 편이다.

현 사생회 부회장 김수미양(법학·2)은『1달에 1번 사무과장, 사감, 사생회 임원이 참가하는 정기회의가 있고 수시로 임원들만의 임시회의가 있어 건의사항을 기숙사 사무실측에 알리고 있다』며『건의사항을 건의함에 투고할 때 이름을 밝혀야하는 문제와 개개인의 관심의 부족으로 활발한 의견수렴이 되고 있지 못하다』고 말한다.

2년째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윤모양은『사생들과 사생회가 유기적인 결합을 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면서 이것의 원인에 대해서는『사생회가 강경대열사 치사사건 규탄대회가 한창이던 5월 10일(금)「예쁜방 콘테스트」를 개최하는등 사생들의 대표기구로서의 역할에 소홀한데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사생회는 기숙사 제반의 문제를 기숙사측과 사생들이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한 논의구조로 자리해야 한다.

이를위해 사생들은 사생회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사업에 참여해야하며 사생회는 기숙사 운영측과 사생들사이의「민주적인 회의구조」를 정착화시켜 학생들의 요구를 적극 수렴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노력이 상호보완적으로 수행될 때 기숙사는 바람직한 학원 제반 복지시설의 하나로, 거주하는 학생들에게는 안락한 가정의 연장으로 자리잡아 갈것이다.

신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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