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3번에 걸쳐 열린 등록금책정회 마다 회의의 시작은 늘 ‘간담회’인지 ‘협의회’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시작됐다.

당장 고지서를 발급해야 해 등록금 책정이 급박한 상황인데도 매번 30여분씩 회의의 위상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고 내내 정보공개 여부 등에 대한 신경전으로 경직된 산발적인 회의가 이뤄졌다.

이처럼 소모적이었던 학생대표(중앙운영위원회)와 학교가 만나는 회의 자리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논의 자리를 동반자와의 논의를 통해 서로 이득이 되는 win-win 게임으로 바라보는 인식개선이 절실하다.

한 협상 전문가는 위의 등록금책정회 상황에 대해 “협상자 간의 관계와 분위기, 기분 등도 회의의 생산성과 많은 관련이 있으므로 합리적인 회의를 위해서는 회의를 파워 게임으로 여기는 식의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총학생회가 학교를 이겨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등록금 투쟁(등투)’이라는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교와 동반자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등록금 삭감을 위한 노력을 목적을 위해 다투는 일이라는 뜻의 ‘투쟁’이 아닌 ‘운동’으로 지칭했을 것이다.

또한 학교 역시 학생을 파트너라 칭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회의 자리에서 학생 대표는 ‘학생’으로서의 역할만을 할 뿐이다.

학생 대표는 문제를 제기하고 결정된 사항을 수정하는 일을 할 뿐 의사 결정권을 갖지 못한다.

결과 역시 서면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경우가 많다.

둘째, 학생대표측에게 전문적인 회의 진행 태도를 기대한다.

등록금 책정회 임에도 회의에 들어와서야 예산안 공개를 요구한다던지, 동아리 학생들의 자치 활동이 제약을 받는다고 주장하며 객관적인 설문조사 자료도 준비하지 않은 채 이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의 아마추어적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안의 중심에 서있는 주체가 회의를 이끄는 새로운 방식의 회의를 제안한다.

예를 들어 학생복지와 관련된 사안을 학생이 이끈다면 신축 건물 계획 등의 사안은 학교측이 이끄는 식이다.

즉, 학생복지문제에 대해 잘 아는 학생측 대표가 사회자가 되어 문제점을 발제하고 사전에 조사한 다양한 극복방안과 그 연구과정까지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일 뿐 아니라 보다 전문적인 회의로 발전될 수 있다.

이화의 변화는 이화를 논하는 자리에서 이뤄진다.

이화인이 꿈꾸는 ‘더 나은 이화’는 좀더 생산적이고 효과적인 회의 자리에서 구체화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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