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2차 생성 규명 위해 동북아 공동 연구 필요”
“미세먼지 2차 생성 규명 위해 동북아 공동 연구 필요”
  • 배세정 기자
  • 승인 2018.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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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이지이 환경공학전공 교수가 말하는 대기 오염 원인과 해결방안
▲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세계 약 3,000개 지역에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은 동북아시아 지역에 빨간점이 모여 있다.

  봄을 가리는 뿌연 하늘 아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길을 나선다.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본교는 4월24일 ‘지구의 날’을 맞아 주한미국대사관과 함께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지이 교수(환경공학과)는 ‘대기질 개선을 위해 동북아시아가 협력해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대기질과 관련된 미세먼지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이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최근 사람들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느끼게 된 이유로 국민의 의식 수준과 언론 보도를 꼽았다.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국민의 의식이 높아지고, 최근 언론에 미세먼지 관련 기사가 많이 보도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 교수는 “서울시의 미세먼지 농도 추세선이 최근 10년간 가파르진 않지만 감소하고 있다는 자료가 나왔다”며 “연도별 평균농도는 감소하고 있지만 고농도가 발생하는 날의 수가 증가해 사람들이 대기 상태가 나쁘다고 체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나쁨’이나 ‘매우 나쁨’ 등으로 표시되는데, 그 기준을 넘는 날의 횟수는 증가했지만 연평균으로 따지면 농도가 감소하는 추세라는 얘기다. 실제로 환경부 소속 연구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이 미세먼지(PM-10) 연평균 농도가 02년 이후 12년까지 감소 추세를 보였고, 16년 오염도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는 자료를 2017년에 발표했다.

▲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세계 약 3,000개 지역에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은 동북아시아 지역에 빨간점이 모여 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전 세계 분포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와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도시 대기질 데이터에 따르면, 동북아시아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이에 초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 또한 전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아시아가 훨씬 높다는 결과를 보였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기질이 나쁜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중국의 영향도 크지만 북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북한은 중국과 달리 에너지소비량이 많지는 않지만 연소시킬 때의 처리시설이 부실하다”며 “국민들이 주로 쓰는 난방 연료인 나무 땔감도 먼지를 많이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이오매스 연소(Biomass burning)라고 하는데, 여기서 유기탄소(organic carbon)와 같은 탄소 성분들이 많이 방출된다. 이 교수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PHAs’라는 발암물질의 비율이 미세먼지가 북한을 거쳐올 때와 거쳐오지 않을 때 서로 다르다. 미세먼지가 북한을 거쳐오지 않을 때는 PHAs에서 바이오매스 연소의 영향이 7.3%에 불과했지만 북한을 거쳐올 때는 28.2%로 크게 증가했다.

  미세먼지는 다른 물질과 다르게 대기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 배출될 때는 미세먼지가 아니지만 대기중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며 미세먼지가 생성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화력발전소는 처리시설이 잘 돼 있어 생각보다 미세먼지가 적게 나오는 편”이라며 “대기 오염은 가스가 대기 중에서 미세먼지가 되는 ‘2차 생성’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세계 약 3,000개 지역에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은 동북아시아 지역에 빨간점이 모여 있다.

  이 교수는 특히 아황산가스(SO2)와 이산화질소(NO2)가 2차 생성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도시의 연도별 미세먼지(PM-10) 연평균 농도는 내려가는 추세지만 이산화질소 연평균 농도는 감소하지 않는다. 이산화질소가 2차 생성을 발생시켜 대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에는 2차 생성에 영향을 주는 아황산가스와 이산화질소가 포함돼있다. 이 교수는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2차 생성의 가장 큰 원인은 자동차”라며 “자동차를 운전하는 횟수를 줄이면 대기오염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상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는 스모그를 해결하기 위해 ‘스모그 챔버(smog chamber)’를 설치해 공동으로 환경 연구를 실시하며 스모그의 원인을 찾고 있다. 이 교수는 “유럽처럼 동북아시아도 각 나라가 함께 연구해 2차 생성의 이유나, 어떤 가스물질을 절감해야 2차 생성을 막을 수 있을지 등을 알아내야 한다”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적절히 규제하면 대기오염 완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