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처음으로 모집한 정시 모집 통합 선발(통합 선발) 신입생들이 새 학기를 시작했다. 통합선발생들은 문·이과 계열에 상관없이 진로 탐색을 하며 1학년을 보낸 뒤 2학년부터 학과를 선택해 본격적인 전공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 실시되는 선발 방식이니만큼 여러 측면에서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본지(1547호 2017년 11월6일자)에 따르면 소속감 및 행정 등 학생 관리, 쏠림현상으로 인한 비인기학과 통폐합이 대표적인 문제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수강신청까지 끝내고 통합 선발생들이 학기를 시작한 지금 그들을 둘러싼 학생 관리, 특정 학과 쏠림현상 문제를 점검해본다.

  ▲학생관리

  호크마 교양 대학(호크마대)은 2015년 융복합 인재 양성, 글로벌 교양 강화 등을 목적으로 신설됐다. 이후 학부생의 교양과목을 전담하며 산하에 학생들을 두지 않았으나 통합 선발생들이 입학하며 호크마대에 처음으로 463명의 학생이 배정됐다.

  통합 선발생들은 2학년이 되면 인문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등 7개 단과대학(단대) 41개 학과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다. 즉, 2학년 진학 후에는 호크마대가 아닌 각 단대 소속이 된다.

  호크마대는 겸임교수 위촉, 지도교수 배정, 호크마 멘토 배정 등 학생을 위한 새로운 체계를 만들었다. 대학 측은 크게 전공 탐색, 소속감 두 가지 측면에서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 선발생 관리 방식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전공탐색을 돕기 위해 개설된 호크마 세미나는 전체 45분반 중 15개가 폐강돼 현재 30개의 분반이 운영 중이며 호크마대에서 운영하는 분반 체계가 소속감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호크마 세미나는 7개 단과대학에서 각각 1~2명의 교수를 위촉해 전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들의 전공탐색을 돕는 강의다. 학기 중 총 15번 진행되는 세미나 중 7번은 단과 대학 전공 설명회로 진행해 학생들의 전공 선택을 도울 예정이다.

  호크마대는 학생들을 나눠 약 45명씩 분반을 만들었다. 선호하는 전공과 상관없이 개설된 10개 분반에는 한 명의 지도교수와 통합 선발생 10명 당 한 명의 호크마 멘토가 배정돼 학생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통합 선발로 들어온 이유진씨는 “다양한 학과를 지망하는 동기들과 친해질 수 있는 건 좋지만 비슷한 학과를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과 분반을 만들었으면 좀 더 소속감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선 호크마대학장은 “현재 우리의 입시 환경에서 대학의 학과를 선택할 때 학과나 전공에 대한 탐색보다는 성적에 맞춰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적성보다는 취업이나 사회적 평판에 따라 학과를 정하는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게끔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학생회 체계가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었다. 현재 호크마대는 전체 학생대표자회의를 통해 특별위원회를 꾸려 임시로 통합 선발생들에게 개강파티, 간식 사업 등 학생회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대신하고 있다.

  차안나 총학생회장은 “특별위원회는 학생들의 직접선거로 선출되지 않아 학생 대표자의 자격이 없어 단대대표의 역할을 맡을 수 없다”며 “호크마대에 학생회 체계가 자리 잡히면 특별위원회는 해체될 예정이지만 적어도 내년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쏠림현상

  통합 선발생이 특정 단과대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호크마대는 호크마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선호도 조사에 대해 공지하고 이틀 동안 통합 선발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우려했던 극단적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학장은 “학생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되 최대한 다양한 전공 분야를 탐색한 후 자신의 전공을 선택하도록 지도하며 전공 선호 상황도 대비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선호도 조사에는 약 380명의 통합 선발생들이 참여했다. 호크마대 측은 모든 통합 선발생이 설문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결과가 정확하지 않으며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는 이유로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다른 학과보다 선호도가 다소 높아 보이는 학과에 학생들이 쏠리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고려됐다.

  호크마대는 7개 단과대학에 통합 선발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해 놓은 상황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보완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통합 선발생 윤혜원 씨는 “특정 과 몰림 현상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며 “문·이과 상관 없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취지는 좋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 봐도 의견이 비슷해 아직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호도 조사도 계속 실시할 예정이다. 호크마대는 통합 선발생을 받기 이전 수년간의 부·복수 전공, 전과 등에 대한 자료를 검토했다. 검토 결과 일부 학과로 편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현재까지는 뚜렷한 경향이 나타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중 가능성이 계속 존재하는 만큼 지속적인 조사로 학생들의 관심 과목을 파악할 계획이다.

  김영석 호크마대 부학장은 “학생들이 1년 동안 진로 및 자기 탐색을 통해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쏠림현상이 일부 완화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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