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 고글은 모두 절대평가 실시

  학부 교수자율평가 제도가 2018년 1학기부터 1년간 시범 운영된다. 학부 전체 교과목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교수자율평가 제도는 교과목 담당교수의 결정에 따라 상대평가 또는 절대평가로 성적이 부여되는 방식이다. 이로써 학칙시행세칙 제34조(성적 등급별분포)에 따라 상대평가로 처리됐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교수의 성적평가 자율권이 확대될 예정이다.

  새로운 성적평가제도 도입 목적에 대해 학적팀은 성적평가를 유연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교수자율평가를 통해 경쟁이 아닌 개개인의 성취에 따라 평가를 받고, 성적에 대한 교수의 재량권을 보장하는 교육환경을 구성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으로 1년간은 다양한 형태의 성적평가 방식이 가능하다.

  실제로 개강 이후 많은 과목이 절대평가를 실시 중이다. 나눔리더십(나리), 고전읽기와글쓰기(고글)를 비롯한 일부 교양 과 목은 수업의 특성을 고려해 전 분반이 절대평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나리 수업을 맡은 이은아(호크마대) 교수는 “전체 교수자 회의에서 과목의 취지를 고려한 결과 절대평가가 본 교과목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고글 수업의 김수경 (호크마대) 교수는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며 글을 쓰는 과목임에도 칼 같은 상대평가 제도로 그동안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있었다”며 “교육의 목표와 평가방식이 부합할 수 있도록 절대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하는 과목 및 전공도 있다. 다만 이전과는 달리 상대평가 기준의 유동성을 일부 허용한다. 임재한 교수(건축공학과)는 “팀 프로젝트가 많은 설계과목을 제외한 대다수의 건축공학과 과목은 기존의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하되 성적 비율은 교수들의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학과 내 교수들의 의견을 모았다”고 답했다.

  일각에는 교수자율평가 제도의 부작용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재학생 황지현(건축공·16)씨는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수업이 많은 학교일수록 기업인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고 우려했다.

  경력개발센터(경력)는 이런 걱정을 일축했다. 경력은 “기업이 성적평가 방식에 따라서 불이익을 준다는 것은 전혀 확인된 바가 없다”며 “대기업 및 공기업은 블라인드 채용 도입을 통해 평가방식이 유연화되는 추세라서 성적평가 방법에 따른 불이익은 최근의 기업 채용 트렌드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일례로 고려대는 앞선 2016년부터 절대평가를 실시해왔지만 채용 및 운영에 있어 큰 문제가 제기된 바 없다. 현재 고려대 절대평가 강좌비율은 2017학년도 안암 캠퍼스 기준 66.5%이며, 특정 과목을 제외한 전 교과목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성적을 매기는 것이 원칙이다. 고려대 교무팀 관계자는 “실시한 이래로 불만이나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며 “오히려 평가에 대한 자율권을 주는 것이기에 구성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답했다.

  학적팀에 따르면 교수자율평가 제도는 시범운영기간이 끝난 후 보완 및 변경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성적평가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각 단과 대학과 소통하며 꾸준히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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