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 빵나무… 인류 문명을 바꾼 식물 이야기
후추, 빵나무… 인류 문명을 바꾼 식물 이야기
  • 이대학보
  • 승인 20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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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 박물관 展
▲ 식물의 다양한 이용을 학습하는 영상 체험 ‘내게 식물을 찾아줘!’ 을 하고있는 관람객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독성이 강해 진통제로 사용됐던 맨드레이크부터 값비싼 향신료인 샤프란까지 생소한 식물 이야기가 하나의 역사책처럼 엮여 있다. 식물의 향을 맡아보거나 직접 모형을 통해 식물을 심는 등 오감을 자극하는 ‘역사 속 식물’ 특별 기획전이 2월1일부터 자연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류의 문명과 함께 한 식물을 재조명해 무심코 지나치는 식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 내용은 식물의 뿌리부터 줄기, 잎, 꽃, 열매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이는 전시 내용이 하나의 식물처럼 그려지도록 의도됐다.

  4층에 마련된 전시장에 들어서면 문명의 시발점이 된 식물을 모아 설명하는 ‘문명의 에너지 열매’ 전시가 보인다. 이곳에는 익히 들어 본 열매들과 함께 빵나무라는 색다른 식물도 소개되어 있는데 과육을 익히면 빵과 비슷한 맛이 나서 이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됐다. 제국주의 시대의 서양인들은 아프리카 노예에게 빵나무로 식사를 주곤 했지만, 노예들은 새로운 식물 빵나무를 거부했다고 한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향신료 열매인 후추도 있다. 후추가 신대륙 발견의 원동력으로 문명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신대륙 발견의 목적이 후추의 원산지를 찾기 위한 항해였고 이 ‘검은 금’으로 불리는 후추의 산지를 확보하기 위해 콜럼버스의 항해가 시작됐다는 설명이 옆에 적혀있다.

  전시장 한 쪽 컴컴한 방 안, 영상 하나가 재생되고 있다. 촉각을 이용한 영상 체험 전시실인 ‘내게 식물을 찾아줘!’다. 화면에 등장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식물 모형을 찾아 모니터에 갖다 대면 정답의 여부가 나타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예컨대 감기에 걸린 아이가 화면에 나타나면 체험자는 생강 모형을 영상에 대본다. 정답이면 아이가 활짝 웃고 오답이면 눈물을 흘리며 다른 식물을 대볼 것을 권유한다. 여기에서는 총 4가지 종류의 식물들을 체험할 수 있으며 글을 읽지 않고도 식물의 효능과 모양을 연결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영상 체험 전시실에는 후각을 사용한 체험도 마련돼있다 ‘압둘의 향신료 레시피’라는 제목의 이 체험은 앞에서 관람한 향신료의 향을 맡아보고 해당 향신료를 들어갔을 만한 음식사진 위에 올리면 관련 설명이 영상에 나타난다. 예컨대 강황의 향을 맡고 카레 사진 위에 올리면 영상에 관련한 설명이 나오는 식이다.

  이외에도 ‘질병을 치료한 뿌리와 줄기’, ‘인류를 매료시킨 꽃’ 등 식물의 역사와 관련한 설명들이 준비돼있다. 전시 마지막은 지금까지 설명된 식물들의 향을 맡아보고 벽에 붙은 그림에 붙여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전시를 기획한 서수연 학예사는 “자연사 박물관에서 식물 분야 학예사로 근무하며 관람객들이 식물에 관심을 가졌을 때 뿌듯함을 느꼈다”며 “식물 교육이 보다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2019년 11월30일까지 계속된다.