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여성문학회는 21일(금) 오후6시 우리 학교 여성연구원 1층 회의실에서 ‘1883∼1904, 개화기 신문에 나타난 여성 담론’을 주제로 한국문화연구원 길진숙 전임교수의 콜로키움을 열었다.

이날 길교수는 1883년부터 1904년까지의 한성순보·독립신문·매일신문·황성신문에 나타난 여성담론 양상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한성순보는 여성의 권리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며 남녀동등권을 주장한 일본의 여성 선각자 영산영에 대해 ‘부모가 교육을 잘못 시킨 탓’이라고 평한 한 구절을 소개했다.

한편 서구 문명화를 외친 독립신문과 매일신문은 여성을 억압하는 조혼과 남녀가 얼굴도 보지 않고 결혼하는 풍습 등의 악습을 해결하기 위해 여성 교육이 이뤄져야 함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신문들은 ‘여성의 지적 수준이 높아지면 자식을 잘 기른다’는 등 여성 교육을 가족 중심적 시각으로 바라봤다고 덧붙였다.

또한 동양학문을 바탕으로 한 황성신문도 중국 고대의 현모양처를 여성 교육의 모델로 거론하며 여성의 교육을 아내·어머니 역할 수행을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표현했다.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각 언론사들의 성격·그 시절 여성독자 참여 등의 얘기가 오갔다.

또 독립신문이 당시 여성들이 이해하긴 힘든 ‘브레드’라는 단어를 사용했음을 언급하며 그 시절 신문들이 주장한 여성 교육이 피상적이었음을 지적했다.

강진옥 교수(국문학 전공)는 “여성이 교육을 받는 이유가 좋은 가정을 이루고 부국강병을 위한 것이라는 논리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우리의 무의식을 잡고 있는 굴레”라고 진단했다.

콜로키움에 참석한 한지영(법학·2)씨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여성에 대한 전반적 인식과 지식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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