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우울,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는 대학생 문제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30일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본교 상담센터가 주관한 ‘대학생의 심리적 위기 극복 및 인성계발 지원 방안’ 포럼이 열렸고, 이달 3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학생의 불안,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대학생의 심리적 위기와 정신건강 문제는 학교생활과 학교 만족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이화미디어센터는 2월23일~3월13일 리서치회사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본교 학부생 503명을 대상으로 ‘2018 학교 만족도 제고를 위한 스트레스 요인 및 소통 평가 조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의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을 파악하고 본지를 비롯한 교내 매체가 적절한 소통을 하고 있는지 평가해 학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본 자료를 구축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의 스트레스 요인과 소통 만족도가 전반적인 학교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와 우울 겪는 이화인… 상담도 1회에 그치는 경우 많아

  이화인의 주된 스트레스 요인은 장래문제, 이화인 스트레스, 가치관문제였다. ‘이화인 스트레스’란 이화인으로서 겪는 스트레스 상황을 말한다. ‘학교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가진 외부인들이 너무 많았다’, ‘학교에 대한 외부인들의 평가에 대해 고민했다’, ‘학교에 대해 외부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신경 쓰였다’ 등의 설문항목을 통해 ‘이화인 스트레스’를 측정했다. 장래문제, 이화인 스트레스, 가치관 문제에서 기인한 스트레스 지수는 순서대로 2.95점, 2.93점, 2.70점이었다(4점 척도: 1=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4=자주 일어났다). 이 세 요인은 모든 학년에서 공통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장래문제’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평균점수와 순위가 높아지는 특징이 나타났다.

  스트레스 요인 중 장래문제, 이화인 스트레스, 학업문제, 교수관계, 연인관계는 학년 간 차이가 있었다. 특히 학년 간 차이가 있는 모든 요인에서 1학년과 다른 학년들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스트레스 합계 역시 1학년 집단에서 2.02점으로 가장 낮은 평균점수를 보였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높은 평균점수를 보여 4학년은 2.38점을 기록했다.

  이화인의 스트레스 정도는 전반적으로 높았으며 1학년과 그 밖의 학년의 스트레스 정도에 차이가 존재했다. 또 전체 스트레스 문항 중 ‘학교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가진 외부인들이 너무 많았다’의 평균점수가 가장 높게 나왔다. 이를 통해 고학년 스트레스와 이화인 스트레스 요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울 정도에서도 학년 별 차이가 있었다. 우울증 의심 응답자의 비율은 학년이 증가할수록 늘어났다. 한국복지패널 기준 16점(CES-D 축약형 문항 사용, 60점 만점) 이상의 우울증 의심자는 1학년 27.8%, 2학년 37.5%, 3학년 39.4%, 4학년 42.8%로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낮은 집단과 중간 집단 간의 우울 정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두 집단 모두 스트레스가 높은 집단과 유의한 우울 정도 차이를 보였다. 이는 스트레스가 낮은 상황에서 중간 정도로 증가하는 것은 우울 정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중간 정도의 스트레스가 높은 정도의 스트레스로 발전하는 것은 우울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레스 요인 중 친구관계, 가치관 문제, 가족관계, 경제문제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우울 정도가 정비례하게 증가했다. 특이하게 ‘이화인 스트레스’의 경우는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우울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설문에 응한 응답자 중 26.2%(132명)만이 교내외 상담 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있었다. 이 중 20.9%(105명)는 교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고, 7%(35명)만이 교외 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교내프로그램 참여 경험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했다. 1학년의 경우 5.6%였지만 4학년은 25.8%였다.

  교내 상담 프로그램에는 우울 정도가 16점 이상인 학생들이 16점 미만인 학생보다 더 많이 참여했다. 하지만 우울 정도가 16점 이상인 학생 중에도 상담경험이 전혀 없는 학생이 65.2%(129명)에 달했다.

  상담 참여시 집단 상담프로그램과 개인 상담 프로그램 모두 1회 참여에 그쳤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각각 36.6%, 40.6%). 그리고 집단 상담보다는 개인 상담 프로그램에서 다회 참여자의 비율이 높았다. 또 교내 상담 경험이 있는 학생은 우울 정도가 상담 경험이 없는 학생보다 높았다.

  △스트레스와 우울, 학교생활 만족도 하락에 영향 미쳐

  학교생활 만족도를 열 가지 요인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교육환경, 대학생활, 수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교육환경은 모든 학년에서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캠퍼스 환경, 편의 및 복지시설, 강의시설과 같은 교육환경 만족에 대해 묻는 모든 문항에서는 54%이상의 학생이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로 응답했다. 하지만 학생지도, 행정 서비스, 학생지원 교육성과는 전체 평균(3.23점/5점)보다도 만족도가 낮았다.

  학교생활 만족도 역시 학년 간 차이가 있었다. 1학년 집단에서 가장 높은 평균점수를 보이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낮은 평균점수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환경, 대학생활, 학교 이미지 등 학년 간 차이가 있는 모든 요인에서 1학년과 그 밖의 학년을 합한 집단의 유의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 집단별로 학교생활 만족도에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스트레스 저, 중, 고 집단 순으로 학교생활 만족 정도가 높았다. 스트레스 요인 중 학교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교수관계, 학업문제 스트레스 요인으로 나타났다. 교수관계, 학업문제 순으로 영향력이 컸으며 이 두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학교생활 만족도는 낮았다.

  여론조사를 진행한 황혜형 담당자는 “상담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소통과 교내 상담에 참여했던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학교 만족도 제고를 위해 고학년 스트레스와 이화인 스트레스 요인 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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