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컴퓨터 공학과입학 3년차. 그동안 나는 게임 개발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올해는 부회장이 되어 동아리 일을 관리하게 됐다. 저 말은 지난 2년을 지내며 선배에게 많이 듣고, 후배들에게 많이 하게 된 말이다. 사실 특별한 말은 아니고, 아주 평범한 인삿말이다. 의미는 말 그대로다. 저는 당신이 건강상태를 잘 관리하고, 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말을 이렇게나 쉽게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신체와 정신을 잘 관리해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란 누구에게도 쉽지 않다. 식단, 인간관계, 스케줄의 강도, 스트레스 상태에 따라 한순간에 엉망이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숨쉬듯 자연스럽겠지만, 살아있는 것조차 힘든 누군가에게는 자기관리까지 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화여대를 다니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대단하다고 생각한 것은 주변 모든 학생들이 정말로 열심히 학점과 스펙을 쌓으며 자기관리까지 해내는 것이었다. 또한, 가장 무력감을 느낀 것도 이 지점이었다. 위에서 말한 ‘살아있는 것조차 힘든’ 한 사람으로서, 내게는 불가능한 일들 투성이였다. 어떻게 약을 먹지 않고 버티지? 어떻게 하루를 버티지 않고 살아가지? 다들 당연하다는 듯이 모든 것을 해냈다. 전부 대단한 사람들 뿐이었다. 그러던 중 건강하고 행복하라는 말을 들었다.

  너만 힘든 게 아니라는 말과 힘들지만 잘 견디라는 말은 다르다. 전자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지만, 후자는 이해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걱정하는 마음이 있다(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꼭 나만큼, 혹은 나처럼이 아니라도, 모든 사람은 나름대로 힘들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래서 저 말을 들은 후부터 나는 주변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아주 천천히 시작했다.

  나는 고등학교를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힘겨웠다. 공부는 커녕 나 자신을 견디는 데도 지쳐있었다. 지금도 상태는 비슷하다. 여전히 약을 먹고, 글을 읽지 못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분명 전과는 다르다. 내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라 약의 힘을 빌린 결과일 수도 있지만, 나는 짜증을 줄이고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있다. 병원 진료와 약이 없으면 안되는 심각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충분히 힘들고 괴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행복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다. 짜증을 줄이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덜 신경쓰려 하거나.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일단 시작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충분히 나아질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는 당신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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