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죽음딛고 5월 총궐기로 승리해야
열사의 죽음딛고 5월 총궐기로 승리해야
  • 이대학보
  • 승인 199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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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6일(금) 명지대의 학내시위 도중 전경사복체포조(이하 백골단)의 폭행으로 쓰러진 강경대군(경제·1)의 죽음은 전국을 분노로 휩쓸어 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서총련 소속 학생들과 시민 1만여명은 강군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세브란스병원과 연세대로 속속집결, 규탄집회를 열어 나갔다.

그리고 29일(월)부터는 전국 곳곳에서 강군을 죽음으로 몰고 간 현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29일 연세대에 7만여명이 모여 「범국민결의대회」를 갖고 비폭력 평화대행진을 벌였으며 이후 각 학교별로 규탄집회 후 인근거리로 나가 시민과 만나 선전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박승희양(전남대 식영·2)과 김영균군(안동대 민속학·2), 천세용군(경원대 전산·2)이 「살인정권 타도」를 외치며 분신, 박양은 90%이상의 화상을 입고 전대부속병원에 입원중이며 김군은 5월2일(목) 오후 8시경에, 천군은 3일(금) 오후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경찰, 정권의 폭력성을 규탄하는 평화적 시위에도 불구하고 과격진압으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가고 있다.

29일 전국적으로 벌어진 항의시위중 본교 김수정양(중문·2)이 다연발 최루탄을 피하려다 세브란스 주차장 아래로 5m가량 추락, 전치 2개월의 중상을 입은 것을 비롯, 제주도에서는 백골단에 쫓겨 건물 4층에서 떨어진 고규형군(제주대 전자공학·2)이 안면이 함몰되는 등 중상을 입었다.

강군의 죽음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다.

평소 시위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전경의 모습은 이 사건이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되었던 「필연적인 사건」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대해 연세대 총학생회장 임헌태군(국문·4)은 『「범죄와의 전쟁선포」이후 화염병법안의 강화, 방어형에서 공격형으로 전환한 시위진압방식, 학생회 와해책동에서 확인되듯 강군의 죽음은 가속화되는 정권의 탄압이 부른 비극좭이라고 말한다.

즉 현정권은 막강한 물리력으로 국민을 억압한 뒤에야 취약한 권력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정권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도 백골단 5명의 우발적 감정폭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전경들의 쇠파이프, 죽도등에 의한 일상적이고도 무자비한 폭력을 묵인하고 부추긴 정권의 책임임이 명백하다 하겠다.

그러나 강군의 사건이 터진 후 정권은 전경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고 언론조작을 통해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축소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여느때와는 달리 즉각적인 내무부장관의 인책, 구타전경 구속이라는 방법으로 생색을 내고 있다.

그러나 부대를 탈영한 나윤성의경(12중대)은 5월 2일(목) 기자회견을 통해 『강열사의 죽음은 국방의 의무를 교묘히 악용, 통일과 민주화를 가로막는 정권의 꼭두각시로 백골단을 조종하는 현정권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정부는 언론을 조작,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KBS 의 자료화면-화염병과 돌이 난무하는-일간지들의 전경 대 학생구도의 왜곡축소 보도, 건전시위문화의 정착운운하는 이데올로기 공세속에서 제도 언론들은 「과격시위, 과잉진압이 부른 참변」이라는 도식의 양비론을 펴고 있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은 학생들은 물론, 일반국민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와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의 분신은 현시기의 본질을 충격적으로 알려내면서 현정권퇴진을 위한 투쟁의 파고를 높여 내고 있다.

학생들의 선전전에 결합하는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도는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시민들은 학생들의 움직임에 박수를 쳐주거나 검은리본을 다는 간접적 참여방식을 탈피, 시위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거리선전전에 나갔던 김정아양(법학·3)은 『거리에서 우리가 나눠드린 유인물을 보던 어느 한 시민은 「학생들 여기서 이러지 말고 거리로 나가 싸우라」며 등을 밀었습니다.

또한 「여기에는 전경이 있고 저기에는 백골단이 서 있으니 조심해서 나가라」며 가르쳐주기도 했습니다』라며 시민들의 반응을 말한다.

이렇듯 학생들과 국민들 모두 현정권의 폭력성과 본질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울분을 조직적으로 묶어 세우지 못했고 올바로 선전해 내지 못한 점이 그간의 오류로 평가된다.

여기서 정권의 여론조작으로 인해 국민들은 단지「분노」차원에만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계속적인 연대 집결투쟁보다는 거리에서 시민들과 만나 선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 시대에 우리는 눈물을 흘릴 필요가 없다.

지금 우리에게 열사는 필요없고 전사가 필요한 때다』라며 자신의 몸을 사른 박양과 김군의 모습은 이제 자생적으로 돌출되는 분노를 모아 투쟁에 나서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전대협은 ▲노태우정권을 살인정권이라 규정, 민주대 반민주 전선의 대립구도 확립▲공안통치, 민중탄압을 분쇄하고 노동자의 진출보장▲야당을 포함한 대책기구를 중앙과 지역에서 건설, 공동투쟁을 조직하고 앞으로 다가올 6월 광역의회선거시 조직적 단결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목표아래 끝까지 투쟁해 나갈 계획이다.

91년 들어 처음으로 국민연합의 깃발아래 가시화 되고 있는 민족민주운동(이하 민민운) 세력의 결집은 이제 제민주진영을 궁극적으로 현정권퇴진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백골단해체와 노내각 사퇴, 관련자구속으로 현정권의 입지를 약화시켜내는 총체적인 투쟁으로 나아지게 하고 있다.

또한 여당을 공략할 호재를 찾은 듯이 발빠른 행보를 취하고 있는 신민당등 보수야당을 비판적으로 견인해 내는 것 역시 현 시기의 과제라 할 것이다.

이것이 정권의 폭압에 무저항으로 침체하고 있던 민민운세력을 「불감증」이라 질타하던 열사들을 살려내는 유일한 길이다.

슬퍼하며 울고 있지만은 말아라…너희는 가슴속에 불을 품고 싸워야 하리. 적들에 대한 증오와 불타는 증오심으로 전선의 맨 앞에 나서서 투쟁해야 하리. 그 싸움은 네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리… 나를 생각하며 힘차게 전진하라. -29일 전남대에서 분신한 박양의 유서중에서-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공동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