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색한 교과목 개설에 학생들 억지수강 "투덜"

오로지 「학점구제」를위해 80년대 초반 대학내 졸업정원제가 실시되면서 학점미달로 졸업이 불가능한 학생들의 학점구제와, 조기졸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시행된 방학중 「계절학기제도」가 해가 거듭되면서 정착되어 가고 있다.

현재 전국 70여개 대학에서 실시되고 있는 계절학기제는 매학기 수강인원의 꾸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운영상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있다.

개설강좌 과목의 부족, 열악한 수업환경, 비싼 수강료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계절학기제가 안고있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제도자체가의도하고 있는 「목적」의 질적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즉 졸업정원제가 페지된 시점에서 더이상 계절 학기제가 단순히 학점 규제 및 조기졸업을 위한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대학학문의 「휴지기」인 방학중에도 지속되는 연구풍토조성에 한몫 해낼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75년도부터 시행되어 15년째를 맞고있는 본교의 계절학기제는 타대학에 비해 수업환경이나 수강료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며 더우기 강사선임에 있어 전임강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재정적 지원에 성의를 보이고 있다.

방중「학문연구의장」으로 개선되야 그러나 본교 역시 다양한 교과목 개설에는 인색함을 보이고 있어 늘 제자리인 계절학기제의 질적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한국문화사」,「교육과정」,「철학개론」,「학교와 지역사회」의 4개 교양과목만으로 개설되었던 75년 당시와 비해, 현재 90년 여름 계절학기에는 「영어」,「철학」을 포함한 교양 12개과목과 「인지 발달」,「물리 화학」의 전공 2개과목을 비롯하여 모두 14개 과목에 1천3백84명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다.

서울대 47개과목 116강좌, 연세대 32개과목 개설에 비하면 몬교의 개설과목은 수적으로 현저히 부족하고 과목의 종류도 평범한 기초교양과목에 치중해 있어 남아도는 방학기간을 계절학기를 통해 보람있게 보내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불만을 사고 있다.

『학기중에 여유롭게 공부하고 싶어 계절학기를 신청했는데 개설과목이 적어 별로 듣고 싶지 않은 과목을 듣고 있어요』라고 다양하지 못한 과목개설에 불만을 표시하는 이재영양(약학·2)은 『과목이 다양하게 개설되면 더 많은 학생들이 계절학기로 효율적인 방학을 보낼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인다.

이양의 말처럼 개설과목의 부족으로 학점때문에 어쩔수 없이 수강하거나 아니면 아예 신청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호응높은 전공과목 개설 바람직 학무과에서 담당하는 교과목 선정기준은, 교양과목에 있어 수강인원이 많은 과목중에서 지난 계절학기와 겹치지 않는 선으로 2~3과목을 선택하여 해당과목의 교수와 협의·결정한다.

한편 전공과목은 학점미달과목이나 신설과목으로 각학과에서 신청한 것으로 선정된다.

이에 대해 박준우 교수(화학과)는 『학기중에 과 전공시간과 중복되어 듣고 싶지만 들을수 없는 많은 학생들이 원하는 타과전공을 들을수 있도록 계절학기에 많은 전공이 개설괴면 좋겠습니다』라고 제안한다.

실제로 학기중 개설되어 있는 국문과 2학년 전공「현대소설의 이해」와 정외과 3학년전공「정치 사회학」, 철학과 2학년전공「사회 철학」등은 타과생들이 수강인원의 30~40%를 차지하는 과목으로 학기중에 과전공과 겹쳐듣지 못하거나 들어도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

설문이나 자료 조사를 통해 이화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계절학기에 호응도가 높은 전공과목을 개설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연세대의 경우엔 단대별로 공통전공기초가 개설되어 방학중에도 전공을 공부하고자 하는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대학생활의 적지않은 시간을 차지하는 방학기간에는 일체의 학문적 활동이 학생들의 자율선택에 맡겨진다.

일단의 학문활동이 소강상태에 들어가는 방학기간동안, 대학에서 그나마 활성화 되어있는 것은 「특강」이다.

그러나 특강은 주로 일어, 영어등 외국어에 치중되어 있어 방학기간 학생들의 다양한 학문적 이해와 요구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다.

단편적인 외국어 특강, 맹목적인 「도서관 나들이」만으로 긴긴 방학기간 지적욕구의 허탈감을 달래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계절학기는 이화내 보편화된 학문연구제도로 자리잡아야 할것이다.

아울러 본교의 전체적인 교양과목의 종류와 내용성의 쇄신도 무엇보다 시급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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