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양육문제에 대한 사회적 해결의지 부족

1. 기획의도 여성의 사회참여 욕구가 증가함에 따라 대다수의 여대생이 졸업 후 취업을 원하고 있지만 매년 대졸 실업률은 계혹 늘어가고, 특히 대졸 여성 취업률은 남성에 비해 저조한 실정이다.

우리 여대생은 3학년까지는 취업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다가 4학년이 되어 이력서를 가지고 이곳 저곳 다니다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노동부에서 조사한 88년 주요 대기업 대졸자 채용 실태결과에 의하면 50대 기업 그룹이 88년에 채용한 대졸자 2만 6천 5백 23명중 여대생은 1천 1백 1명으로 전체의 4.2%에 해당하는 극히 적은 비율을 차지하며 전년도에 비해 0.2%가 감소했다고 한다.

또한 여성에게는 취업시의 성차별뿐만 아니라 직장내에서의 성차별 또한 갖가지로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속에서 여대생의 취업 차별의 극복과 보다 집단적·조직적 실천방안을 모색하고자 구성된 조직이 「취업대책위원회」(이하 취업대책위)이다.

취업대책위는 그 첫사업으로 올해 1학기에 인문대·사범대·자연대·법정대·미술대의 3,4학년 여학생 1백명을 대상으로 취업의식 조사를 했고 그 분석결과를 보다 많은 이화인과 공유하고자 한다.

2. 취업의식결과 분석 ·취업의사에 대하여 먼저, 졸업후 진로에 대하여 졸업직후 취업하기를 원하는 경우 6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대학원 진학을 원하는 경우가 16%, 미결정이 10%인데 미결정자 중 3학년이 8%, 4학년이 2%로 나타나고 있다.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중 취업동기는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가 41.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자아실현이 34.3%로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1985년의 연구결과인 자아실현 72.6%, 경제적 이유 16.9%와 비교했을 때 뚜렷한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여대생의 사회참여욕구가 매우 높고 취업동기가 자아실현에서 경제적 자립으로 변화한 것은 여대생들이 성차별의 근본원인을 경제적인 예속에 있음을 일정정도 의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다음으로 여대생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분야는 전문직이 70.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사무직이 19.4%, 행정관리직이 3.0%로 나타나고 있으며 전문 기술직 분야에서는 교사·언론출판직을 많이 선호하며, 사무직 분야에서는 은행·외국인회사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취업희망률에 비해 여성들은 아직까지 취업에 있어서의 실질적인 차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취업준비 또한 구체적이지 못하다.

이는 「귀하가 원하는 직종에 현실적으로 취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92.5%가 「가능하다」라고 답했으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어느 사회나 실력이 있으면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혹은 「아직 미개발분야이므로 인력이 많이 필요한 직종이기 때문에」라고 한 결과로 알 수 있다.

즉, 여대생들이 자신의 취업희망직종에 대해서 성차별이 존재함을 고려하고 있지 않고 막연하게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취업준비에 대하여 취업준비의 상황을 살펴보면, 「취업준비를 구체적으로 하고 계십니까?」의 질문에 「예」가 40.3%, 「아니오」가 65%로 나타나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더 적다.

취업준비에 직종선택에 대한 정보입수 방법에 있어서는 「선배나 친구」가 55.6%로 가장 높고 「직장에 가서 직접 알아보는 것」과 「책이나 대중매체」를 이용하는 것이 각각 14.8% 직업보도실 이용이 11.1%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로써 현재 직업보도실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대생들은 공식적인 정보입수통로를 갖고 있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교내에 학생들의 요구를 실현시켜 낼 수 있는 제도적인 기구마련이 시급히 요청됨을 알 수 있다.

·직업의식에 대하여 먼저, 여성 자신이 일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100%가 「예」로 답해 거의 모든 여대생들이 여성이 사회적 노동에 참여하는 정당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결혼후 직장문제에 대하여 92%가 결혼후에도 계속 직장에 다니겠다고 답해 매우 높은 직업의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결혼후 계속 직장을 가질 경우 가사노동·양육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남편과 가족의 도움」이 60.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두가지 모두 최선을 다해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답도 10.9%나 나타났다.

이에 비해 「탁아소 등 제도화된 시설을 이용하겠다」는 답을 2.2%로 매우 저조하게 나타났다.

특히 많은 여대생들이 가사노동의 사회화 부분이나 제도적인 탁아소 설립에 있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은 주목된다 하겠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볼 때 여대생들은 높은 직업의식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현 사회에서 여성에게 요구하는 이중부담의 해결은 사회적인 차원이 아닌 개인적인 차원의 해결도 가능하다고 봄으로써 올바른 해결의지를 갖고 있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대신에 「간편하고 효율적인 가사도구를 개발판매 구입하겠다」는 문항에 찬성 83%, 반대 2%의 결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가사도구의 판매·구입 해결대안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가의 이윤확보를 위해 다시 한번 여성이 이용된다는 것과 모든 여성의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진정한 여성문제의 극복방향이 아니라는 인식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시 직장내의 성차별 현황에 대한 인식 우선 현 사회에 성차별이 존재하고 있음의 인식여부에 대한 결과는, 취업시 성차별이 있음을 알고 있는지의 물음에 대해 「예」가 81%, 「아니오」가 18%이며 직장내 성차별이 있음을 알고 있는지의 물음에 대해 「예」71%, 「아니오」29%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와 같은 성차별 요인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있음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여성의 능력이 뒤떨어지므로 당연하다」라는 문항에 찬성 4% 「기업의 이윤획득을 위해서이다」라는 문항에 찬성 67%로써 그다지 높은 의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

또한 성차별적 구조의 극복에 대한 의지는 「여성 스스로 확고한 직업의식을 가져야 한다」에 찬성률 97%, 「여성들의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에 찬성 81%, 반대 또한 7% 존재하고 있으므로, 능동적이고 집단적인 해결태도를 지녀 다소 소극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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