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부족 불구, 예년보다 호응높아

「같은 시대에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한 덩어리로 차별없이 뭉쳐 새로운 해방세상을 꿈꾸는 한판의 신명놀이」 대동제의 참뜻을 밝히라면 아마 이렇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공동체성」과 「생산성」, 「이념성」을 근본으로 하는 대동제가 올해에도 이화 105주년을 기념하며 지난달 31일(금) 4일동안의 그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28일(화) 「과 하나됨의 날」, 29일(수) 「자주의 불바람으로」, 30일(목) 「통일단결의 일어 섬으로」, 31일(금) 「조국사랑의 노래로」등으로 크게 구성되었던 이번 대동제는, 5월 이후 고조되어 왔던 투쟁의 열기들을 더 많은 이화인이 공유하고 서로 나누는 가운데 그간의 투쟁을 정리하고 6월로의 힘찬 전진을 상호 다짐할 수 있는 장으로서, 그 의미가 더욱 부각됐던 중요한 한판의 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동제가 그 행사들을 치르기 전, 학생과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과 투쟁열기의 고조라는 상황에서 「과연 대동제가 학생들의 관심을 분산시키지는 않을까?」하던 우려의 소리를 완전히 해소시키지는 못해 「대동제는 역시 대동제」라는 , 반성의 목소리들이 높았던 점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이번 대동제의 모습과 그 결과를 재검토할 필요를 느끼게 한다.

이번 대동제를 4일동안 진행되었던 문화행사들을 중심으로 살펴볼 때 이화문학회의 「시시시」, 민속극연구회의 「자주의 북소리」, 반도문학회의 「청춘의 길 목에 서서」, 한소리 공연, 통일노래 한마당, 거리굿, 액맥이의 풍물공연등을 찾아 볼 수 있다.

이 중 마지막 31일(금) 학내 곳곳을 돌며 진행되었던 거리굿은 예년에 볼수 없었던 새로운 기획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거리굿이란 각 단대가 각자성원들이 함께 준비한 공연을 가지고 결합한 가운데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노래와 구호로 동참을 쉽게 호소할 수 있엇던 점에서 「대동」의 의미를 부각시킬 수 있었던 높이 평가받을 만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거리거리에서 「반역」을 풀어내고 투쟁으로 부활하는 열사를 그렸던 이 공연에서는 4.3제주민중항쟁영령추모거리, 4.19혁명거리, 노동해방거리, 광주민중항쟁거리와 지금까지 숨져간 많은 열사추모의 거리, 91년 6인열사 부활거리굿을 통해 근대이후 오욕의 우리 역사를 시각화 해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이날 거리굿에서는 또한 다른 어느 행사때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이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해 주기도 했는데 이 공연을 지켜보던 정희숙(제약·3)양은 좬역사의 현장을 다시 느끼며 현재의 상황을 재점검할 수 있어 무척좋았지만 홍보의 부족과 각 단대·과성원들이 함께 하며 의미를 공유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탓인지 외부로 넓게 확산되지 못해 몹시 아쉽습니다좭라고 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올 대동제가 예년에 비해 각 행사마다에 일반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던 것은 확실히 하나의 큰 성과였다.

그러나 과나 동아리를 통한 참여기반을 가지지 못한 일반학생들의 참여확대를 비롯해 전체 만오천에 비해서는 아직도 낮다고 할 수 있는 참여도 문제는 우리 대동제가 풀어나가야 할 우선의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원수 문제 이외에도 앞서 열거한 각 행사들의 유기적 조화라는 것 역시 하나의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자주의 불바람」, 「통일 단결의 일어섬」, 「조국사랑의 노래」라는 그날그날의 주제 아래 진행되었던 각 행사들이 현 정세를 바탕으로 이를 확산시켜 전체 학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각 문화행사들이 단절적인 느낌을 안겨주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올해의 대동제는 유흥적인 오락놀이가 사라지고 학생들의 높아진 관심속에서 일정정도 질서가 유지되었던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질 수 있겠다.

총학생회 주관의 전체행사외에도 휴웃길과 학생관앞 숲 등에서는 과나 동아리 차원의 다양한 전시회가 열렸다.

문학회 「새벽」의 걸개시전시, 미술공동체 「민미」의 판화전시, 자연대학생회의 반미사진전등은 각각의 매체를 통해 현재의 모순들을 알려내었고 신방과에서는 보도사진반을 꾸려 대동제의 모습들을 신속히 담아내기도 했다.

각과나 동아리들의 타단체나 주민들과의 민중연대장터, 대현동주민 한마당, 민중연대 한마당 역시 이름 그대로 「민중연대」의 장으로서 대동제의 의의를 더욱 부각시켜 내었다.

그러나 예전과 다름없는 타교생들의 무절제한 행각들은 이장이 누가 주인될 장인지, 진정한 「대동」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시 한번 고민할 것을 요구한다.

긴장된 정세속에서 다소의 우려와 그만큼의 기대속에 진행되었던 이번 대동제는 많은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5월의 열기를 6월로 몰아가는 매개로서는 다소 부족했던 아쉬움을 남긴다.

강경대군의 죽음에 이어 또다시 공권력에 의해 김귀정양이 숨져간 현실에 대해서는 감정적 분노를 이루기도 했으나 우리가 어떤 상황을 어떻게 행동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구체적으로 결집시켜 내는 데는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앞으로 계속될 집회들 속에서 이번 대동제에서의 높았던 참여도와 규탄의 목소리들이 어떻게 지속되어 나갈 것인가가 현 상황속에서의 올 대동제를 평가해 낼 올바른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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