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교수 31명 시국기도회 가져 강군치사·노동운동탄압등 시국 전반에 대한 입장 표명 5월 들어 교수들으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수) 오전 12시 본교 진관홀에서 교수31명이 모여 「나라와 대학을 위한 기도회」를 가졌다.

「나라와 젊은이를 깊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아프고 어두운 나날속에, 정의와 자유를 위해 깨어있는 대학이 되고자, 경건한 마음으로 하나님앞에 나아가 양심의 소리를 듣고자 한다」라는 취지하에 열린 이 기도회는 예배라는 형식에도 불구, 현정세속에서 본교교수들의 시국에 관한 첫번째 입장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서숙교수(영문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도회는 최영교수(영문학과)의 기도, 이경숙교수(기독교학과)의 성경봉독등의 순서로 이루어졌고, 현재 시국전반에 대한 입장을 담고 있는 「우리의 고백」을 이상화교수(철학과)가 낭독하였다.

이날 기도회에서 이교수는 「우리의 고백」선언을 통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재의 총체적 위기가 잘못된 시위문화의 산물이거나 과격한 「일부운동권」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라며 『정부는 더이상 반대자에대한 탄압으로 일관하는 공안정국이라는 퇴행적 방법에 의존하지 말고 정직하게 책임을 인정하고 근본적인 수습책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도회에 참가했떤 서광선교수(기독교학과)는 『그동안 이화대학의 분위기는 과거교수 6명이 희생당한 쓰라리고 아픈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시국과 정치문제에 대한 개인적 의견은 있지만 표현하는데 있어서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기도회는 모든 순서를 이대 출신 동창교수들이 담당하고 이대동창교수들의 주체적인 관심과 우리를 표명한 것은 전에 없었던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본교교수글의 기도회가 일간지등을 통해 점차 학내로 전해지자 학생들은 예상외의 일이라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영양(교육·2)은 『타대교수들의 성명서 채택이나 서명등에 비해 다소 미약한 면도 있지만 침묵·방관만하고 있는 줄 알았던 교수님들이 고민과 결단속엔 진정으로 나라와 대학을 위해 마음을 같이 했다는데에서 많은 학생들에게 큰 용와 격려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본교교수들의 기도회가 일간지등을 통해 점차 학내로 전해지자 학생들은 예상외의 일이라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영양(교육·2)은 『타대학 교수들의 성명서채택이나 서면등에 비해 다소 미약한 면도 있지만 침묵·방관만 하고 있는 줄 알았던 교수님들이 고민고 결단속에 진정으로 나라와 대학을 위해 마음을 같이 했다는 데에서 많은 학생들에게 큰 용기와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서울대 교수 51명이 시국선언 한것을 비롯, 강경대군 사태이후 9일만에 60개대 2천 6백여명의 각대학교수가 시국선언을 발표한바 있다.

우리의 고백 오늘 우리는 가슴 가득한 슬픔을 안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강경대군의 죽음과 그 뒤를 이은 귀한 생명들의 희생을 진실로 애도합니다.

그들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이 오늘 이땅이 정치적 산물이기에 우리는 안타깝습니다.

분신과 투신으로 잃어 버리는 귀한 생명들, 노동자였기 때문에 세상을 떠난 뒤에도 폭력에 실려가는 주검, 거기에 저항한 이유로 연행 당하는 그의 친구들, 대학교수가 아니므로 이 상황에 대한 작은 대응도 징계를 당해야 하는 초·중·고교교사들,학업에 열중해야할 시간에 교실을 떠나 길거리에 나서는 우리의 학생들, 이들을 보며 침묵할 수 만은 없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이제 학생, 노동자, 전경을 포함한 젊은이들의 희생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아 정부가 출범 당시 제시한 바 있는, 국민에게 기대를 주었던, 경제정의, 복지실현의 계획과 악법개폐 등의 민주화 약속을 이행했었다면 오늘 이와 같은 위기와 비극은 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재의 총체적 위기가 잘못된 시위문화의 산물이거나 과격한 「일부 운동권」때문이라고 말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생명권이 위협을 받고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기본 인권들이 침해 당하는 상황에서 평화적 시위를 불법적 수단까지 동원하여 원천봉쇄하고 있는 한, 폭력과 폭력의 대결이하는 만성적 악순환은 되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폭력도 정의로운 민주사회 구현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을 주권자로 민주사회의 성숙한 시민으로 신뢰하고, 모든 반대자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정부여야 민주정부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부는 더 이상 반대자에 대한 탄압으로 일관하는 공안정국이라는 퇴행적 방법에 의존하지 말고 정직하게 책임을 인정하고 근본적인 수습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시위대와 진압재의 대열 속에서 젊은이들이 서로 적으로 대치하는 싸움은 계속될 것이며, 그들의 아픔과 희생을 방치하는 싸움은 계속될 것이며, 그들의 아픔과 희생을 방치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과 냉소는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이러한 비판들과 더불어 우리는 정부와 젊은이들 앞에 서는 교수로서, 기성세대로서 이역사적 현실에 대한 무력함과 책임을 자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속에서 이루어지게 하기 위한 실천적 노력이 있을 때에야만, 우리는 젊은이들과 함께 진리와 자유와 정의를 믿고, 배우고, 가르치면서, 더 나은 역사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오늘 이자리에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우리의 무관심과 무책임을 회개합니다.

정의와 평화의 나라를 이땅에 도래케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함으로써 이나라 민주화의 촉진에 노력할 것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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