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생·직원의 하나된 소리 필요한 때 재단비리로 사퇴한 방총장 재임명이 발단 재단에서는 박홍구교수를 총장으로 임명하고, 교수협의회에서는 오영숙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해 1대학 2총장제로 문제가 시작된 세종대는 지난 90년 1백67일간의 대투쟁을 벌였었다.

그러나 그 투쟁에서 확인된 「학원내의 문제는 제 주체의 합의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학원민주의 원칙이 채 굳어지기도 전인 올 91년 또 다시 상명대에서 재단총장 문제가 대두돼 학원민주 존재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상명대에서는 지난 88년 부정입학, 장학금전용, 교앵교재 판매가격 과다책정 등의 재단비리와 관련 방정복총장이 사퇴했다.

그 당시 학생들은 재단비리가 단순히 총장의 사퇴로만 눈가림되는 것이 아님을 지적하며, 재단퇴진과 관련자처벌을 요구하였다.

계속적인 철야농성과 시험거부, 시위 등의 투쟁 속에 재단과 관련자퇴진이라는 요구를 완전히 관철해내지는 못했으나, 상명대 최초로 교수직선을 통해 김양수총장을 선출해냈으며 「상명여자대학교 학원민주화를 위한 실천합의문」을 받아냈다.

합의문에는 재단은 재단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할 것이 약속되어 있으며, 학원내의 민주적절차 즉 교수와 학생의 효율적인 협의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 교수학생협의회를 설치할 것이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 2월 김양수 직선총장이 돌연 사퇴서를 제출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했다.

상명대 총학생회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재단, 학교당국, 직원노조, 교수, 학생들의 5자회담을 제기했다.

3월 13일, 21일 2차의 회담이 진행되었으나 교수측의 일방적인 불참과 노조측의 이후참여거부로 5자회담은 무산됐다.

이런 상황하에서 재단측은 비밀리에 방정복 이사장을 총장에 임명하는 것에 대한 동의의여부를 교수들에게 묻는 작업을 벌였다.

여기에서 재단측은 교수 70~80%의 지지서명을 받아냈다.

3월 25일 학생들을 제외한 가운데 방총장 취임식이 열렸다.

이에 학생들은 「방정복이사장 총장추대 결사반대」를 외치며 이날부터 비상집회와 대자보, 과토론회 등을 더욱 활발히 벌였다.

계속적으로 투쟁이 고양되는 가운데 학생들은 4월 8일부터 13일까지를 1차수업거부기간으로 설정하였으며, 12일 진입로진출투쟁속에 박효경양 (경제·4)등 4명이 연행되면서 15일부터 21일까지를 다시 2차 수업거부기간으로 정하고 투쟁하였다.

그러던 중 학생들의 본관점거농성 2일째인 4월 20일 밤 10시 40분경 권순표씨(직원노조위원장)등 20여명의 직원이 쇠붙이 등으로 유리문을 깨고 들어와 학생들을 각목으로 무차별 구타하였다.

이에 학생들은 4월 24일 방총장 퇴진과 교무위원퇴진을 위한 해방상명 결의대회를 가졌고, 그 날 집회에서 본교 총학생회장 오지은양(통계·4)도 지지, 연대의 뜻을 밝혔다.

한편 교수들은 이날 비상교수회의를 열고 4.20 사태에 대한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진상조사위」와 학원문제해결을 위한 「학원정상화를 위한 교수대책위」를 구성하였다.

이어 상명대 교수들은 4월 30일 서울교수회의를 열고 첫째, 학생들은 무조건 설득하여 수업을 정상화시킴 둘째, 방총장을 인정하는 전제하에 다른 타협안을 모색 세쩨, 방총장 권고사퇴의 3가지안을 가지고 투표하여 31표로 3번째안이 채택되었다.

그러나 다음날인 1일 상명대 서울·천안 캠퍼스 교수가 모두 모인 가운데 재차 교수회의를 열었다.

회의 도중 들어온 방총장은 오히려 자신의 신임여부에 대해 묻고 3월 연서작업에 이어 확인작업으로 재신임 투표를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 신임표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와 4월 30일의 결정은 번복되고 말았다.

이에 상명대 학생들은 88년 당시 교수들의 양심을 되찾기를 촉구하고 있다.

상명대 총학생회 기획부장 김순화양(일교·4)은 『이번 방총장의 재임용이 가능했던 것은 재단이 비리재단이었기도 하지만, 더욱 촉매제가 되었던 것은 지난 90년 3월 국회에서 통과된 사립학교법(교수임명권이 재단이사장에게 있다)입니다』라며 『상명대 학생들은 단지 방총장퇴진 등 비리재단을 척결하는 것뿐 아니라, 학원민주를 말살하는 정권에 대해서도 적극반대합니다』라고 밝혔다.

상명대 사태는 벌써 수업거부한지도 한 달이 지났으며, 총학생회 운영위원 단식농성도 14일째를 맞고 있다.

그러나 학교당국측과 재단측의 무성의로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윤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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